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영(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켁 메디컬센터) 교수

국제혈우사회의 세계적 석학 가이 영(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켁 메디컬센터) 교수가 국내 혈우병 ‘롱액팅(반감기가 길어진)’ 치료의 시작에 발맞춰 방한했다.

가이 영 교수는 지난 5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세계혈우연맹 총회에서 혈우병 환자의 예방요법에 대해 역설을 하면서 혈우병 환자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예방요법의 빈도는 낮아지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의 방문은 지난 7일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애디노베이트(혈우병 8인자, 롱액팅 치료제) 런칭 심포지엄의 초청강연자로 참석차 방한하게 된 것이다. 가이 영 교수는 런칭 심포지엄에 앞서, 6일 국내 기자들과 미디어 RTM을 갖고 샤이어 애디노베이트에 대한 개발 임상과정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가이 영 교수는 혈우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인 ‘프로플락시스(예방요법)’를 다시한번 환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치료하고 있는 혈우병 환자들이 예방요법을 잘 지키지 못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그 이유는, 혈우병 환자들의 예방요법은 빈번한 주사투여가 필수적인데 환자들이 ▲혈관을 잘 찾지 못하는 경우 ▲일정을 잘 못 맞추는 경우 ▲잊어버리는 경우 등으로 대부분 순응도가 낮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에 가이 영 교수는 혈우병 환자가 매 격일마다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예방요법에서 가장 큰 장애요소라고 지적했다.

▲반감기가 늘어난 롱액팅 치료제로 혈우병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혈우병 환자들이 격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는 치료제의 반감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는 매 8시간에 12시간이면 절반 이하로 응고인자의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가 100%응고인자 수치를 올렸다고 해도 72시간이면 워시아웃(응고인자 0%)가 된다는 거다.

이에 샤이어의 애디노베이트는 기존 지료제 보다 1.4~1.5배 정도 반감기가 늘어났다. 이같은 수치는 몸무게 당 50iu로 응고인자 활성도를 맞춰 주사할 경우 사흘째가 되는 날에도 체내에 응고인자를 3%정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행 건강 보험상 몸무게 당 25iu를 투여한다고 해도 72시간 후에도 체내에 1%이상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해 주기 때문에 애디노베이트로 치료할 경우 혈우병환자들에게 자연출혈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이 영 교수는 애디노베이트의 임상연구에서 나타난 것처럼 혈우병 환자에게 몸무게 당 50iu 정도의 투여가 적정한 용량이라면서도 국내 보험급여에서 인정한 25iu도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적정한 건 아니라고 표현했다.

애디노베이트의 보험급여 인정기준에서의 허가용량은 혈우병 전문의들과 환자 본인들에게는 다소 불안한감은 남아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만약 기존 8인자 혈우병 치료제의 보험급여 인정기준처럼 6회+6회(추가처방 +2회)라고 되었다면 롱액팅 치료도 일정부분 충족될 수 있었으나, 건강보험에서 인정된 고시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급여가 인정된 처방기준은 25iu로 4회+3회(중증 환자 4회)까지 인정하면서 매월 총 7~8회(+내원 추가처방 2회분씩)이다. 이같은 기준은 식약처 허가사항인 40~50iu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식약처 허가사항에 절반가량만 인정된 보험급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이렇듯 국내 혈우병 환자들은 다소 불안감을 갖고 롱액팅 치료제 처방이 시작된 것이다.

가이 영 교수는 혈우병 환자들이 롱액팅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주사횟수가 획기적으로 줄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환자를 예로 들면서 격일마다 주사처방을 했던 환자에게 롱액팅을 사용하면서 주당 2회로 처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자의 예방요법 순응도가 매우 높아졌고 연간 주사투여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롱액팅 치료제로 치료받기 시작한 뒤) 18개월 이상 자연출혈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가이 영 교수는 자신의 연구사례를 발표한 후 참석 기자단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혈우병 전문가이자 소아과 의사로써 환자들에게 당부하는 메시지를 비롯해서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의까지 하나하나 풀어 설명했다.

