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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엔 있어선 안될 일, 하지만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인터뷰] HCV 1차소송 판결 대기 환자 N씨
유성연 기자  |  tjddus@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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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25  10: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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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시작되어 햇수로 1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혈우병 환자와 녹십자 간 HCV 집단감염 소송의 '1차소송'(대법원 파기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은 대부분의 원고가 지난해 합의와 법원 조정을 통해 절차를 마무리했고 두 명의 원고가 남아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법원의 정례적 순환재임으로 인해 재판부가 변경된 후 변론준비기일이 종결되고 재신체감정이 조율되면서 이 오랜 '1차' 법정싸움이 9분 능선을 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어 제기된 '2~4차소송' 또한 부산지법과 울산지법에서 1심이 진행중이다. 1차 소송에 남아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혈우병 환자 N씨의 상황과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들어보았다.

1. HCV로 인해 어떤 고통을 겪으셨나요?

혈우병 좀 낫게 하려고 맞은 약 때문에 간염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국가와 제약회사가 내민 약을 맞고 어쩌면 혈우병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을 얻었다는 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감염 환우들에게 절망과 불신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두 차례 간염 치료에 실패하고 치료 부작용에도 시달렸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건 일상 생활 전반에 깔려있는 피로감과 앞으로에 대한 불안감인 것 같아요. 아무리 숙면을 취해도 오전 중이면 몰려오는 피로감이 견디기 힘들어요. 치료를 마친 지금도 여전한데 검사 수치로는 잘 관리되고 있다고만 하니 답답하죠. 매년 두차례씩 검사를 기다리면서 가지게 되는 불안감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돌아오구요.
거기다 돌봐야할 가족이 생긴 뒤로는 부부간 감염, 아이에게로의 수직감염에 대한 염려로 항상 불안하고 괴로워요.

2. 18년 간 소송을 해 오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18년간 소송을 하면서 실망이란 것을 정말 많이 했어요. 너무 답답해서 공중파 시사프로에 저 포함한 가족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한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우선 대한민국의 법에 실망이 컸는데 1심, 2심을 하면서 이곳을 떠나 이민을 갈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결과로 파기환송되어 재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선진국이라 불리는 해외 판례와 조치들을 보면 이곳 상황이 여전히 아쉽고 대한민국이란 곳에서 사회적 약자로 산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또 하나는 소송대상인 녹십자에 대한 생각인데,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와 애증의 관계에 있는 거대 대기업이지만 긴 세월을 싸워오면서 추한 민낯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화가 나네요.
예전 치료환경을 생각하면 고마운 점도 많은 기업인 게 사실이지만 소송을 진행하면서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돈으로만 떼우려고 하는 모습, 환자들의 약점과 의료정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말 남아있던 애착도 사라지더라구요.
그래도 제 감정을 떠나서 국내 혈우병 치료에 기여한 이 글로벌 기업이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에 걸맞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하는 시민으로서의 기대를 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3. 지난해 피고측과의 합의, 조정에 응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부분에서 만족할 수 없었어요. 협의과정 때 미팅 테이블에도 참석해 보았지만 합의금액을 떠나 그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원 조정은 합의때보다 실리를 얻을 수 있었지만 평생의 치료와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판사님의 말씀대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진정성 있는 사과, 그리고 환자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위로는 전혀 없는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합의와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4. 남은 재판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해를 넘기면서 또다시 재판부가 변경되었고 그 이후 당장은 두 번의 변론준비기일이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소송 초기인 2007년 받은 신체감정을 불인정하고 현 시점 기준으로 다시 감정을 받으라고 하더군요.
2007년에 받은 신체감정도 당시의 판사가 지정하고 공인된 병원에서 진행한 절차인데 14년이 지나 간이 안정기에 접어든 지금에 와서 다시 감정 받으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 감정을 미루고 미루다 언젠가 간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에서 감정을 받겠다고 하면 어떤 답을 내올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재판 진행을 더 이상 지연할 수 없어 신체감정의 지정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감정 이후는 아직 미정이라 어떻게 될지는 저도 궁금하네요.

5. 부모님도 재판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뭐라고 하시던가요?

내색은 안하시지만 마음고생 심하셨을 거에요. 오죽하면 저랑 같이 공중파 방송에 실명, 얼굴 다 드러내고 인터뷰까지 하셨겠어요. 자랑스러운 일도 아닌데 말이에요. 하지만 저한테는 그런 내색 없이 묵묵히 뒤에서 지지해주고 계세요.
재판 내용 공유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지만 저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 주세요. 이러자 저러자가 아닌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게 조언과 지지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거죠.

6. 소송이 마무리 된 뒤에 맘 편히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솔직하게 말하면 소송이 마무리된다고 해서 간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진 않아요. 신경쓰이는 일이 하나 줄어든 정도겠지만 그럼에도 딱 몇일만 휴양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좋은 풍경 보면서 쉬고 싶었어요. 그마저도 코로나로 어렵게 되버리긴 했지만요.

7. 혈우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유례없이 긴 법정싸움을 하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막상 말을 하려니 정리가 잘 되지 않네요.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이 재판은 따지고 보면 개인의 일이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생각한다면 단순히 개인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약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부작용은 평생 주사를 맞고 살아야하는 우리들에게 계속 따라다니는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혈우사회에서는 너무 무관심하죠. "당장 나는 괜찮으니까, 누군가 하겠지"와 같은 생각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옳은 방향이 아닐 것입니다. 세상에 100% 안전한 약, 그리고 100% 안전한 공정은 없겠죠.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그런 일들이 생긴다면 지금 이 재판이 판단이나 배상의 기준이 될 수도 있는 거구요. 적어도 우리 약에 의한 건강상의 이슈가 생기는 것이라면 관심을 가져야 하고 공동의 힘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해요.
굳이 이 재판만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혈우사회에 넘어야 할 허들이 나오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면 관심을 공유하고 그리고 조금 더 적극적인 동참을 해주셨으면 하는것이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 입니다. 그게 연대고 공동체의 이유일테니까요.
1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내 일처럼 도움을 주고, 또 응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마무리 될 때까지 힘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별 탈 없이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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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피고인은 아직도 가면을 쓰고 법무대리인 뒤에 숨어서
지금도 고통속에 있는 소송인들에게 조잡한 이유를 들어 파렴치한 면피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2021-06-15 15:13:41)
이기자
이같은 파렴치한 기업의 행태를 국민 모두가 알아아야 할것이며,
정부의 관리 감독기관의 책임 또한 크다고 할것입니다.모두 처벌되어야할 사안입니다.

(2021-06-11 10:18:06)
힘내세요!
길고 긴 싸움에 지치셨을텐데 끝까지 싸워주셔서 감사하고 응원합니다!
두번 다시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매의눈으로 지켜봐야합니다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인정했음 좋겠습니다. 힘! 내세요!!

(2021-05-26 11:32:27)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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