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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감기연장제, 소문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시도해봤으면"[롱액팅 사용기] C씨의 관절에 찾아온 변화
환우병 환자 C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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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12  18: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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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액팅 롱액팅" 얘기는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사실 관심이 많이 없다보니 언제 국내에 들아왔는지, 종류는 뭐가 있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 다니고 있는 병원 의사 선생님이 롱액팅 약 새로 나오 것 있다고 맞아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셔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주변 다른 혈우병 선후배 친구들한테 롱액팅 치료제에 대해 물어본 결과는 사실 별로 신통치 않았다. 반감기도 그렇게 길지 않고 특별히 다른 성분으로 만든 것도 아니어서 바꾼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다 내가 결정적으로 약을 바꾸게 된 계기는 해외 자료를 찾아보면서였다. 일주일에 두 번 유지요법 하는 건 모든 8인자 반감기 연장약들이 다 같은데 엘록테이트에 대한 자료에는 관절상태가 개선되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들어가있었다.

혈우병 가지고 살아가면서 제일 걱정되는 게 내 경우엔 다리 관절이 자꾸 상하는 거였다. 유지요법을 10년 넘게 하면서 관절출혈도 많이 줄고 뇌출혈 같은 심각한 상황도 조금은 걱정을 덜게 됐지만 출혈이랑 관계 없이 무릎, 발목 연골이 계속 닳아 없어지는 건 막기가 힘들었다. 관절 뼈도 많이 변형되고 말이다.

출혈은 아닌데 아침에 일어나면 발목이 뻐근하게 굳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고 무릎도 쑤셔서 디딜려면 한참을 예열(스트레칭)해줘야 하는 날들이 많았다. 전날 많이 걷거나 술을 마신 날 특히 더 그런 것 같았다. 관절이 상당히 빨리 소모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상태면 몇 년이나 더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엘록테이트 해외자료에는 임상시험자들의 관절상태가 개선된 것에 대해 뭐라뭐라 해설이 길게 돼있던데 이해가 좀 어려웠고, 다음번에 의사선생님 진료 볼 때 여쭤보니 유지요법을 잘 해서 그런 것 아니겠냐고 말씀하셨다. 속는 셈 치고 엘록테이트를 처방받아 왔고 그 뒤로 8개월 정도 일주일에 두 번 사용하고 있다.

▲ 8인자 혈우병을 가진 C씨는 작년 가을 반감기연장 8번응고인자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면서 수요일 아침과 토요일 저녁 주 2회 유지요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 : 편집부)

효과는 만족스러웠다. 정말 어떤 작용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리관절이 아프지 않아서 좋다. 전날 무리했든 아니든 아침에 일어나면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없고 스트레칭을 해놓은 것처럼 부드럽다. 낮에 장시간 걸을 때도 좀 더 오래 걸을 수 있는 느낌이고, 오래 앉아있다 일어날 때 예전처럼 곡소리는 안나온다.

게을러서 특별히 운동을 한다거나 하지도 못했고 몸무게도 그대로인데 신기한 변화였다. 통증이 있거나 큰 활동이 있을 때 미리 먹던 쎄레브렉스 빈도도 훨씬 줄었다. 관절 점수를 주기적으로 체크해 둘 걸 하는 게 아쉽지만 그 전에 비해 체감상 적어도 발목과 무릎이 편안해진 건 느껴지는 사실이다.

어쩌면 의사선생님 말씀대로 유지요법이 잘 돼서 그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수요일 아침과 토요일 저녁에 주사를 한다. 처음엔 둘 다 아침에 맞았었는데 그러면 화요일쯤 약효가 좀 떨어질 것 같아서 일주일을 딱 반으로 쪼개 그렇게 맞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일주일에 3회 맞던 옛날과 비교해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롱액팅을 써보니 주 2회라는 스케줄은 꽤 쓸만한 거라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일단 기억하기도 쉽고, 바쁜 주중에는 2회에서 1회로 줄어드는 셈이니 더 여유롭다.

아직도 주변 대부분의 환자들은 반감기연장 치료에 대해서 그닥 혹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한 번 꼭 시도해 보라고 권유해보고 싶은 게 지금 생각이다. 작은 변화지만 혹시 큰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해보기 전에는 뭐라 말 할 수 없는 거니까. 나는 해봐서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건, 나의 게으름 때문에 운동을 병행하지 못했다는 거다. 표준 몸무게에서 약간 오버되는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4~5kg만 빼더라도 훨씬 관절에 좋고 오래오래 인공관절 없이 살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작아진 옷들 버리기 전에 한 번만 더 입어보고 싶은 마음도 사실 간절하다.

마지막으로, 정설은 아닐 수 있어도 내가 생각하는 관절관리 팁 몇 개 투척해보면, 냉수샤워와 운동화다. 따뜻한 샤워를 하더라도 마지막 마무리는 꼭 제일 차가운 물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냉수마찰을 해준다. 특히 발목과 무릎은 샤워기로 마사지하듯 냉수를 뿌려주면 혈관이 타이트하게 조여드는 듯한 느낌? 그러면서 좀 더 가뿐한 걸음을 걸을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한 거겠지만 쿠션감 좋은 운동화를 항상 이용한다. 좀 비싼 제품이라도 꼭 신어본 후 발에 잘 맞는 운동화를 고르고 너무 낡기 전에 바꾼다. 격식 갖춰야 하는 결혼식 같은 자리에도 검정색 깔끔한 운동화를 매치해서 신으면 된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시작한 롱액팅 유지요법... 앞으로 나올 피하주사나 유전자치료 전까지 적극적인 운동관리와 병행해 나의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해 봐야겠다.

▲ C씨는 무릎과 발목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요새 한강변을 산책하는 게 낙이라고 한다.

[혈우병 환자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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