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약품청(EMA)이 지난주 혈우병 A와 B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예방적 피하주사제제인 화이자의 '마스타시맙'(제품명 힘파브지 : Hympavzi)에 대해 승인을 권고했다.

유럽 위원회(EU)는 EMA의 권고안을 검토해 몸무게 35kg 이상의 12세 이상 비항체 중증 혈우병 환자에 대한 마스타시맙의 최종 승인 여부를 향후 몇 달 안에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과 미국에서 'Hympavzi'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될 마스타시맙은 '항 anti-TFPI' 기전을 활용, 혈전형성을 저해하는 물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트롬빈 생성을 증가시키고 지혈을 촉진한다.

이 제제는 기존의 정맥주사 방식이 아닌 허벅지나 배 등 피부 아래 주 1회 투여하는 150mg 용액 제형으로 개발되었다. 출시될 경우, 혈우병 A에만 쓰이는 피하주사제 '헴리브라' 이후 최초 혈우병A, B에 공동 사용할 수 있는 예방적 피하주사제로 기록될 전망이다.

EMA의 이번 권고는 항체 유무에 관계 없이 12세 이상 혈우병A, B 환자 116명이 참여한 마스타시맙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BASIS(NCT03938792)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되었다. 시험 결과에 따르면, 마스타시맙은 응고인자 요법과 비교했을 때 항체가 없는 성인과 청소년의 출혈률을 상당히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험에서 비항체 환자는 6개월 동안 기존의 응고인자 대체요법을 받으며 관찰기간을 거친 뒤, 마스타시맙 300mg을 최초 투여한 다음 약 1년 동안 매주 150mg을 투여받았다. 마스타시맙 예방요법은 기존 응고인자 예방요법에 비해 연간 출혈률을 35%, 출혈시 응고인자 투여요법에 비해 9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타시맙 요법은 일반적으로 안전했고 잘 유지되었으며, 흔한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반응, 두통, 고혈압, 가려움증 등으로 보고되었다. 사망이나 비정상적인 혈액 응고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치료와 관련이 없는 4명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고, 우리나라 환자를 포함해 2명의 연구 참여 중단 사례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3상 BASIS 시험 내 항체를 보유한 참여자의 결과는 올해 연말까지, 별도의 12세 미만의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BASIS KIDS) 결과는 2028년 경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스타시맙은 EU와 함께 미국심품의약국(FDA)에도 허가 신청이 들어가 있어 올해 내에 FDA의 심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 단계와 같은 주시키트가 적용된다면 마스타시맙은 주사바늘만 갈아끼워 다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펜타입' 주사제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마스타시맙 외에도 모든 혈우병 타입에 사용될 수 있는 사노피의 '피투시란'이 내년 상반기에 FDA의 허가를 통과할 것으로 시계가 맞춰져 있다.

유럽과 미국이 앞다투어 혈우병 A와 B, 항체 유무에 관계 없이 모든 혈우병 환자가 사용할 치료제를 도입하는 과정에 있어 혈우병 치료 방향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