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멀리 지나온 대야산의 능선

혈우환우 S의 취미는 등산이다. 국내외 수많은 산에 올랐고, 현재는 시간 날 때마다 백두대간 종주를 이어가고 있다.

S씨는 "남쪽으로 내려가는 남진은 작년 12월에 완주했고, 요즘은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면서 "전체 백두대간 종주는 내년 12월에 완주 할 것다"고 계획을 알렸다.

오늘은 백두대간 남진 12차 19구간인 버리미기재 ~ 대야산 ~ 늘재 구간을 다녀온 사진을 보내왔다. 새벽 일찍 등반을 시작해 암릉으로 이뤄진 낭떠러지 주변을 지나고 동이 틀 무렵에는 직벽까지 만나 스릴 넘치는 여정이었다고 한다. 총 18.7km 이동에 12시간 47분이 소요되었다고.

기자는 S씨가 종종 보내오는 산 사진들을 포토기사로 실으며 그저 잘 닦인 산책로 정도를 다녀오는 산행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가 운영중인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자세한 사진과 후기들을 보니 그것은 그야말로 날것 자체의 등반, 산사나이의 기록들이었다.

혈우병을 가진 중년으로서 어떻게 그런 활동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지만 평소 예방요법을 철저히 하고 어린 시절부터 운동으로 건강을 다졌다는 것 외에 S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다. 다만 최근들어 헬스를 통해 아름다운 몸을 만들거나 여러 스포츠에서도 비혈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는 혈우인들의 삶이 현재 많은 환자 가족들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감을 주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하다.

크리스 봄바르디어라는 미국의 산악인이자 혈우병 환자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정복하는 위업을 달성하고 그를 위한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되어 많은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힘을 주었다. 우리나라에도 S씨와 같이 도전을 이어가는 혈우병 환자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알려져 혈우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길 바라본다.

▲ 오늘의 등반루트

▲ 새벽에 만난 미륵바위

▲ 대야산에 오르는 좌측 직벽구간

▲ 직벽 위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 대야산 정상 표지석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