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우리나라 혈우환우 최초로 올림픽 성화봉송에 나선 길명배 환우. 사진은 지난 여름 삼척 궁촌 해변에서
한 혈우환우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봉송 주자로 뛰게 되어 화제다.
바로 혈우환우 길명배씨(28세 / 혈우병A 중증)가 이번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의 일원으로 오는 21일 철원지역의 일부구간을 달리게 된 것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봉송 행사는, 작년 11월 1일 인천을 시작으로 101일간 남북한 인구수 7천5백만을 의미하는 7500명의 주자가 전국 각 지역 2018km를 달려 목적지인 평창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19일 현재 서울 구간을 끝내고 파주 지역을 지나가고 있다. 길명배씨는 사전 신청을 통해 이 7500명 안에 선발되어 21일 오후 12시40분경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한탄강길 약200m에 걸쳐 성화를 봉송할 예정이다.
길명배 환우는 성화봉송을 신청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올해로 30살이 되었는데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것도 있고 또 올림픽이라는 국가적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살면서 없을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길명배씨는 "주자로 선정되었다고 전화를 받았을 때 믿기지 않았다"면서 "원래 단체신청으로 했는데 혼자만 붙었다고 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이왕 주자로 선정되었으니까 영광스럽게 생각하자고 속으로 다짐했다"고 본지에 전해왔다.
▲ 성화봉송 행사에는 많은 사회 저명인사와 연예인들도 함께하고 있다. 사진은 가수 설현(오른쪽)과 지민
2018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봉송행사는 대한민국의 멋진 기후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남쪽에서 겨울이 아름다운 평창까지, 지그재그 형태의 경로를 기반으로 전국 봉송경로를 기획되었으며, 전국 17개 시•도 151개 시군구를 경유하는 경로로 마련되었다.
21일 철원 및 최북단지역을 통과하는 올림픽 성화는 이후 강원도 양구, 인제, 고성 등을 거쳐 올림픽 개막일인 2월 9일 평창에 도착할 예정이다.
봉송주자 선정은 안전 상 13세 미만의 어린이는 제외되었고 인종, 나이, 소득, 성별에 관계 없이 전 세계인 누구나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졌다.
▲ 19일 파주 통일대교 남단, 성화봉송 행사에서 토치 키스를 하고 있는 가수 김창완(오른쪽)과 정교성 상사
길명배 환우는 성화를 들고 달리는 데에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200m 정도 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진행된 성화 봉송을 보면 막 미친 듯이 전력으로 질주하지 않더라"면서 "그 정도는 무리 없이 완주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국가적인 행사에 일원으로 참여하게 된 만큼 자부심을 갖고, 또 이번 올림픽이 제 고향 강원도에서 열린다는 점에서도 뿌듯함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저에게 맡겨진 구간을 책임지고 임무완수하려고 한다"고 마음가짐을 밝혔다. 길명배씨는 혈우병 환우단체 한국코헴회의 강원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 길명배 지회장은 한국코헴회 청년들과 함께 1대100 퀴즈쇼에 나가 혈우병 환우들의 건강한 모습을 알리는 등 폭넓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최측은 모든 성화봉송 주자들에게 유니폼 상하의와 모자, 장갑과 가방이 지급되며 IOC 위원장과 조직위원장 명의의 주자 증서가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는 성화봉 구매 권리가 부여된다.
헤모필리아라이프에서는 21일 철원 현장에서 대한민국 혈우환우로서 최초 성화봉송의 역할을 맡게 된 길명배씨의 뜻깊은 걸음을 밀착 취재할 예정이다. 사진과 영상으로 생생하게 전달되는 현장의 설렘을 함께 만나보기 바란다.
길명배 환우는 "비록 짧은 거리를 뛰는 거지만 이번 성화봉송을 통해서 혈우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같은 사람인데 마음만 먹으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화이팅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