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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년 혈우병 환자의 새로운 도전!인터뷰 : 은퇴 후 혈우병을 다스리고 있는 사토씨와 아키야마씨
조은주 기자  |  cap38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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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21  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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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취미생활을 충실하게 했던 현역시절, 은퇴한 지금도 액티브하게~!!!

오랜 세월 지속했던 일을 은퇴하고, 현재는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는 사토씨(가명 73세)와 아키야마씨(가명 80세).

사토씨는 중증 혈우병A이지만, 정년까지 근무하며 환우회 활동에 관계되는 일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혈우병A 경증인 아키야마씨는 치료에도 항상 적극적으로 임하며, 자가 주사도 70이 넘어서 본인이 원해 마스터 했답니다.

같은 주치의에게 치료를 받아온 두 사람에 알차게 인생을 보내는 비결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 자료사진 :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8인의 수상한 신사들’

▶▶ 응고인자 제제가 아직 없었던 어린 시절, 혈우병을 어떻게 대처하셨습니까?

사토씨 : 저와 3명의 형은 중증형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응고인자제제가 아직 없던 시절이라 아프면 참고 자는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수혈을 받는 것이 출혈을 멈추는 마지막 수단이었습니다.

저는 부모님께서 저와 같은 혈액형이어서 때로는 50ml까지 수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방법이 가장 효과가 좋긴 했지만, 출혈은 자주 반복되었고 무릎이 자꾸 부어서 1년 정도 걷지를 못하게 되자, 엄마는 자전거 짐칸에 저를 태워서 초등학교까지 데려다 준 적도 있었답니다.

아키야마씨 : 동생과 저는 경증 혈우병으로, 다치지만 않으면 생활하는데 특별히 곤란한 일은 없었습니다. 십여 년 전에 딱 한 번 수술을 받았는데, 사전에 응고인자제제를 미리 맞았기 때문에 일반 환자보다 2, 3일 더 입원한 정도였답니다.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 늦게 자가 주사를 마스터하셨다고…현재는 어떻게 치료하고 계신가요?

사토씨 : 3년 반쯤 전부터 정기보충요법을 시작해서 주 3회 1000단위로 맞고 있습니다. 세 번 중 한 번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 집에서 자가 주사를 하고, 두 번은 평일에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습니다.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주사를 맞기 위한 통원도 운동이라고 생각하며 전철로 다니고 있습니다.

아키야마씨 : 저는 취미로 사교 댄스를 하는데, 댄스를 하는 날은 예방차원에서 미리 주사를 맞습니다. 경증이라 출혈은 그다지 없지만,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있다면 더욱 안심이 되겠죠. 그래서 제가 먼저 선생님께 제안을 드렸고, 자가주사법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는 한 손 밖에 쓸 수 없기 때문에 바늘을 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사바늘을 찌른 후, 어긋나지 않게 고정하는 것이 어렵더라구요.

아키야마씨 : 나이를 먹으면 혈관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주사바늘을 찌르는 것도 어려워지죠.

사토씨 : 오랜 세월 반복해서 주사를 놓은 혈관이 특히 딱딱해져서 병원에서는 그런 찌르기 힘든 혈관에 주사를 놓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직접 주사할 때는 다른 혈관을 골라 주사하고 있답니다. 이런 방법도 자가 주사를 계속 맞기 위한 연구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키야마씨 : 80대가 되었고, 앞으로 점차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면,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방문 간호를 신청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불안감은 없습니다.

♣ 몸에 부담이 적은 직종을 선택하고, 오래도록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

▶▶ 두 분 다 고령이 되실 때까지 일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키야마씨 : 70대에 은퇴할 때까지 부모님의 뒤를 이어 도자기를 만드는 요업에 종사했습니다. 도기는 굽는 방법이나 온도에 따라 광택이 변하기 때문에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에 온 정성을 쏟았습니다. 도자기 만드는걸 좋아했고, 고객님들도 좋아해주셔서 보람이 있었죠. 장신구와 같은 비교적 작은 것을 만들었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적어서 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토씨 :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현재와 같은 치료가 없을 때였습니다.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 어떨지, 몸 상태가 늘 불안했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증권사와 같이 데스크 중심의 근무처를 찾아 시험을 보았고, 사무직에 취직을 했죠. 치료법이 진보한 후, 운 좋게 직장 근처에 병원이 생겨서 몸에 통증이 있다거나 하면 출근해서 휴식 시간에 치료를 받곤 했답니다.