▲ 가이 영(Guy Young, MD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켁 메디컬센터) 박사

이하 가이 영 교수와의 질의응답 내용

참석자 : 가이 영(Guy Young, MD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켁 메디컬센터) 박사
참석기자 : 헤모필리아라이프 김승근 주필/ 헤모필리아라이프 김태일 편집장/ 데일리팜 안경진 기자/ 청년의사 남두현 기자/ 후생신보 문영중 부장

Q.1/ 기존 제제인 애드베이트를 고용량 투여하는 것과 애디노베이트를 투여하는 것이 차이가 있는지? 또 성인과 어린아이에서 회복률 차이가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A1/ 가이 영 박사
약물학 관점에서 보았을 때, 동일 제제 약물을 고용량 투여할 경우 처음 시작점이 다를 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결국 저용량 투여했을 때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하락한다. 24시간 혹은 48시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고용량을 투여했을 때와 저용량을 투여했을 때 하락하는 수준은 비슷하다.

실제 약물 투여 후 최고치(peak level)과 최저치(trough level) 농도를 보는데, 이때 최고치는 용량과 관계 있고 최저치는 투여빈도 혹은 반감기와 관계가 있다.

즉, 애드베이트를 고용량 투여한다고 해도, 애디노베이트와 최저치를 맞출 수는 없다. 약물 투여 빈도를 늘리거나 시간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약물이 아닌 이상, 증량만으로는 어렵다.

어린이는 약물 대사에 있어 성인과 다른데, 이는 혈우병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약물에서도 똑같다. 예를 들어, 흔하게 사용되는 아목시실린(항생제)의 경우, 체중과 비례해 보면 소아용량이 성인용량의 약 3배가 된다. 혈우병의 경우에서도 환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용량 또는 빈도를 늘리는 방법이 필요하다.

Q2/ 허가사항 용량이 40~50IU인데, 급여용량은 20~25IU로 알고 있다. 강의 내용 중 언급된 환자 케이스에서 43IU를 투여하였는데, 국내 급여기준인 20~25IU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가? 또 미국 내 다른 경쟁제품들과 애디노베이트가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A2/ 가이 영 박사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정부에서 급여 기준으로 책정한 용량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20~25IU를 주 2회 투여하는 경우에도 좋은 치료결과를 보이는 환자도 있을 것이다. 어떤 환자가 그런 환자일지는 혈액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 주 3회 처방을 받고도 실제 2회만 투여하는 환자들(혈관을 찾기 쉽지 않아 투약 횟수를 거르는 어린 환자들 등)이 실제로는 많은데, 이들은 기존 치료보다 저용량이지만 애디노베이트 2회 투여하는 것으로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다.

즉, 20~25IU로도 현재의 표준요법만큼 혹은 그 이상의 좋은 치료결과를 보일만한 환자들이 있고 이 판단은 환자를 이해하고, 그 습관 등을 파악하고 있는 의사가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같이 충분한 용량을 처방하는 것이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환자를 위해, 한국의 의사들과 샤이어가 허가사항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부와 협상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Q.3/ 물론 현재의 급여 기준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도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용량으로 치료되어야 하는 환자들도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환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기존대로 애드베이트를 계속 처방받는게 맞는가?

A3/ 가이 영 박사
미국도 모든 환자를 애디노베이트로 전환하진 않는다. 대사가 빠른 소아 환자들이나, 특히 활동량이 많은 환자라면 한국의 급여 기준인 저용량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에게는 기존 치료가 더 나을 수 있다는 뜻)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적은 용량으로도 연장된 반감기 효과를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들은 애디노베이트로 전환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 기존 치료제를 계속 사용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Q4/ 애디노베이트가 미국시장에서 경쟁제품에 비해 어떠한 차별점이 있는가? 시장점유율은 어떤가?

