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상 및 외부기생충 검사를 마치고 격리 사육장에 옮겨진 버마비단구렁이가 물을 마시고 있다.

한국양서파충류협회가 유기되거나 사육장을 탈출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파충류를 체계적으로 보호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앞서 포획된 버마 비단구렁이의 경우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2015년 발효된 사육 개체 / 사육시설 등록법에 의거 일정 규모(둘레 : 가장 긴 개체 길이의 125%, 너비:가장 긴 개체 길이의 20% 이상, 높이: 2m 이상 / 1 마리, 성체 기준) 이상의 사육시설을 구비하고 사육 개체의 등록 신고를 마쳐야 개인의 사육이 허가되는 종이다.

파충류 애호가들이 많이 기르는 보아, 아나콘다. 설가타, 돼지코 거북, 버마비단구렁이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사육 개체 등록이나 사육시설 등록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개인 집에서 이 정도 규모의 시설을 갖추는 것이 여의치 않은 탓에 무단으로 키우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멸종위기종이나 사육시설 등록 대상 파충류를 허가 없이 키우다 잃어버릴 경우에도 불법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못하고, 해당 파충류들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사육 포기로 유기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외래종의 경우 역시 포획된 개체를 처리할 법규나 담당 기관이 없어 처리방법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양서파충류협회는 유관 기관과 협력해 효율적인 외래종 양서파충류 관리 시스템을 마련 중에 있다.

우선 한국양서파충류협회는 기존에 포획된 개체들에 대해서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호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데 토종구렁이 같은 멸종위기종의 경우 환경부를 거쳐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나 국립공원에 인계하고, 사이테스종의 경우 관련 연구소나 전문 사육 기관에 인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양서파충류협회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토종 파충류의 밀렵은 지양해야 하며 외래종 사육의 경우 절대 사육장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도록 사육자가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개나 고양이처럼 대중화된 반려동물은 유기나 실종될 경우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모두 처리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는 반면, 파충류는 아직 관련 절차나 기관이 미비한 실정”이라며 “적절한 연구소나 기관을 찾아 인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유관 부처와 협의해 제도적인 절차가 마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