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혈우사회의 미래비전 ‘혈우병 평생교육센터’ 운영안지속가능한 ‘자체 운영동력’ 가능…환우지원 사업제시
김승근 기자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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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8  04: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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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혈우사회는 90년 초 한국혈우재단의 설립으로 혈우병 환자의 치료에 큰 변환기를 맞았다. 그 후 2000년이 되면서 국가의 희귀질환의료비지원 사업 정책이 마련되면서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국가에서 책임지게 됐고, 2010년을 전후로 혈우병 치료제들이 늘어나면서 환자 치료의 옵션이 크게 늘었다. 우리 혈우사회는 이렇게 10년 단위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을 준비하는 우리들은 무엇을 목표로 나아가는지 살펴보고 어떤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하는지를 몇 회에 걸쳐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지난해 말, 혈우병 환우단체인 한국코헴회(회장 박정서)는 ‘청년워크숍’을 통해 향후 우리 혈우사회의 중추적 역할자가 될 청년모임을 연 바 있다. 모임에서 “Go Back 혈우 : 우리가 바라는 미래”라는 제목의 UCC영상 한편이 눈길을 끌었다. 청년환우들이 직접 제작한 3분 40초짜리 짧은 영상은, 앞으로 혈우병치료가 전개될지 청년환우들의 꿈을 그려 넣었다.

멀지않은 미래엔 먹는 약과 응고인자 패치가 등장하고, 손목시계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체 내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나아가 가정요법을 위해 치료제가 드론으로 배송되기도 하며, 결국 유전자 치료로 혈우병 완치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렇듯 환우들이 꿈꾸는 혈우병 치료는 보다 손쉽게 치료를 받는 것. 그리고 종국적으로 완치를 꿈꾸고 있다.

혈우병의 미래사회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대분류로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패치 또는 먹는 약 등 치료제 분야의 발전, 그리고 일반 사회 속에서의 혈우병 치료환경 등이 있겠다. 치료제는 전문의료인과 의료과학 그리고 제약회사의 R&D 연구성과에 따라 도입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혈우병 치료환경은 환우들이 도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전재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치료환경을 또 다시 여러 분류로 나눠보면 1회 처방량 횟수증가, 장기처방, 약품배송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환우 연령별 니즈분석에 따른 재활 프로그램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서론이 길었다. 이번 시간에는 ‘혈우병 평생교육센터 운영’이라는 아이템을 놓고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이 아이템은 독거환경이 늘어나고 있는 장년층 환우의 재활과 일반혈우가족의 힐링 재활을 목표로 운영되는 독립적 자립재활 센터이다. 기존의 장애인 시설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환우들의 힐링 휴게장소가 될 수 있고, 시설이용 계약에 따라 장기 또는 단기적 환우들의 ‘쉐어하우스’를 말하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외국의 실 사례 한 가지를 먼저 소개한다.

혈우병 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국가 중 스페인이 있다. 스페인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면 국가 경제규모가 비슷하다. 2017 IMF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GDP는 1조 5,297억 달러로 세계1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페인은 1조 3,071억달러로 세계14위이다. 1인당 GDP도 우리나라와 스페인은 각각 2만 9,730달러 세계27위, 2만 8,212달러 세계28위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혈우병 환경만큼은 차이가 난다. 15년 전쯤,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토타나’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에 매우 흥미 있는 혈우병 시설이 눈에 띠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정도의 규모로 대부분 녹지였고 잔디가 깔려있었다.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곳곳에 벤치와 조형물들이 있었다. 2층짜리 메인 건물하나와 단층짜리 건물 몇 개가 있었다. 단층짜리 건물은 작은 강당과 미팅룸들이었다. 한 쪽에는 운동시설이 있었고, 그 옆에는 야외수영장도 보였다.

놀라운 것은, 바로 그 공간이 혈우 가족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소그룹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었다. 환우들의 모임, 보인자 또는 가족단위의 모임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마치 초등학교 교문을 지나는 것처럼 입구에 들어서면 녹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산책로가 있고 운동시설도 있다.

