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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톡톡] 미세먼지, '밀어서 잠금해제' 버튼 없나?'다다다 가족'의 남반구 한 달 살기 - 뉴질랜드 숲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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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0  18: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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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모두의 걱정거리이자 눈앞에 닥친 현안, 바로 '미세먼지' 아닐 수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황사'라는 이름으로 봄철 잠깐 골칫거리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계절 가리지 않고 한반도를 점령해 '무얼 하든 미세먼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슬픈 현실이 됐다. 가끔은 음모세력이 국민들 눈을 돌리기 위해 조작을 하는 건 아닌지, 오래전부터 심각했던 문젠데 괜히 측정기술만 발달해서 난리인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할 정도로 믿고 싶지 않지만, 어릴적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페놀유출' 사건이나 '오존구멍' 같은 것들과 다르게 이건 매순간 아이들과 함께 마시고 있는 들숨 날숨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거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며 이곳 하늘이 좀 얄미운 생각이 들었다. 지구본 위에 선을 긋듯이 주욱 아래로 내려오기만 했을 뿐인데 미세먼지의 '미'자도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는 땅이 이렇게 넓게 있다니! 정확히 먼지 발원지가 어딘가의 논란을 떠나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아시아 대륙 가장 동쪽 끝에 붙어 누적된 편서풍을 홀로 다 맞고 있는 우리나라 땅덩어리를 가능하다면 똑 떼어다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 어딘가에(불의고리는 피해서) 옮겨놓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이곳의 국토면적은 2,677만ha(한국의 약 2.5배)에 인구는 480만명, 즉 인구밀도가 한국의 1/30 정도라고 한다. 대지의 대부분이 목초지이며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에서는 울창하다 못해 빽빽한 숲을 이룬다. 겉핥기로 봤을 때 우리나라보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이렇게 원시 대자연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화하면 낮은 인구밀도와 그로 인한 자연의 회복력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아, 모든 매장에서 썩는 비닐을 쓰고 있는 건 봤다.

▲ 레드우즈 입구. 비포장 숲길인데도 유모차를 끌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로토루아 인근의 레드우즈 숲으로 아침산책을 갔다. 붉은 색 기둥의 삼나무가 수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숲 전체가 붉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나무 위로 길을 놓은 '트리워크'를 제외하곤 입장료도 따로 없고 방문자의 역량에 따라 걸을 수 있도록 40분에서 3시간 이상까지 여러 코스로 나뉘어져 있었다. 아이 셋에 유모차까지 끌어야 하는 우리 가족은 물론 40분짜리 '레드코스'를 선택,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코스를 완주했다.

▲ 요정도면 이 구역에선 보통 굵기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나무 사이를 걷고 징검다리를 건너뛸 수 있으며 언덕을 오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누군가의 손을 잡고 갈 수 있기 때문. 가끔, 아니 자주 '내가 언제까지 다리 관절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아찔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비교적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예방요법! 건강관리!

▲ 숲 안의 작은 연못에는 특이한 퇴적물이 쌓여 전체가 흰색을 띄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 산책코스 곳곳에 숨은 보물처럼 로토락스(rotorocks)라고 이름붙여진 작은 조약돌들을 숨겨놓아 또한 아이들은 소확행을 누릴 수 있었다. 분명 공원 관리소 측에서 숨긴 것 같지는 않았고, 낮고 작은 것들을 살피며 걸을 수 있도록 돌을 놓은 재치있는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한다.

▲ 여덟번째 로토락스를 찾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아래 호수는 로토루아 지역의 '블루레이크'. 사촌동생 커플이 웨딩사진을 찍은 적 있다는 이 작은 호숫가에 돗자리 하나 챙겨나와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고 카약도 타는 사람들 보면서 소박한 일상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찾는 모습을 본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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