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폐쇄되었던 강동경희대병원(서울 강동구 상일동)이 7월13일부터 진료를 재개하였다.

강동경희대병원은 혈우환자들이 수술 및 정형외과 진료, 응급치료를 위해 많이 이용하고 있는 몇 안되는 종합병원으로, 지난 6월6일 응급실 폐쇄, 18일 투석실을 제외한 병원 전체 폐쇄를 단행함으로써 여러 혈우환자들이 정상화를 간절하게 기다려 왔다.

그러던 중 지난 주말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되면서 13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격리 해제 기념식을 갖고 정상운영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진료재개 첫날(13일) 강동경희대를 방문했던 한 혈우환자 김수현(가명) 어린이의 보호자를 인터뷰하였다. 이 환자는 안과 진료를 받고 소아과 박영실교수와의 협진을 통해 17일 안과 수술을 예정하고 있다.

현재 병원 분위기는 어떤가요?
-아직은 어수선하고 입구에서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하고 있어 약간 걱정되지만, 철저하게 관리해서 격리해제된 만큼 신뢰가 간다. 같이 안과 진료를 대기하던 다른 환자를 오히려 내가 안심시켰다. 병원 직원처럼.(웃음) 첫날 보다 어제, 어제보다 오늘 환자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그리고 소아청소년과는 따로 출입구도 정해 놓아 더 안심된다.

그래도 우려가 없지 않았을 텐데 이곳에서 수술까지 결심한 이유는?
-수술 시기를 더 놓치면 안되겠다 싶었고, 안경점에서는 몇몇 병원을 추천하기도 했는데 강동이 혈우환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이고 박영실 교수님(소아청소년과)도 계셔서 이곳으로 정했다. 3개월 전 발목 급성출혈때랑 2년 전 용종 제거도 여기서 해서 팔로업도 할 겸. 그리고 코헴회에서도 여기를 추천해주었다.

소아청소년과와 협진은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박영실 교수님과 여러차례 상의했고 팩터 적절히 쓰면서 안전하게 잘 될 걸로 본다. 입원도 소아 전문병동으로 하게됐는데 5인실로 바로 들어갈 예정이고 두명이 먼저 입원해 있다고 들었다. 만족스럽다.

혈우환자가 응급상황이나 수술이 필요할 시 찾을 수 있는 종합병원은 서울에서도 강동경희대병원, 경희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정도밖에 없을 만큼 혈우병 치료접근성은 원활하지 못한 현실이다. 응고인자제제 수급문제와 혈우병에 경험있는 의료진이 많이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메르스 사태로 혈우환자들이 병원을 찾기가 더 어려웠는데 이렇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진료를 재개한 병원 소식으로 혈우병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곽영태 원장은 14일 국회 메르스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사태로 100억~110억원의 직접적 매출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고 진료 정상화를 이뤄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진과 보건의료 노동자들, 그리고 강동경희대측에 진심어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또한 수술을 앞두고 있는 혈우환우 김수현 어린이가 병원생활을 잘 보내고 건강하게 퇴원하기를 바란다.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