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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기생충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영화 <기생충>으로 되돌아보게 된 우리들의 삶
황정식 기자  |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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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8  19: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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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연일 뉴스에서는 확진자 소식 밖에 나오지 않고 있지만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식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쁨으로 남겨져 있다. 실제로 작품상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던 터라 수상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가슴에 멀리서 박수로 그 기쁨을 전했던 기억이 난다.

▲ 영화 <기생충>은 단순히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이처럼 영화 <기생충>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는 잘 만든 영화, 즉 예술적으로 풍만한, 구성이 잘된 영화를 최우수작으로 꼽지만 여러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감동적인 영화의 스토리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영화 <기생충>의 어떤 내용이 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을까? 한참을 영화를 다시 보며 그 이유를 찾아보았다.

영화 <기생충>은 단순히 빈부 격차에서 벗어나고픈 한 가족의 몸부림을 표현한 블랙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형식은 코미디의 형식을 빌렸지만 본질적인 내용은 우리들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은 고질적인 문제를 끄집어 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영화 <기생충>의 간략한 스토리는 영화의 제목 그대로 부잣집에 기생충처럼 들러붙어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은 이미 우리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 일명 '제시카 송'이라고 불리우는 이 장면은 해외에서도 밈으로 사용될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다.

영화 <기생충>은 잘 만들어진 하나의 코미디 영화이지만 그 영화가 반영하는 우리의 사회는 암울하기 그지없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하여 빈부의 격차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부패한 사회 세력에 의하여 성공으로 가는 길은 막혀 있고, 오히려 돈으로 돈을 만드는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격차가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사회 속에서 영화 속 주인공들인 이른바 기생충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 실존하는 기생충들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아주 영악하다. 영화에서는 재미있게 표현을 했을 뿐, 실제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기생충들은 정말로 진실은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포장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하며, 실제 삶과 보여지는 삶이 다르고, 항상 무엇을 얻으려는 기세로 눈에 불을 켜고 살아가고 있다.

▲ 어금니 아빠의 실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

실제로 3년전에 한참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어금니 아빠 살인 사건’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어금니 아빠라 불리우던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가난한 삶을 살고 있으며, 전세계에 몇 명 있지도 않은 희귀병을 앓고 있고 자신의 어린 딸까지 그런 병에 고통받고 있으며, 이런 사정에 제대로 일도 못하고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었다. 이에 TV 및 각종 매체에서 그의 어려운 사정이 알려지게 되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심지어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글로 써서 책을 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그의 실제 모습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사회 복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생계 보조금을 부정 수령하는 것은 물론, 여러 매체를 통해 후원 받은 금액으로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높은 월세의 집에서 사는 등의 그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된 대중들은 큰 분노를 느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계 수급자의 재조사는 물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후원 등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게 되었다.

비단 어금니 아빠의 예만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다. 요즘도 잊을만하면 나오는 공공 임대 주택에 세워져 있는 고급 외제 승용차나, 집안에 꽁꽁 숨겨둔 금고에 돈이 가득 차 있는 고액 세금 체납자를 비롯하여, 일은 하지 않고 생계 지원금만으로 살아가면서 복지 정책의 빈틈을 어떻게라도 찾아 수령하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허다하다.

▲ 이제는 놀라운 수상이 아니라 전설로 남게된 아카데미 시상식이었다. <기생충>은 이날 많은 신기록을 내며 영화 역사를 새롭게 썼다.

영화 <기생충>은 이런 사회적인 시스템을 악용하여 우리 주변을 좀먹고 있는 사람들을 재미있는 스토리를 넣어 은연중에 비꼬아 표현하고 있다.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닌, 남을 속여 얻는 것들에 대한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은 없고, 오히려 나는 삶이 불행하니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는 사고 방식으로 점점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은 적나라하게 그들의 추악한 면모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코미디 형식을 빌려 표현했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는 기생충들의 모습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기생충>의 성공 비결은 이렇듯 현실을 잘 반영한 영화이며 재미있게 비꼬아 표현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카데미에서도 영어권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본상, 감독상을 주었다는 점에서 그러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 사회적인 불평등이 이러한 기생충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하지 않았을까?

<기생충>을 여러 번 다시 보면서 나는 우리 혈우 사회가 문득 떠올랐다. 사실 혈우병 환자에게 요즘과 같은 치열한 사회에서 걷기도 힘든데 뛰고, 날아서 성공을 이루어 내기란 쉽지가 않다. 나 조차도 가끔 ‘몸이라도 성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도움만을 기다리며 회의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더욱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아픈 것도 모자라서 남들보다 2, 3배 더 노력해야 간신히 중간이라도 따라 잡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먼저 나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시작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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