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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는 게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멋진 바닷가에서 낭만적인 휴가를 가져보자
돌아온짱구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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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00: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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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너 참 맛있었어!

접대하는 일이 많아서 본의 아니게 맛 집을 많이 다녀봤다. 업무상 대인관계가 많기 때문에 상대와 대화가 끊기지 않기 위해 상식도 많이 넓혀야하고 다양한 경험도 있어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런 나에게 친구들은 “깊이는 없지만(?) 폭 넓은 지식을 가졌다”는 소릴 한다. 이런 소릴 듣는 게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

어떤 친구를 만나더라도 기본적인 대화는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계 소식에 흥미 있어 하는 친구와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이야기를 나누며 “신 회장 의식이 돌아왔데~ 도담병원이 폐쇄되지 않겠어.”라고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jtbc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대화소재로 나눌 때는 “유병재네 냉장고는 업소용 콜라로 꽉 차있더군~.” 이런 이야기를 쉽게 나누기도 한다. 정치에 관심 있어 하는 친구를 만나면, ‘최순실 국정농단’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난 주 광화문집회는 촛불보다 태극기가 더 많았다는데 경찰 집계가 맞는 거야?”라며 너스레를 떨어보기도 한다.

▲‘낭만김사부’ 한석규

그러다보니 친구들은 나와 이야기 나누길 즐겨한다. 가정상담부터 직장상담 때에 따라서는 연예전략까지 온갖 잡다한 주제로 나를 찾곤 한다. 얼마 전 한 친구가 웃으면서 “너는 아는 게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우리 속담에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뭐든 알아야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있는지 없는지를 안다. 여행도 그렇다. “우와~ 이런 곳이 지구상에 있었네?” 가본 사람이나 알 수 있다. 아무리 설명해봐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 설명을 아무리 해봐야 본인들이 직접 보지 않고는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달라진 편의성, 경험이 있어야 좋은 걸 알지.

▲다쓴 스왑솜으로 핸드폰 청소?

환우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주사세트를 보면 ‘나비바늘’이 들어있다. ‘나비바늘’이라고 불리는 ‘스칼프베인세트’는 주사하기 매우 편리한 도구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모든 혈우병 치료제에는 기본구성품이다. 그러나 이같은 ‘나비바늘’이 들어있지 않은 국가들도 꽤 많다는 사실. 좀더 살펴보면 ‘알콜솜’이라는 ‘알콜스왑’이 주사용품 내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알콜스왑’은 혈우병치료제에 포함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가정에서 솜을 사다가 에탄올에 적셔서 별도로 주사용 알콜 솜을 만들어 놔야했다. 병원에 주사 맞으러 갔다가 간호사에게 알콜 솜을 잔득 받아오면 마치 수지맞은 것처럼,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출혈됐는데 알콜솜이 없어서 ‘주사 못 맞았다’고하는 환우이야기도 들어봤다. 이제는 이런 걱정 없이 모든 치료제에 ‘알콜스왑’이 들어가 있으니 너무 편리하다.

좀 더 이야기를 진척시켜보자. 최근에 기사를 보니 녹십자에서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를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출시한다는 보도를 봤다. 이게 얼마나 편리한지, 경험해보지 못한 환우들은 느끼지 못한다. 지금까지 경험없던 환우들은 무의식적으로 증류수와 약병을 섞어서 살살 돌리며 녹인 후 주사기로 약을 빼내서 주사를 한다. 이게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각하며 그렇게 주사하고 있다. 나중에 경험을 해보면 “정말 편하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프리필드시린지를 사용한 환우들에게 다시 예전 약을 쓰라고 한다면 매우 불편해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간사함’이라고 할까? 편리하다는 걸 느끼면 다시 되 돌리기 어렵다. 모르면 몰랐지 알고 나면 돌리기 어려운 것. 그것이 바로 편의성이다. 환자들 사이에서 ‘현재 주사하기 가장 편하다’라는 치료제는 화이자의 진타솔로퓨즈라고 말한다. 이 치료제는 프리필드시린지를 넘어서 ‘올인원’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모든게 ‘원샷’으로 끝난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외국에서 이 치료제를 먼저 접하고는 “국내에 이 치료제가 들어오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는 “이 치료제가 국내에 상륙하는 순간, 아마 게임은 끝날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예상 밖에도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우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살펴보니, ‘혈우사회의 특성상’ 특정 약품을 드러내 놓고 추천하지 못하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좋은 걸 좋다고 하는데 무엇이 문제가 될까? 빠른 치료가 가능하고 응급시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환우들 뿐 아니라 의사들이 널리 알려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을 알아?”

‘우수개소리’ 한번 해보자. 아이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①냉장고 문을 열고 ②코끼리를 넣고 ③냉장고를 닫으면 된다. 이것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이라고 한다. 예상을 깨고 너무 간단하기 때문에 “그게 다야?”라며 허탈해 할 정도다. 그렇다. ‘진타 솔로퓨즈’는 약을 섞는 과정이 따로 필요없다. ‘코끼리 3단계’처럼, 그냥 ‘진타 솔로퓨즈’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포장을 뜯고 주사하면 된다. 그게 전부이다.

‘진타 솔로퓨즈’를 처음 사용하는 환우들은, 주사 맞은 후에 “뭔가 더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주사 끝이야? 뭐가 이렇게 간단하지?


멋진 바닷가에서 낭만적인 휴가를 보내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진흙놀이’가 가장 재미있는 놀이 인 줄 안다. 그 아이들은 그저 비오는 날만 기다리며 ‘진흙놀이’를 꿈꾸며 산다.

※ 돌아온 짱구 소개
저는 혈우병(혈우병A, 중증)을 가진 청년입니다. 2017년 새해를 맞아서 글 하나 올려 봅니다. 서술한 내용은 실제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의료적인 부분은 혈우병 전문의사에게 조언을 구한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별 특성 및 치료방법, 생각 등이 다를 수 있기에 의료 자문은 자신의 치료병원에서 전문의와 상의하기를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족참고 : 돌아온짱구가 헤모라이프로 컴백하려고 대표님과 조율중입니다. ㅋㅋ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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