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더스 익스페디션' 첫 모임에서 힘찬 출발의 결의를 다지는 팀원들

혈우환우를 위한 맞춤형 사이클링 프로그램인 '브라더스 익스페디션'이 첫 페달을 밟았다.

한국 혈우환우들의 건강한 사회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서 '팀스퀘어'에서 주최하고 있는 이번 '브라더스 익스페디션'은 12월 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문 트레이닝센터 '사이클존'에서 10명의 참가환우(총 11명으로 구성)가 함께한 가운데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 한 데 모인 혈우환우들은 처음엔 조금 어색해하는 듯 했지만, 십수년 전부터 환자단체 한국코헴회 안에서 만나고 관계맺었던 형동생 사이인 참가자가 다수여서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어갔다. 특히 평소 사이클을 즐겨 타는 선수급 환우들도 이번에 함께 하게 되어 이들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반면, 아예 자전거라는 걸 처음 타보는 환우도 있었다.

▲ 전문적으로 사이클을 타던 환우들은 자신의 사이클복과 사이클을 가지고 참여했다

첫날 모임은 '브라더스 익스페디션' 프로그램과 코치진 소개, 시설 안내와 기초 사이클 트레이닝으로 진행되었다. 국가대표 출신의 장용진 수석코치는 코치진을 소개하면서 "도전에 나선 혈우환우들 응원하며 한명의 낙오자 없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고 원호경 코치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이제 우리는 '가족'이다"라며 "안전한 사이클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브라더스 익스페디션'팀과 함께 하게 된 장용진 수석코치(가운데)와 원호경 코치(좌)

오리엔테이션 이후, 기초적인 트레이닝에 속하는 '평롤러'(흔히 '평로라'라고 부름) 훈련을 시작했다. '평롤러' 훈련은 훈련장 바닥에 설치된 롤러 위에 실제 사이클을 올려 마치 런닝머신처럼 주행연습을 하는 훈련이다. 평롤러를 처음 타본 환우들은 중심 잡는 데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대부분 곧잘 페달을 밟아나가기 시작했다. 평롤러 위에서 굉음을 내며 인터벌 트레이닝(전속력 질주와 가볍게 타기를 반복)에 임하는 수준급 환우도 있었고 아직 적응이 덜된 환우들은 고정된 사이클머신으로 자리를 옮겨 근력운동과 페달감을 익히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한시간 가량의 트레이닝이 진행되면서 환우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운동복이 땀에 흠뻑 젖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오랫만에 '운동다운 운동'을 해서였을까, 힘든 기색보다는 뿌듯함을 엿볼 수 있는 표정들이었다.

▲ 평롤러를 탈 때 사이클 세팅과 자세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코치

한 참가자는 "자전거를 놓은지 3~4년 됐는데 다시 달리니까 기억이 살아나는 것 같다"면서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다리도 풀리지만 기분좋은 통증이다"라고 전했다. 사이클을 전문적으로 타는 한 환우도 "이제 시작이지만 코치님께 체계적으로 다시 배울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치진은 "사이클에 익숙치 않은 분들인데도 첫 연습에 발전하는 모습을 봤고 서두르지 않고 전체 팀이 함께 끝까지 가는게 중요하다"고 격려하면서 정규 모임이 있는 날이 아니어도 참가자들이 수시로 연습장에 나와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완전하게 적응한 환우들

'브라더스 익스페디션'의 정규 트레이닝은 앞으로 격주 토요일에 있게 되는데 두번째 모임은 크리스마스 시즌 때문에 한주 당겨 12월 16일에 진행된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2회차 트레이닝에서는 전문 사이클복과 헬멧 등 개인물품이 지급될 예정이다.

또한 실내 트레이닝 이후 서울근교 연습라이딩을 거쳐 내년 4월에는 강원도에서 열리는 국내 대회에, 6월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싸이클 대회에 일반인들과 함께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 '팀스퀘어' 관계자로부터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 평롤러를 처음 연습하는 환우들도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