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이와 짱구의 데이트

햇빛이 따뜻하니 졸음도 솔솔 오는게... 오늘은 더 많은 비타민D(햇볕쐬는 행위ㅋ)를 섭취했다. 물론 주근께가 생길까봐 선글라스는 필수 장착^^

"나랑 다니면 심심하지"

나른하게 햇볕을 쬐고 있을 무렵, 갑자기 짱구가 한마디 건넸다. 짱구의 질문에 왜냐고 눈빛으로 물어보니 내일은 내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놀러가지고 한다.

"진짜(왠일이야)....음, 어디를 갈까? 동물원가자~!!"

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곳이 '동물원'이었다. 그런데 짱구의 얼굴은 썩 좋아보이지 않는듯... 그래도 "알았다"며 스마일~ 스마일~

동물원은 어릴적 가본뒤로 가본적이 없었는데... 짱구랑 데이트하면서 가보게 되는구나(야호~~~~~~) 드디어 동물원 가는날(룰루랄라)~ 짱구와 함께 과천 어린이 대공원으로 Let go~

코끼리 열차타고 동물원 입구에서 하차... 표 끊어서 입장... 어디부터 코스를 잡아갈까? 그러다가 코뿔소부터 보면서 걸어 가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솜사탕에 아이스커피, 핫도그 하나씩 씹어먹으며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동물원 이곳 저곳을 마냥 돌아다녔다.

어라...? 신나게 걷다보니 남친 짱구가 안보이네...? 화장실 갔나? 기다리다 오던길을 다시 돌아가다 보니 저만치 벤치에 짱구가 앉아더라고...

"힘들어?"하고 물어보니 "더워서 앉았어 좀 쉬었다가 가자"

잠시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내 다리도 쉬게해줬지. 20분 정도 말없이 앉아 있던 짱구가 "리프트 한번도 못타봤는데 타고 싶다"고 하더니 "무조건 타야 해"라고 보채길래 나도 사실 다리도 아프고해서 양보하는척 하면서 함께 리프트를 탔지.

중간중간 튤립정원도 보고, 출렁출렁 대는 호수도 구경하며 시원한 바람에 땀도 식히면서 주차장 입구까지 무사히 도착... 자~ 이젠 집으로 다시 GO~~~~GO~~~~

짱구는 데이트가 끝나면 항상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매너가 있어 좋아. 오늘도 집 앞까지 데려다 주길래 "동물원 구경 너무 재미있었다"며 "담에 또 가자"고 했지. 그리고 짱구 뒷 모습을 보며 "잠들기 전에 톡하는거 잊지 말고~"라며 짱구를 배웅해주고 집에 들어오자 마자 대자로 뻗어버렸네..(아이고 다리야)

굿나잇 톡할 시간이 되었는데... 짱구가 답이 없다ㅜㅜ 깜빡했나? 힘들어서 일찍 잠들었나... 조금 기다리다 나도 곧 잠들어 버린듯~

비몽사몽 중에 카톡~ 카톡~ 카톡~ 거리길래, 핸드폰을 보니 "피곤해서 오늘은 집에서 쉰다"는 짱구의 한마디... 짱구가 집에서 쉰다는 말은 정말 힘들었다는 것이지. 어제 짱구는 리프트를 처음 타보는 게 아니라 걷기 너무 힘들어서 탄거였어(ㅠㅠ 미안~ 미안~). 동물원 데이트와 함께 난 짱구에 대해서 또 하나를 배웠다.

# 내 남자사람 친구는 혈우병을 갖고 있어요. 데이트에 방해가 되는 건 혈우병성 관절증.

내 남친 짱구는 관절(혈우병성 관절증)이 안좋다. 일반인들도 그 넓은 동물원을 걸어다니면 힘든데ㅜㅜ 관절 상태가 안좋은 짱구를 데리고 돌아다녔으니(엉뚱아...어쩔겨!).

검색을 해서 찾아보니 '관절증'이란게 대부분의 혈우병 환자들에게서 발생되는 현상이더라구. 반복적인 관절출혈 때문에 무릎이나 고관절(엉덩이쪽 관절)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거래ㅠㅠ. 그 후로부터 이틀 후 짱구를 다시 만나서 물어보니 "무릎쪽 출혈이 생겨서 쉬니까 나았다"고... 걱정하는 나에게 베시시 웃으면서 위로해 주는 녀석.

짱구는 여친 엉뚱이가 좋아 하는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돈키호테 역할을 해줘요. (부럽죠 들~~~~) 이 일이 있은 뒤로 난, 짱구와 '걷는 데이트'보다는 주로 서점을 이용하면서 사색의 데이트로 바꿨답니다. 저희가 자주 이용하는 서점은 광화문 땡땡땡 서점(힌트 드렸어요). 물론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서울 시내는 어디든 다 돌아 다니기도 합니다. 음...

오늘 짱구와 엉뚱이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담에 좋은 추억거리 가지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