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혈우병을 가지고 계십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올해 환자단체 여름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혈우병 보인자로서 다른 혈우인들과 교류하고 특히 어린 혈우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가까이에서 보길 원하시는 마음에서 권유하셨습니다.

캠프에 참여하기 전 아버지와 함께 서울 재단의원과 코헴회에 가서 서울지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캠프의 일정, 제가 맡은 역할, 함께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누구인지 등을 전달받았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은 음료 제조였습니다. 다른 여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행사 전후로 커피와 주스를 만들어 나누어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캠프에 직접 가보니 음료 뿐 아니라 전반적인 행사 진행을 도우며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함께한 덕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2박3일 동안 일정을 마무리한 뒤에는 자원봉사자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는 시간에 혈우인, 혈우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요즘 약이 잘 나와 젊은 혈우인들 중에는 취미로 축구를 하기도 하고,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닌다고도 했습니다.

또한 혈우인과 결혼한 와이프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인자 중에는 시험관 시술을 통하여 자녀 계획을 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캠프에 참여해서 남들에겐 일상적이지 않은 혈우병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해도 이해하고, 그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혈우인들, 혈우인의 와이프분들과는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지만, 혈우병 보인자와는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더 많은 분이 2025 여름캠프에 참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길 소망합니다.

▲ "봉사활동 중 잠시 짬을 내 시원한 수영장에 발을 담갔습니다"

[혈우가족 이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