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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딱 30명인 ‘슈발츠얌펠 증후군’한권의 책 ‘하치와 리틀B’를 읽고, 나에게 던지는 질문
박천욱 대표  |  china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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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8  21: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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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은 1만 명당 한명 꼴로 발생한다. 커다란 운동장에 1만 명이 모였다면 그중에 한명 정도가 혈우병 환우일까 말까 정도이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 해볼 희귀질환은 전 세계에서 딱 30명만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게다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커녕 전문 의사들조차 이 병의 존재를 아는 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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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8살이 된 오언은 태어날 때부터 이 병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이 얼마나 희귀한 질환에 걸렸는지조차 모른다. 그저 태어날 때부터 온몸의 근육은 고통을 말했고, 늘 아픔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슈발츠얌펠 증후군’ 온몸의 근육이 굳어가고 전체적으로 생장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산소호흡기와 온갖 종류의 진통제가 없다면 한순간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병에 걸린 오언은 또래보다 체구가 매우 작다. 그래서 오언은 ‘리틀 B’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병에 걸릴 확률 40억분의 1,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영상 '하치와 리틀B 다큐멘터리'

오언과 단짝이 되어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커다란 개의 이름은 하치이다.

하치는 아주 큰 개인데 생후 5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어느 날, 못된 누군가가 몽둥이로 머리를 때리고 기차가 오가는 선로 위에 하치를 묶어 놓고 가버렸기에 그대로 기차에 치여 왼쪽 뒷다리와 꼬리를 잃었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단지 힘없고 어린 개였다. 인간이 끄는 데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기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하치와 리틀B 오언은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다가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됐다. 서로의 상처와 고통을 보듬어 안는 세상 어떤 존재보다 가까운 존재가 된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강아지와 소년이 친구가 된다는 것, 아마 반려견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 어린 영혼의 우정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여러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제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를 거예요. 당신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더라도,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이어지리라는 것 또한 약속할게요. 그야말로 현실 세계의 ‘네버 앤딩 스토리’랄까요.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모두 실화랍니다.”

나는 <하치와 리틀B>라는 이 책의 모든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책을 읽는 중간 중간 하치와 오언의 사진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았다. 분명 병으로, 고통으로, 세 개의 다리로 다른 어떤 누구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인데도, 내 자신의 삶보다 더욱 값진 너무나 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그저 함께 지내는 것만으로도 모두 다 괜찮다고 말할 텐데도 서로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도그 쇼’에 나가는 목표까지 훌륭하게 이뤄내는 하치와 오언의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할 만큼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네버엔딩 스토리’ 병에 걸렸다고 해서, 그 병이 치유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마냥 불행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두 아이는 정말 진심으로 지금 서로에게 기대서 살아가는 이 시간을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다른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 다리가 셋인 개 하치와 희귀병 소년의 감동적인 우정을 담은 <하치와 리틀B> 저자 웬디 홀든/ 역자 이윤혜/ 출판사 예문/ 출판일 2014.10.15

하치가 오언의 반려견이 된 것은 유기동물보호센터를 거쳐, 다리를 치료받은 이후였다. 아주 순하고 예쁘게 생긴 강아지였으나 입양되기는 쉽지 않아서 조만간 안락사에 처해질 위험에 처해 있었다. 그 때 구호단체 사람들이 나타나고, 여러 단계를 거쳐 하치는 오언의 집에 오게 된다. 그저 처음에 오언의 부모님은 오딘의 곁에 있어 줄 친구로만 하치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하치에게 오딘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실, 특별히 희귀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나쁜 짓을 하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오언은 소극적이고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밖에 나가는 것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피하곤 했고, 말을 건다는 것은 더더욱 잘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하치를 입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오언이 하치를 산책시켜주겠다고 했다.

나는 이 장면에서, 무언가 새로운 따뜻함이 가슴 속에서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늘 집 안에서 있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밖에 나가면 받을 시선과 질문들이, 동정이 싫어 피하기만 했던 오언이 처음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고, 세상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 너무 가슴이 뭉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자신을 신기한 듯 바라보던 동네 사람들이 하치의 모습을 더 놀라는 표정으로 보는 것을 보고 오언은 하치가 가진 상처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하치를 위해, 하치는 장애가 있는 강아지가 아닌 당당한 자신의 가족이자 친구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오언이 하치의 상처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는 장면을 읽을 때에는 마치 하치가 아닌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더 감동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르다는 것일 뿐이다. 이것을 아마도 오언은 하치와 함께 산책하는 시간 동안 깨달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한 번의 산책을 계기로 시작된 하치와 오언의 치유의 시간은 시작된다.

하치와 오언의 이야기가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된 계기는 두 사람이 영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도그 쇼’에서 우승을 하면서부터이다. 물론 그 ‘도그 쇼’는 전 세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나가서 자신의 반려견이 우수한 걸음걸이와 혈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자리이기는 하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이들이 ‘도그 쇼’에 나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보였을 반응이 궁금해졌다. 내가 아는 대중들의 반응은,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오언과 하치에 대한 애정과는 별도로 편견이 가득한 시선으로 두 아이를 바라보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시선이 있었든, 둘은 이겨냈고, 사람들은 용기 있게 이겨낸 그들에게 우승이라는 표창을 주었다. 어쩌면 매년 있는 그 ‘도그 쇼’의 우승자 중 하나였다고 말할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으나 하치와 오언에게는 세상에 태어나 가장 크게 느낀 기쁨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그만큼 큰 감동이 느껴지는 듯 했다.

반려견, 개는 사람이 함께 살기 시작하고 길들인 가장 오래된 야생동물이라고 한다. 사람의 삶 깊숙한 곳에 들어와 같이 교감하고, 자신의 주인을 보호하며, 늘 신뢰를 보여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가족과 같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저는 주변에서도 흔하게 보고는 한다. 그리고 이 두 아이의 이야기를 보고, 사진을 하나하나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느껴졌다. 그리고 점점 잊어갔다. 오언이 나을 수 없는 병을 앓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두 아이가 신체적으로 느낄 고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두 아이는 자신의 인생을 너무나 충실하게,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 헤모필리아라이프 박천욱 대표

책을 조용히 덮은 후에도 잔잔한 물결이 마음속에서 계속 울렁인다.

우리는 혈우사회라는 또 다른 세상을 덤으로 가지고 살고 있다. 작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 어쩌면 우리만 알고 있는, 남들은 평생 알 수 없는 그런 세상이다. 이 혈우사회에서 만약 내 옆에 누군가가 하치와 같은 역할을 해줄 이가 있을까? 반련견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어떨까? 평생을 함께할 단 한명의 그 사람.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내 마음 한 곳에서는 잔잔한 물결이 울렁인다.

[헤모라이프 박천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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