   
 

수영장과 강당 산책로와 벤치들이 놓여 있다.

가운데 2층짜리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곳이 메인 건물동이다. 침실과 미팅룸, 식당, 욕실 등이 이곳에 배치되어 있다.

   
 
   
 

위의 사진은 같은 건물이다. 건물 앞쪽(위)과 뒤쪽 사진이다. 간단한 브리핑은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건물 뒤쪽에서 모여 이야기를 전달하고 설명한다. 소그룹 단체사진도 이곳에서 가장 많이 찍곤한다.

   
 

위의 사진은 필자가 2002년 WFH 청년모임을 참가하며 현장에서 찍은 기념사진이다. 양쪽의 친구들은 메튜(네델란드), 바이바(라트비아)라는 본빌레브란트 환우들이다.

그러면, 1층부터 살펴보자.

   
 

이곳은 1층에 마련된 대형식당이다. 동시에 60명 가량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식탁 중간에 빵과 계란후라이, 베이컨, 커피, 토스트, 과일 등으로 아침식사가 제공됐다.

   
 

단체로 씻을 수 있는 세면장과 샤워시설이다. 샤워부스는 마치 화장실처럼 독립공간으로 설치되어 있다.

침실은 1층과 2층에 배치되어 있었고, 2인실부터 다인실까지 침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객실처럼 방바닥에 앉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신발이나 실내화를 신고 생활하게 된다. 특히 침실 내부에는 책상이나 탁자같은 다른 집기는 놓여 있지 않은 것이 특이했다. 즉 잠자는 방의 용도로만 충실히 이용하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2인실 3인실, 그리고 2층 침대가 놓인 다인실 방도 있다.

이곳은 스페인 무르시아 혈우병협회에서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자국내 환우들의 연수공간뿐 아나라 외국 혈우환우들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이곳은 지난 1977년 6월 13일 스페인 보건당국에서 공공 보건시설로 설립되었고 총 60여명이 공동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하다. 혈우병환우들의 단기연수 프로그램으로 혈우병 환우들의 자가생활 훈련교육이 있으며 이곳에서 자치생활도 배우게 된다. 환우 부모교육과 어린이 환우교육, 청소년 환우교육, 장년환우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단기연수로 팀당 25명까지 공동생활공간을 제공하고 숙식과 시설이용 비용으로 1인당 30유로를 받고 운영한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야외시설로는 수영장과 스포츠 시설이 있고, 야외무대로 보이는 작은 공간이 하나 있는데, 이곳 용도는 야외행사 때 그늘 막처럼 쉬는 공간으로 이용하거나 밤에는 바비큐를 굽거나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거나 하는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된다.

   
 

필자가 이곳을 방문하게 된 건, 지난 2002년 세계혈우연맹 스페인대회 중 청년미팅이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청년미팅은 세계혈우연맹학술대회 전에 실시되는 청년환우 프로그램으로써 국가별 혈우병 조직운영과 리더자 양성 등을 목적으로 만 30세 이하의 각국 청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행사를 참석하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혈우사회에도 이같은 시설을 언젠가는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제 우리혈우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성숙되어 있고, 장년층 환우들의 ‘평생교육’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할 시점에 다가왔다. 더구나 2020년을 바라보고 있는 현재의 우리 시점에서 그 어느때보다 큰 관심을 가져볼만한 시기이다.

중요한 건 ‘혈우병 평생교육센터’의 설립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운영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혈우사회가 준비하고 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바로, 시설 설립자금 확보와 유지관리비용의 확보이다. 먼저 설립자금 확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운영을 통해 흑자 유지가 될 수 있다면 설립자금 확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따라서 흑자유지를 어떻게 이루겠는가 라는 것이 관건이다.