아키야마씨 : 저는 자영업자였기 때문에 일하는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진찰받았고, 차로 20분정도 걸리는 곳에 병원이 있어서 통원이 가능한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사토씨 : 매일 출근하는 일이니까, 몸에 부담을 덜기 위해 직장에 진단서를 제출하고 차로 다녔어요. 전철로 출퇴근을 했다면 아마 중간에 그만뒀을 겁니다. 정년 후에도 위탁 회사 직원으로 5년 정도 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계속해서 사무직에 종사했지만, 부서가 바뀌면 일의 내용도 바뀌었고, 바로 건강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차츰 환경에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더군요. 너무 몸을 과잉보호 하는 것도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좋지가 않죠. 출혈이 없을 때는 바쁘게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오래도록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댄스와 해외여행을 즐기며, 지금도 건강하게

▶▶ 적극적으로 취미를 즐기신다면서요?

아키야마씨 : 저는 30년전에 사교 댄스를 시작해서 댄스 삼매경에 푹 빠져서, 평일 저녁에는 연습을 하고 휴일에는 대회에 참가했었죠. 댄스는 무릎을 사용하기 때문에 변형성 관절염이 악화되어 지금은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고, 동아리 친구들과 주 3회 정도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답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2시간정도 춤을 추는데, 상당히 동작도 크고 격렬한 움직임도 있고 해서 여러분들이 보시면 놀라실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댄스 연습을 하고 난 다음 날은 몸이 훨씬 더 가볍답니다. 몸도 적당히 움직이고,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뇌도 자극 받아서 그런지, 80대인 지금도 이렇게 건강하답니다.

사토씨 : 저는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혈우병 때문에 처음 해외 갔을 때는 조금 불안했지만, 별탈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었고 점차 유럽, 호주, 북미 등 여러 나라로 여행지를 넓혀갔습니다. 여행지에 따라서는 먼 거리를 걸어야 했고, 무릎 통증으로 인한 고통도 있었지만, 14년전에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아서 통증도 없어졌고 몇 년 전,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중부 유럽에도 다녀왔습니다.

때론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죠. 낙타를 타고 피라미드 주변을 산책하다 다리를 다치고 말았답니다. 서둘러 호텔로 돌아와서 비상용으로 지참한 제제를 바로 주사했더니, 다음날 증상도 없어졌고 관광도 계속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것도 제제가 있기 때문이겠죠. 비행기를 탈 때는 혹시라도 짐을 잘못 싣거나 해서 제 여행용 가방이 행방불명 되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동행하는 아내의 가방에도 제제를 나누어 넣는 답니다. 이제 고령의 나이가 되었지만,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도 되고, 다시 한 번 바다 밖에 나가고 싶네요.

♣ 건강의 비결은 적당한 운동. 환자들 사이의 유대관계도 중요

▶▶ 건강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아키야마씨 :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교 댄스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주 5일, 가까운 공원에서 약 2km를 걷고 있어요. 바닥이 잔디로 되어있어서 무릎에 부담도 적고 좋답니다.


▶▶ 사토씨께서는 환우회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계신다고 하던데.....

사토씨 : 지금의 의료비 제도가 마련 되기 전, 환우회의 임원으로서, 환자 본인 부담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지속해왔습니다. 현재와 같은 의료비 지원이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제도 개정이 예측될 때에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도록 환자간의 유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든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요즘 환우회에는 10대, 20대의 젊은 세대가 적어서 쓸쓸한 생각이 듭니다. 환우회를 통해 꼭 자신의 경험이나 정보를 다른 환자분이나 가족에게 잘 전해 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 환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아키야마씨 : 저는 혈우병에 걸린 것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밝게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몸의 질병 때문에 우울하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의료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으니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토씨 : 우리 세대는 통증의 정도나 출혈의 정도, 컨디션을 감안해서 주사를 놓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여부를 판단해 왔는데, 어릴 때부터 정기보충요법이 가능해진 젊은 분들은 그런 경험이 적을 수도 있겠네요. 병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감각적으로 알아 내는 것도, 병을 대처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같은 혈우병 환자분과 친구를 사귀고, 체험을 이야기하고, 지혜를 교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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