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혈우병 환자의 통증치료를 위한 침습요법에 병용해 쓰인 노보세븐의 투여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평원은 2017년 9월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서 심의한 이 '노보세븐 투여의 건' 등 8개 항목의 심의사례를 10월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본 건은 지난 3월 혈우 환자가 왼쪽 어깨 통증으로 입원하여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를 시행하고, 침습적 치료에 따른 출혈을 막기 위해 노보세븐알티주 250KIU 38바이알을 투여한 건에 대한 심사였다.

해당병원 의료진은 MRI 결과에 따라 경추부 추간판탈출증, 척추협착 진단하에 통증자가조절장치를 유지한 상황에서 재활의학과에 신경차단 등 협진을 의뢰한 결과 왼쪽 소원근 부위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를 시행했으며, 종양혈액내과 협진결과에 따라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 전후 노보세븐알티주를 투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심평원은 본 건에 대해 "교과서 및 임상진료지침에 의하면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의 금기증으로 출혈성 질환을 명시"하고 있어 "증상 발생 2.5일 만에 침습적 방법인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보험급여 삭감 결정을 내렸다.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는 통증유발점 부위의 단단한 띠의 저항감이 없어질 때까지 부채살 기법으로 상․하 방향, 내․외쪽 방향으로 반복적으로 주사하는 침습적 요법이다.

의료진은 소견서를 통해 "입원하면서 통증자가조절장치를 연결하고 진통제를 하루 5~7회씩 투여하였음에도 어깨 통증의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여 물리치료로는 즉각적인 통증 경감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를 시행했다"고 주사자극치료를 시행한 사유에 대해 소명하고 있으나, 심평원측은 "진료기록 및 검사결과에서는 근막통증증후군 관련 증상이나 징후 등이 확인되지 않는 등 통증의 원인이 근막동통유발점 주사자극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지가 불명확하다"고 삭감사유에 덧붙였다.

심평원측 자료에는 이 환자에 대해 '유전성 제8인자결핍'이라고만 표현되어 있으나 노보세븐 투여로 미루어보아 8번 응고인자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해당 병원과 의료진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항체치료에 대한 심평원의 보험급여 삭감 문제가 혈우병 사회의 풀리지 않는 오랜 숙제이자 환자들과 의료진을 위축시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현실 속에서 다시 한 번 대형 삭감 이슈가 부각된 것이다. 해당 병원과 심평원을 위시한 큰 틀의 혈우사회가 이번 건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삭감으로 병원측에 지급 보류되는 건강보험 급여는 약 1억 9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헤모라이프 구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