A4/ 가이 영 박사
반감기연장(EHL, Extended half-life) 기술이 적용된 제8인자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로는 애디노베이트 외에 엘록테이트(UCB 제약)가 있는데, 두 치료제 모두 안전성이나 효능, 반감기 연장 특성은 확립됐다고 본다.

엘록테이트는 시장 초기 선점의 장점이 있었고, 애디노베이트는 애드베이트를 통해 이미 효과가 입증된 상황이라는 장점이 있다. 현재 내가 알기로 EHL제제 시장에서 두 치료제가 거의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5/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5/ 가이 영 박사
10년 전만해도 시장엔 제8인자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가 3가지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말씀드린 2가지 치료제까지 합치면 총 13개의 치료제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정도 시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6/ 발표 자료 내 임상시험 결과를 보여주는 그래프에서 최고치(peak level)가 100% 이상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 사용된 용량은 몇 IU였나?

A6/ 가이 영 박사
50IU/kg을 사용하였다. 25IU를 사용하면 최고치는 50%가 되겠지만 결국 반감하는 기울기는 똑같이 나타날 것이다.

Q.7/ 투여 후 2~3일이 지난 후에도 혈중 3% 정도가 유지가 된다면 환자들이 출혈에서 충분히 안전하다고 하셨는데, 적은 용량을 투여하면 반감기 커브는 같더라도 최저치는 3% 미만이 될 테니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A7/ 가이 영 박사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100에서 시작할 경우 72시간이 지난 경우 3%로 떨어진다면, 50에서 시작할 경우 72시간 후에는 1.5%로 떨어질 것이다. 중요한 지난 수십년간 도입해 온 예방요법에서 추구하는 레벨은 1% 이상이므로, 1.5%라고 해도 그간 예방요법에서 추구하던 효과는 달성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급여 기준으로 적응 용량으로 설정되었지만, 1%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긴 하다.

Q8/ 애드베이트가 애디노베이트에 비해 반감기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환자들에게 임상적으로 더 혜택이 있을지? 샤이어에서도 비즈니스 측면에서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8/ 가이 영 박사
앞서 최고/최저 농도에 대해 설명 드린 바 있다. 3~4회의 투여는 3~4번의 최고치가 만들어 질 것이고, 빈도를 줄여 2회 투여할 경우 최고치는 2번 만들어 질 것이다. 축구를 즐기거나 무술 등의 매우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최고치에 도달하는 횟수가 많은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이렇게 최고치의 횟수가 많은 것이 외상으로 인한 출혈의 위험이 더 높은 환자들에게 적합할 수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Q.9/ 젊어서 활동적인 케이스가 아닌, (나이와 관계없이) 운동선수와 같은 특수한 같은 경우를 말하는 것인가?

A9/ 가이 영 박사
일반적으로 12세 이상의 환자군에서 이들이 아주 많은,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서 더욱 그렇다. 5~6세 정도의 소아 환자들은 아무리 운동을 많이, 과격하게 한다고 해도 12세 이상의 환자보다 실제 속도, 충돌 위험 정도, 또는 외상의 정도에 따른 심각도가 낮다. 그런데 젊고 운동을 즐겨하는, 특히 운동 선수와 같은 특수한 경우라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고치를 자주 형성해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Q.10/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는 두 옵션을 유지하는건지, 또는 주력하는 제품이 달라지는 것인지?

A10/ 샤이어 김나경 부사장
가이 영 박사의 대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애디노베이트와 애드베이트가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제품의 선택은 의사가 결정할 일이다. 애드베이트와 애디노베이트 각각의 특성에 따른 시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특정 제품에 주력하기 보다, 두 제품 각각의 장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A10/ 가이 영 박사
동의한다. 설명 드린 것처럼 일부 환자에서는 한 제품이 맞을 것이고 다른 환자들은 다른 제품에서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면 두가지 제품이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 샤이어 애디노베이트(혈우병 8인자, 롱액팅 치료제) 런칭 심포지엄에 앞서 가이영 박사와 국내 기자들과의 미디어 RTM아 진행됐다. 사진은 샤이어 김나경 부사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모습 ⓒ헤모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