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라이프 편집기자단 번개회식, 광명시의 어느 양꼬치 전문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길거리 음식’으로 잘 알려진 양꼬치. 어느새 우리나라도 양고기 음식문화가 깊숙이 자리잡혔고 몇 개의 골목을 지나면 ‘양꼬치 집’ 하나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양꼬치’하면 ‘칭다오’라는 맥주를 떠올리게 되는데 실제로도 칭다오 맥주는 양꼬치와 찹쌀궁합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양꼬치’전문점에 칭다오 맥주를 취급하지 않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양꼬치는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는데, 특유의 고기 향 때문일 수도 있고, 우리 입맛에 익숙하지 않은 향신료 ‘쯔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런 특유의 향 때문에 양꼬치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쯔란’은 중국어인데 우리말로 마근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커민’이라고 불린다. 이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의 씨앗인데 인류가 이것을 먹기 시작한 것은 오래된 고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커민은 고기에 뿌려 먹는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유럽에서는 치즈나 소시지의 향신료로도 쓰였다. 근래에는 터키요리와 그리스 요리에서 자주 쓰이는데 터키요리 중에 대표적인 ‘케밥’을 만들 때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됐다.

생소한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나라도 널리 퍼져있는 향신료이다. 대표적으로 햄버거 패티에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주부’로 잘 알려진 백종원 쉐프의 레시피 ‘비법’재료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쯔란’이다.

어쨌든 양꼬치는 쯔란을 뿌려 먹을 때, 제맛이 난다. 양꼬치가 꼬챙이에서 익어갈 무렵 그 구수한 냄새는 입 속에 침을 고이게 만든다. 그리고는 잠시 뒤, 상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빈 꼬챙이를 보게 되면 “아~ 과식했다”는 탄식이 나오게 된다. 누구는 10개를 먹었느니 누구는 20개를 먹었느니 경쟁하듯 꼬챙이를 세어보기도 한다.

▲ 신체적 건강은 심리·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좋은 식습관은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

이렇게 점차 익숙해지는 양꼬치는 희귀질환인 혈우병에도 궁합이 맞는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균형 잡힌 식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혈우병 환자들은 어린이든 성인이든 철분섭취가 중요한데 철분은 ‘동물성 철분’과 ‘식물성 철분’으로 나뉜다. 식물성 철분에는 두부나 호박을 섭취하면서 얻을 수 있고 ‘동물성 철분’은 간이나 조개, 굴 등에서 얻게 된다. 특히 붉은 고기류에서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쇠고기와 양고기가 그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그러다보니 양고기가 주재료인 ‘양꼬치’가 혈우병과 어울리는 음식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게 된다는 거다. 양꼬치로 철분을 보충하는 방법 중에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비타민C 함류량이 높은 음식과 같이 먹는게 좋다고 알려졌는데 ‘비타민C’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오렌지나 레몬, 브로콜리, 피망 등에 다량 함유 돼 있다.

이같은 식습관 정보는 14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국 최고의 의료기관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 환자들을 위해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메이요 클리닉은 ‘혈우병 환자에게 질환을 극복하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5가지 팁’을 안내하기도 했던 유명한 병원이다.

무엇보다도 희귀질환자들에게 어떤 특정한 음식이 좋다고 해서 그 음식만 ‘편식’하는 건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은 골고루 다양하게 음식을 접하는 것이고, 권장하는 음식들은 추가적인 옵션이라는 걸 잊지말자.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