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자수첩
희귀질환 재산조사, 현실에 맞나?본인부담금 지원 정책, 많은 불편함 따라
황정식 기자  |  nbkiller@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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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7  19: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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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는 매년 희귀난치성 질환의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환자가구 및 부양의무자가구의 소득과 재산을 거주하고 있는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여야 한다. 보통 2년에 한 번씩 해당 내용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시기는 1년에 두 번, 4월과 10월경을 마감으로 공문이 집으로 배달된다.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신청 소득재산조사’라는 명목으로 실시되는 이 제도는 혈우병과 같이 치료비가 많이 들어가는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명목으로 실시되고 있는 제도이며 재산과 소득이 많은 가정은 일정부분 처방약의 값을 지불하고 나머지 부분은 정부에서 부담하고, 재산과 소득이 적은 가정은 이러한 부분까지 전액 지원을 해주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이다.

하지만 매년 이 조사에 해당하는 기준표가 나올 때마다 혈우 환자들은 고민에 빠진다. 바로 재산과 소득이 기준을 넘게 된다면 본인부담금 10%(건강보험에서 90% 부담)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은 본인 부담금이 10%이기에 큰 부담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혈우 환자에게 치료제 본인부담금 10%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된다. 결국 이러한 본인부담금은 건강보험에서 정한 본인부담금 상한선에까지 올라가게 되고 상한 금액을 넘기고 난 후에나 정부 지원금을 받게 된다. (의료비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따름)

2019년도 의료비 지원대상자의 산정기준 소득과 재산의 기준이 나왔지만 이것 역시 혈우 환자에게는 그다지 기대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래도 치료 약값이 많이 드는 혈우병 환자들을 위하여 산정 기준을 환자가구일 경우 중위권 소득의 160%, 부양의무자가구일 경우에는 240%로 맞추어져 있지만 이 기준이 터무니없이 낮은 것이 문제이다. 혈우 환자는 이를 초과하는 순간 1년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돈을 내고 처방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예를 들어 2019년도 기준으로 따진다면 직장 생활을 위하여 가족과 떨어져 산다고 할 때, 환자가구로 기준이 결정되며 혼자 사는 경우 월급이 약 273만원을 초과하면 정부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게 된다. 웬만한 중소기업에 취직한 대졸 신입의 평균 세전 월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준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 초년생이 부담해야 할 약값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본인부담금이 상한제까지 올라가게 되므로 1년 후 환급되는 금액을 적용해도 월 50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이 금액의 산정 기간도 들쭉날쭉하여 어떻게 계산이 되었는지도 알기 어려우며 결국 자세한 내역을 알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에 가서 확인을 해 보아야 하는 수밖에 없다.

매년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조사에 응해야 하는 불편함이나 먼저 돈을 내고 나중에 환불 받는 등의 불편함을 둘째로 치더라도 이러한 산정기준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본인부담금에 환자가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경우 보통 부모에게 독립하게 되어 자기가 버는 돈을 직접 관리하고 미래를 위해 설계를 해야 하는 시점에, 거액의 금액을 치료약값으로 내게 된다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고생한다는 글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는데, 혈우 환자들은 이러한 부담에 약값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러한 본인부담 약값을 버티지 못하고 처방을 포기하는 혈우 환자가 주변에 여럿 있다. 한참 활동을 해야 할 젊은 나이에, 예방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아플 때만 간신히 맞을 약만 가지고 있는 젊은 환우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본인부담을 해야 하는 약값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아직 젊은 나이에 건강한 자신의 몸만 믿고 예방을 소홀히 한다거나 하는 문제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건강한 대한 안일한 생각은 나이가 들고 나서 큰 후회를 낳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때 이 소득 기준에 따른 정부 지원금의 산정 방법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바로 ‘세 모녀 사건’으로 잘 알려진 비극적인 일을 계기로 일명 ‘세 모녀법’을 통해 여러 정부 지원금에 대한 기준을 고치고 있긴 하다. 다양한 정부 지원금(기초수급급여, 주거급여 등)은 부양의무자의 유무에 관계없이 신청이 가능하도록 변경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의료비 산정 대상에서는 이러한 부양가족의 소득과 재산까지 조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2년마다 한 번씩 부모님의 소득 자료를 떼어와 제출해야 하는 불편은 물론 같이 세대주를 구성하지 않고 있음에도 소득과 재산 기준이 아득하게 넘어서서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이러한 산정 특례 제도는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은 약값의 일부를 부담하여 의료 재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라는 의미로 제정된 법안이다. 하지만 ‘세 모녀 사건’과 같이 연락조차 안 되는 가족 구성원 때문에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맹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정부의 각종 복지 지원 대상에서 부양의무자 가구를 제외시키는 쪽으로 정책이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 의료비에 관해서는 이러한 제도의 한계가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한계점과 제도권 내에 포함되지 못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을 인지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많은 부분들이 아직 통과를 하지 못하고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재정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혈우 환자에 대한 소득과 재산의 기준이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드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헤머라이프 황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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