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 하가를 마친 혈우병 8인자 롱액팅 치료제 유씨비제약의 엘록테이트와 샤이어의 애디노베이트(오른쪽)

혈우치료제의 흐름변화가 본격화 되고 있다. 유씨비제약의 롱액팅에 이어 샤이어의 8인자 롱액팅 치료제가 식약처 허가를 마치고 복지부로부터 약가산정 기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감기를 늘린 ‘롱액팅’치료제가 과연 국내 혈우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혈우병 환자들에게 주사횟수를 줄일수 있다는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샤이어는 혈우병 8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리콤비네이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이어, 업그레이드된 ‘애드베이트’를 적절한 시기에 공급하면서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서 큰 규모의 점유율을 거머줬다. 이번에 식약처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롱액팅 치료제 ‘애디노베이트’까지 순항대체 된다면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국내 8인자 치료제 시장의 지배력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씨비제약의 롱액팅 치료제 ‘엘록테이트’가 ‘선점의 효과’를 거두게 되면 8인자 치료제의 시장점유율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 ‘엘록테이트’의 선점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시기적으로 보면, ‘엘록테이트’가 ‘애디노베이트’보다 약 5개월 정도 일찍 시판허가를 받고 복지부와의 가격협상 테이블에 먼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신약’에 대한 출시시기를 ‘식약처 허가 후 약 1년 이내’로 전망한다. 따라서 엘록테이트의 출시가 다소 빠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두 가지의 치료제가 ‘유사치료제’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더구나 식약처와 복지부의 모든 허가를 완료하더라도 많은 혈우병 환자들이 치료제를 처방받고 있는 ‘혈우재단’에서도 ‘약심회의’를 거치기 때문에 환자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출시 시점은 거의 유사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높다.

이에 따라 ‘엘록테이트’가 선점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혈우재단이 아닌 제2의 요양기관에서 먼저 처방될 가능성이 높다. 예상할 수 있는 수도권 요양기관은 ▲신촌세브란스 병원 ▲구로 연세재활의학과의원 ▲김효철 내과가 물망에 오른다. 아울러 종합병원에서는 약품코드 등 병원 내 행정절차가 뒤따라야하기 때문에 첫 처방은 “의원급 요양기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혈우병 치료제 처방 관련 의원은 종합병원, 또는 혈우재단의원에서의 처방여부를 먼저 살피는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의원급에서 먼저 처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다수의 혈우병 환자들은 ‘엘록테이트’의 첫 처방은 혈우재단이 아닌 다른 요양기관으로 내다보고 있다.

◇ ‘애디노베이트’의 순항대체 가능성은?

혈우병 환자들에게 ‘롱액팅’의 효과가 기대에 부흥하는 효과를 나타낼 경우 ‘애디노베이트’의 대체순항에는 특별한 허들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환자들에게 ‘롱액팅의 효과가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대체 기대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

‘애디노베이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환자들 층에서 흥미로운 점은, ‘애디노베이트’의 ‘롱액팅’효과보다는 디바이스에 더욱 큰 관심을 나타내 보이기도 하는데, 개선된 ‘박스젯3’ 디바이스로 공급이 될지 아니면 기존의 구형방식으로 공급이 될지를 놓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스젯3’는 환자들이 가정요법으로 치료를 받을 때 약품의 혼주(섞는)과정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면서 빠른 주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박스젯3’를 적용하게 되면 치료제 단가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복지부의 가격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의주시해 볼만하다.

◇ 글로벌 회사들의 합병(M&A),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외국계 회사들은 글로벌 본사에서 합병과 분사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제 혈우사회에서 눈여겨 볼만한 제약회사로 ‘사노피’사가 있는데, 이 회사가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를 인수 합병을 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사노피가 최근 ‘바이오버라티브’를 116억 달러(한화 약 12조 4236억원)에 인수하면서 조명되고 있다. ‘바이오버라티브’는 지난해 ‘바이오젠’에서 분사한 회사로 이 회사는 앞서 언급한 혈우병 롱액팅 치료제 ‘엘록테이트’와 9인자 롱액팅 ‘알프로릭스’를 보유한 회사이다. 이에 따라 국내 혈우사회에 관련있는 회사이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사노피’는 지난 2006년경 ‘아벤티스’와 합병하면서 ‘사노피-아벤티스’로 출범한바 있다. ‘아벤티스’는 환자들이 잘 알고 있는 ‘모노클레이트-P’의 제조공급사 이기도 하다.

어쨌든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료제 품목을 세분화하면서 나뉘고, 또 다시 합병하면서 돌고 도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되는데, 중요한건 회사가 바뀐다고 해도 혈우병 치료제는 그대로 공급되고 생산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샤이어’와 ‘사노피’의 관계이다.

▲ 샤이어코리아 김나경 부사장

먼저, 샤이어는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회사로 문희석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희귀질환 치료제의 국내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혈우병 치료제 부문에서는 박스터와 박스앨타를 거쳐 샤이어까지로 이어졌던 김나경 부사장이 헤드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노피’는 앞으로 혈우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사노피의 계열사로 희귀질환치료제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사노피-젠자임’의 헤드를 박희경 대표이사가 맡고 있어 주목할 만 하다. 박 대표이사와 샤이어의 김 부사장은 부부이다.

▲ 사노피-젠자임 박희경 대표이사

박 대표이사는 오랜 기간동안 혈우병 치료제를 국내에 공급해 온 한국와이어스와 한국화이자의 백신사업부 총괄상무를 거쳐, 2013년 사노피-젠자임의 대표로 발탁된 유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따라 두 글로벌 제약회사의 ‘부부수장’은 경쟁구도를 택할지, 아니면 파트너쉽을 발휘할지 큰 관전 포인트로 급부상되고 있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