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비즈
중년의 기억력 저하, 치매의 신호일까
전세훈 기자  |  jaeboklove2@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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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03  16: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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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일에 몰두해야 할 50대. 그런데 요즘 머릿속에 지우개라도 있는지 깜박깜박 하는 일이 잦다. 심지어 중요한 업무를 깜박 잊고 처리하지 않는 바람에 큰 손실을 끼친 적도 있다. 회의 중에 자주 쓰던 용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말문이 막힌 적도 여러 번이다. 과로가 쌓여 일시적인 기억력 저하가 올 것일까. 아니면 조기 치매라도 걱정해야 하는 것일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치매를 앞당긴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기억력 저하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상생활 속에서 일반적인 사고력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최근의 일을 자주 잊거나 그간 자주 사용했던 정보를 깜박하는 등의 일이 빈번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생각하다 자꾸 기억력 문제로 이런저런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 혹시 치매는 아닌지 우려하게 된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기억력이 감소하는 이른바 ‘디지털치매증후군’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 의존하는 젊은 층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뇌를 통한 직접 기억보다는 전자 기기를 통한 간접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집 주소, 가족 전화번호를 바로 떠올리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심지어 익숙한 길도 헤매고 계산능력도 예전만 못하다. 이러한 것이 치매를 앞당기는 것은 아닐까?
   
▲ 사진=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원장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원장은 “디지털치매증후군란 용어 자체가 현대 사회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죠. 지하철을 타 보면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치매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만,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입증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적절한 대인관계나 독서, 창작 같은 두뇌 활동이 치매 예방이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고 말했다.

조기 알츠하이머의 전조 증상,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는 주로 만 65세 이후 퇴행과 함께 찾아올 수 있는 노인성 치매의 종류다. 드물게 40~50대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조발성’ 알츠하이머(early-onset Alzheimer disease)라고 일컫는다. 이 경우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기억력 저하를 건망증으로 오판하기 쉽다.

권의정 원장(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은 “만 65세 미만의 나이에 알츠하이머가 올 경우 이를 ‘조발성 알츠하이머’라고 합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5~10% 정도가 조발성 유형으로 40~50대에게서 나타납니다. 증상은 치매 증상 그대로입니다. 다만 연령이 젊다는 것이 특징이지요.

연령이 젊기 때문에 치매 증상인데도 ‘설마’ 하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고 설명했다. 우리가 건망증이라 부르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계산능력 등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기억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중년기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겪게 되면 흔히 이러한 경도 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조기 발견이 중요할 수 있다"고 한다.

기억력 저하로 치매 검사가 필요한 상황

기억력 저하만으로 조발성 알츠하이머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기억력 저하는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뇌가 과부하 상태일 때, 심각한 우울감, 수면장애일 때도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문제이다. 만약 새롭게 배운 것이나 중요한 날짜를 잊는다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일이 많고, 평소 좋아하던 요리 레시피나 기계 작동법 등을 잊는 것, 시간 개념이 점차 사라진다거나 자신이 있는 장소와 그곳에 있는 이유를 잊는 것,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대화가 이어지기 힘들고, 엉뚱한 곳에 물건을 두고 잊어버리는 것, 깊은 사고력이나 판단력을 요하는 일이 어려운 것, 기분이나 성격의 변화가 있고, 사회활동이나 대인관계가 점차 멀어지는 것 등이 총체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권의정 원장은 “기억력 저하와 몇 가지 문제가 동반된다면 치매 검사를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경우 기억력을 포함해 전반적인 문제해결능력, 정신상태 등에 대한 인지기능검사와 뇌의 영상진단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억력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뇌병변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조발성 치매 증상은 노인성 치매와 유사하지만 간혹 더 공격적이고, 주의 집중력이 더 약하고, 어떤 행동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데 더 어려움을 보이기도 합니다. 연령이 젊은 편이라 더 우울해하는 경향도 있습니다”고 밝혔다.

기억력 저하,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일 수도

기억력 저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두뇌에도 노화가 오기 때문에 중년 이후에는 기억력, 집중력 같은 학습능력이 떨어져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 오래 걸리고, 언어능력, 계산능력, 판단력 등 사고하는 데 시간이 더뎌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기억력 감퇴가 심각하다고 느낄 때 정신건강 상담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기억력은 우울증, 불면증, 인지장애, 망상장애, 조현병, 알츠하이머 등과 같은 다양한 정신 질환, 두뇌의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다. 많은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 제가 누적될 경우 치매를 앞당긴다고 보고 있다.

과도한 학습이나 업무, 수면 부족, 심한 스트레스로 기억력이 저하되었다면 우선 원인이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두뇌의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낮 동안 활동했던 것들과 습득한 정보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일기를 쓰거나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효과적. 야외에서 적절한 운동은 우리 뇌에 산소와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해 두뇌 기능을 돕는다. 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가볍게 몰두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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