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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하면 한달 약 값 150? 차라리 혼자 벌겠다"희귀질환 소득기준, 희귀질환관리법서 현실 고려해야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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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8  14: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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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희귀질환 의료비지원 범위

혈우병 환자를 포함해 한국의 희귀질환 환자가족들이 2년마다 넘어야 하는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신청 소득재산조사'(이하 '재산조사')라는 고개가 성큼 다가왔다.

보건당국에서는 현재 등록된 133개 희귀질환 환자들의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금 10%(건강보험 90%부담)를 지원함에 있어 일정 소득과 재산기준을 만족하는지 여부를 2년마다 조사하는데, 개인에 따라 짝수년도에 갱신한 환자들의 경우 올해 말로 재조사 시기가 돌아오게 된 것이다. 만약 신청기한을 넘기거나 재산조사 기준을 초과할 경우 의료비 지원이 안돼 치료시 적지 않은 본인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가정에는 큰 부담이 된다.

그런데 지원기준에 있어 현실적이지 못한 일부 소득기준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부양의무자 조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년 소득재산기준에 의하면, 1인환자가구의 소득기준(세전)은 2,675,368원, 2인환자가구 기준은 4,555,355원이다. 환자가 부모로부터 독립해 27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면 더이상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며 결혼해 맞벌이를 하면 가능성은 더욱 좁아진다. 

설사 환자가구 소득기준을 만족한다 해도 떨어져 사는 부모 등 부양의무자가구의 재산소득기준도 만족해야 해서 허들은 겹겹이 높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이른바 '세 모녀 사건' 이후 너무 과중한 조사수단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이미 기초수급자, 주거급여 선정 등에 있어서는 폐지되고 있는 기준인데 희귀질환 지원부문에는 여전히 남아 환자가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부모로부터 독립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2년마다 부모를 찾아가 '재산이 얼마냐', '소득은 있으시냐' 물어야만 하는 상황이 서글프다.

   
▲ 2018 소득기준 (클릭하면 확대)
   
▲ 2018 재산기준 (클릭하면 확대)

27세의 혈우병 환자 A씨는 "직장에 취업해 처음 재산조사 시기가 됐는데 월급이 기준에 간당간당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전해왔다. 그는 "이것 저것 떼고 나면 내 손에 들어오는 건 별로 없는데 안들던 약값까지 들면 예전처럼 예방요법을 하긴 힘들것 같다"고도 말했다.

38세의 환자 B씨는 늦게 결혼해 맞벌이 월급으로 주택대출 상환계획이랑 생활비 계획을 세워놨는데 내년부터 약값으로 목돈이 들어가면 맞벌이 하는 게 의미없다"고 전했다. 이들 A, B 환자들은 의료비 지원에서 탈락할 경우,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통해 1년 뒤 일부를 돌려받을 수는 있지만 당장 한 달에 120~150만원 가량의 약값 지출이 새로 발생되게 된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소득재산기준이 가뜩이나 결혼 안하고 애 안낳는 사회 속에서 희귀질환 환자들의 독립과 활발한 경제활동을 독려하지 못하고 또한 적극적인 치료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단, 현재 소득재산기준을 약간의 차이로 초과해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가정의 경우에는 올해 12월 경에 발표되는 2019년 소득재산기준에 맞춰 내년 초 재산조사를 신청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혈우사회의 시니어 경험자들은 조언하고 있다. 매년 기준중위소득이 상향되면서 희귀질환 지원기준도 조금씩 상향조정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9월 중순,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른 '희귀질환자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지원대상 질환을 기존 652개(세부 상병코드)에서 927개로 늘리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선정기준 현실화에는 닿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9월 중순 발표된 '희귀질환자 지원대책' 개요 (클릭하면 확대)

2001년 정부의 희귀질환 의료비지원사업 시행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1, 2인 환자가구 소득기준과 부양의무자제도에 대한 개선이,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희귀질환관리법 하에서 희귀질환 가족들의 염원을 수용해 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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