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서경지회 임원선거를 통해 지회장으로 선출된 김은기 당선자와 대의원으로 선출된 박준우 홍경래 당선자(좌로부터)

서울경기지역 혈우병 환우의 새 얼굴들이 고개를 들었다.

한국코헴회 서울경기지회(수도권, 제주)는 18일 낮 12시 30분 서울 서초동 코헴사무국에서 지회선거를 치러 지회장으로 김은기(57) 회원을, 대의원으로 박준우(27), 홍경래(36) 회원을 선출했다.

김은기 지회장 당선자는 현 대의원으로서, 박준우, 홍경래 대의원 당선자는 임원 경력이 없던 회원으로서 각 자리에 당선되면서 서경지회는 이번 선거를 통해 '연임 없는' 새로운 인물들로 임원구성을 하게 된 셈이다. 아직 대의원 1석이 공석이긴 하지만 새 얼굴로만 임원이 구성된 것은 서경지회 역사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이며, 절반정도 치러진 올해 지역별 선거에서도 첫 사례이다.

▲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18일 서경지회 임원선거

이날 선거 현장에는 60여 명의 혈우환우와 가족이 운집해 이번 선거, 특히 지회장 경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평소 서경지회 지회모임에서 볼 수 없었던 큰 참여열기여서 일부 회원들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회장직에는 현 지회장인 김영기 후보와 현 대의원인 김은기 후보가 출마해 경쟁을 펼쳤다.

정견발표에서 김영기 후보는 "지나간 과거보다 현재성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어머니층과 청년층의 지회 접근성을 높일 것이고 서경지역 쉼터를 재단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본회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견제를 할 것이고, 회원에게는 기본적 참여와 연대를 요구해 선배세대가 연 혈우사회의 길을 잘 닦아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은기 후보는 "혈우환자의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대학병원 의료진들과의 관계를 지속해 치료환경 개선의 밑바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거환우 부식지원 등 환우에게 실질적인 복지지원을 하고 지회행사 예산에 대해서는 엄격히, 회원들의 자발적인 여가활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미래 혈우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개선된 치료제 도입에 노력하겠다"고 계획을 전하면서 "새로운 약이 나와도 재단의원처럼 약을 처방해주지 않으면 사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 김은기 지회장 당선자가 당선사례를 밝히고 있다

지회장 선거 투표의 결과, 총 56표 중 김영기 후보가 27표(48.3%), 김은기 후보가 29표(51.7%)를 얻어 김은기 후보가 간발의 차로 당선되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동점과 역전이 반복되어 회원들 사이에서는 탄식과 환호가 번갈아 나왔고 마지막 두 표에서 김은기 후보의 이름이 불려지면서 긴장감 있던 승부의 열기는 당선자에 대한 축하의 박수로 이어졌다.

동시에 치러진 대의원 선거에는 박준우, 유덕현, 홍경래 후보가 출마해 후보자 각각에 대한 찬반 표결을 거쳤다. 개표 결과, 박준우 후보가 34표, 유덕현 후보가 26표, 홍경래 후보가 36표의 찬성표를 각각 받아 박준우, 홍경래 후보가 대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유덕현 후보는 총 56표 중 찬성표가 과반을 넘지 못해 낙선되면서 대의원 1석은 공석으로 남겨졌다.

김은기 지회장 당선자는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경지회를 치료와 복지를 먼저 실행하는 지회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전하면서 "치료와 복지를 우선으로 하되 지회 회원들의 화합도 중요한 만큼 제가 이끌어 가는 서경지회는 모든 환우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지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당선사례를 밝히고 있는 박준우 당선자(좌)와 홍경래 당선자(우)

故 박건식 전 대의원 이후 서경지회 첫 20대 대의원으로 당선된 박준우 대의원 당선자는 "정견발표때 엄청 떨리고 더듬어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뽑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밝히면서 "지회장님과 다른 대의원분들과 함께 힘내어 서경지회를 더 활성화시키겠다"고 당선소감을 전했다.

IT계열 직업인으로서 청년층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홍경래 대의원 당선자는 "기본에 충실할 것이고, 거창한 계획보다는 한걸음씩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 김영기 현 서경지회장

그리고 지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김영기 후보는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람은 어느 기간, 혹은 모든 기간 동안 자신의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어있"다면서 "일과 가정의 양립에 힘드시겠지만 의존하는 타인의 위치에 코헴회도 넣어 주십시오", "여러분의 참여와 연대가 코헴회의 정명을 바로 세우는 길입니다"라고 전하면서 회원들의 코헴회를 향한 발걸음을 독려했다.

한편, 서경지회는 공석이 된 대의원직 1석에 대해서는 조만간 보궐선거를 통해 추가 선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경기지회는 지난 10월 정기모임을 통해 향후 치러질 선거부터 온라인투표 방식을 도입해 임원을 뽑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번 임원선거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서울경기지회의 참여의지와 페어플레이 정신, 혈우사회 정책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의 지회활동에도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 코헴사무국 가득 참석한 서울경기지역 회원들

▲ 환우 어머니들과 청년층의 참여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 동시에 진행된 대의원 찬반투표와 지회장 투표

▲ 투표를 마치고 담소를 나누던 김은기 후보와 김영기 후보

▲ 지회 임원선거 개표결과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