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을 통해 혈액응고 8인자가 뼈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놓고 응고인자제제와 비응고인자제제가 혈우병 환자의 건강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초의 비응고인자제제인 '헴리브라'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음을 논거한 2022년 논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HAVEN 3 임상에서 비항체 혈우병 A 환자의 뼈 관절건강에 미치는 에미시주맙의 영향(Effect of emicizumab prophylaxis on bone and joint health markers in people with haemophilia A without factor VIII inhibitors in the HAVEN 3 study)'이라는 제목으로 Haemophilia 2022 11월호에 실린 이 논문은 73주간 헴리브라를 투여한 비항체 중증 혈우병 A형 환자에서 헴리브라 치료 이전 대비 뼈 형성에 영향을 주는 바이오마커의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혈우병관절건강점수(HJHS)가 개선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논문에 의하면, 특히 1개 이상의 표적관절(target joint)이 있는 환자군과 40세 미만의 환자군에서 관절건강점수가 크게 개선되었으며, 나이가 어릴수록 관절건강 개선도가 높았다.

주요 결과를 자세히 확인해보면, 3상 임상인 HAVEN3 임상 대상환자인 비항체 중증 혈우병A 형 환자 117명 모든 환자군에서 기준선(baseline) 대비 49주차에 혈우병관절건강점수(HJHS)가 -1.86(95% CI -3.53~-0.20)으로 관절건강이 개선되었으며, 팔꿈치 -0.55(-1.24, 0.14), 무릎, -0.75(-1.25, -0.24), 발목 -0.50(-1.39, 0.38)으로 여러 관절에서 일관되게 개선되었다.

25세의 환자군에서는 기준선 대비 −3.08 (−5.25, 0.90)이 개선되었으며, 40세 환자군에서는 기준선 대비 −1.36 (−3.09, 0.37) 개선되어 나이가 어릴수록 관절건강 개선도가 높았으며, 개선된 결과는 49주부터 마지막 검사 97주차까지 유지되었다.

▲ HAVE 3 임상에서 헴리브라 투여 기간에 따른 혈우병 환자의 관절건강점수 변화 그래프

혈우병A 환자는 잦은 관절 출혈과 통증으로 운동량이 적어 골밀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헴리브라 투여 전 8인자 예방요법 혹은 출혈 시 8인자 투여를 받던 시기인 기준선(baseline)에서 개별 환자들 사이에는 뼈 및 관절 건강 바이오마커의 큰 차이가 있었지만 중앙값이 실험실 또는 문헌에 기반한 정상 범위 내에 있었다. 또한, 8인자 예방요법을 하는(prophylaxis) 군과 출혈 시 마다 8인자를 투여를 하는 (on-demand)군과의 뼈 건강 차이는 없었다.

기준선(baseline)에서 환자 연령이 증가할수록 뼈 형성(OC, P1NP)과 뼈 흡수(CTX-I) 관련된 바이오마커는 감소하는 반비례 관계가 있었으며, 성장기인 12-18세 미만의 청소년기 환자에서 높은 농도 값을 보였다. 이는 일반 성장기 연령에서 해당 지표가 일반적으로 증가한다는 기존 보고 내용과 일치한다. 연골 퇴행과 관련된 COMP바이오마커와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뼈를 분해하는 파골세포 형성(OPG / sRANKL, p < .001)에 대한 바이오마커는 환자 연령과 비례관계에 있었다.

스위스 Anna Kiialainen 박사 등 논문의 저자들은 종합적으로, 모든 환자군에서 8인자 예방요법 기준선(baseline) 대비 헴리브라 투여 73주차까지 모든 뼈 및 관절 건강 바이오마커 농도의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골 형성(P1NP, OC) 및 골 흡수(CTX-I)에 대한 바이오마커의 농도는 모든 시점에서 성인(>18세)보다 청소년(12~18세)에서 더 높게 관찰되었을 뿐, 이는 8번 응고인자에 대한 노출이 감소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에도 골 형성/흡수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보고했다.

8번 응고인자가 뼈 형성과 재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연구는 아직 쥐 실험을 통해 시작 단계에 있는 가설이며, 그것이 8인자 단독적 효과인지 트롬빈 형성(헴리브라도 같은 기전)으로 인한 복합적인 효과인지 더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 그에 대한 반박 근거가 되는 이 2022년도 논문도 비응고인자제제의 뼈 건강 영향에 대해 73주라는 한정적인 기간 관찰한 것이어서 추가적인 연구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HAVE 3 임상에서 헴리브라 투여 기간에 따른 뼈 건강 관련 각 바이오마커 변화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