수입은 여러 가지 형태로 살펴볼 수 있다. 전제했던 것이 ‘힐링’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곳은 혈우환우들에게 최적화된 곳으로 의료시설인 물리치료, 요양시설, 휴양시설 등 신체적 정신적 힐링 공간이다. 장기적 집단주거뿐 아니라 일정기간 단기적으로 머물며 물리치료요법, 정신정서 교육 나아가 환우들의 휴양지로도 활용이 된다.

혈우환우들의 공동거주 형태의 ‘쉐어하우스’이다. 무료로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 비용을 받고 운영하는 곳으로 독거환우의 경우 만약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비 지원을 받는 경우 이곳에 일정부분 비용을 부담하고 장기 거주할 수 있다.

이곳에 입주한 환우는 2~3일에 한 번씩 예방요법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게 된다. 장년환우들이 소위 ‘귀찮아서’ ‘번거로워’ 예방요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 질환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 의료요양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을 수 있고 재활운동도 가능하다. ‘집단공장’등과 같은 산업생산시설을 갖출 필요가 없다. 일정 수 이상의 환우들이 집단 거주만 한다고 해도 그로인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치료제의 합법적인 도매 마진 위력은 매우 크다.

더구나 준비되고 있는 희귀질환관리법 또는 장애인시설 이용 등에 따른 정부지원을 받게 되면 시설 운영비용이 더욱 절감될 수 있지만, 이것은 별도로 생각한다고 해도 환우들이 집단거주만 유치된다면 많은 부분에서 발생되는 의료 수익이 있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운영수익도 가능하다. 질환관리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진행하게 되면서 그 경비를 혈우사회 외적 지출 비용이 아닌 혈우사회 내적 수입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장점이 있다.

코헴회 또는 재단에서 운영하게 된다면?

혈우사회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 분명하고, 상업화의 성공도 그 가능성이 높다. 환우회에서 운영을 하게 된다면 코헴회의 대표적 사업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만약 재단에서 운영을 하게 된다면 비영리 목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현재 각 지방에서 운영되는 재단부설 의원을 살펴보면 사실상 흑자운영이 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의료기자재와 인건비 등에 따른 고정경비의 지출 때문이다. 그 비용이라면 그 인원이라면 ‘평생교육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환우들에게 더 큰 베네핏이 돌아갈 수 있다.

또한, 혈우사회는 과거 경희의료원 ‘혈우병수술센터’ 건립을 위해 장기간 비용을 적립해 센터를 건립한바 있다. ‘혈우병수술센터’가 지금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되짚어 본다면, 혈우사회에서 환우들에게 지속가능한 프로젝트가 어떤 것이 더욱 효율성 있을지 생각해 볼만하다.

코헴회와 기업의 콜라보 운영?

사실, 특정업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코헴회에서 운영관리를 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운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예컨대 ‘해태제약회사’에서 환우들을 위한 혈우병교육센터 건립기금을 조성하고 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제공하며 프로그램과 환자관리 등은 코헴회에서 추가적인 인원(간사)을 두고 직접 관리한다면 일자리 창출도 될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환자유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부분에는 ‘해태제약회사’라는 특정 업체 때문에 공정거래법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법을 우회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없지는 않다. 꼭 필요하다면 가능케 하는 힘. 그 힘은 코헴회가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헴의집’과 차별…“논란의 여지가 없어”

코헴회는 현재 수술환우의 재활을 돕는 ‘코헴의집’ 운영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단기적으로 재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이와는 달리 ‘평생교육센터’는 장기적인 쉐어하우스이며 동시에 힐링 휴게장소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더구나, 시설매입으로 인한 자산의 증식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단체의 자산 확보에도 장기적 도움이 된다.

코헴회든, 재단이든, 또는 제약회사의 콜라보 등 관계없이 환우들을 위한 이같은 시설을 준비되어야 하고 누군가는 어디에선가는 분명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환우들을 중심에 놓고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양보하며 합의점을 돌출해 내는 것이 가장 무리 없이 조속한 시일내에 완성시킬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혈우환우들의 독거문제 치료방치문제 노후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보자.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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