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마린 제약(Biomarin Pharmaceutical)은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혈우병 A 유전자 치료제인 록타비안(Roctavian, valoctocogene roxaparvovec-rvox)의 상업적 개발을 미국, 독일, 이탈리아의 3개국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마린은 2022년에 유럽연합에서, 2023년에 미국에서 승인된 이 유전자 치료제의 수익을 창출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 이력을 살펴보면, 올해 2분기에 미국에서 3명의 환자와 이탈리아 2명의 환자가 유전자 치료제를 투여 받아 700만 달러(약 93억원)가 조금 넘는 수익을 냈다.

바이오마린은 치료제가 승인되고 환급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이 3개국에서 록타비안의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국가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바이오마린은 제조 및 임상시험 등록을 중단하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른 노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마린의 목표는 록타비안과 관련된 연간 비용을 6,000만 달러(약 800억원)로 줄이는 것이며, 이를 통해 내년 말까지 유전자 치료제가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마린의 사장 겸 CEO인 알렉산더 하디(Alexander Hardy)는 회사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록타비안이 중증 혈우병 A 환자에게 중요한 옵션이 될 것이라 믿고 있으며, 이 치료제를 통해 단 한 번의 치료로 수 년 간의 출혈을 통제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요자원을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록타비안이 수익성에 기여하는 동시에 환자에게 안전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록타비안은 환자에게 8번응고인자(FVIII) 유전자의 정상적인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전자 치료제이다. 혈우병 A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과도하고 장기간의 출혈 에피소드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록타비안은 일회성 단일 요법 치료제로 출혈 위험을 줄이고 기존의 응고인자 예방요법의 필요성을 낮추거나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마린의 록타비안은 미국에서 약 300만 달러(약 40억원)에 달하는 가격을 가지고 있지만 보험 환급 및 시장 접근성에 대해 자격이 있는 환자가 충분히 요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마린은 타겟으로 결정한 3개국에서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험사와 환자가 직접 단일 환급 계약을 채결하고, 더 많은 혈우병 치료센터가 록타비안을 투여할 준비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마린은 록타비안에 관심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를 적용하기 위해 독일의 보험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환자의 접근성과 관심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마린은 록타비안의 개발에 다른 측면을 적용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개발 및 제조에 대한 투자 감소가 포함된다. 현재 록타비안은 유전자 치료법의 예상 수요를 충족할 만큼 생산되었기 때문에 판매가 확장되지 않는 이상 새로운 제조시설은 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 측면에서는 현재 진행중이거나 새로운 임상시험에 참가자를 등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오마린은 이미 치료를 받은 많은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안전성 및 효과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디 사장은 “우리는 혈우병 커뮤니티와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및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원을 계속 제공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규제 약속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 데이터는 혈우병 A 환자들에게 록타비안의 임상적 장점을 계속 입증해 주고 있다.

록타비안의 승인을 뒷받침해준 3상 GENEr8-1 임상시험(NCT03370913)의 가장 최근 업데이트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를 받은 후 4년 동안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주문형 치료가 필요한 출혈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마린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82%)는 일상적인 예방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삶의 질 측정도 일반적으로 개선되었다. 아울러 이전 1/2상 임상시험(NCT02576795)의 7년차 데이터에서도 환자의 출혈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마린의 글로벌 연구 개발 사장인 행크 푸치스(Hank Fuchs, MD) 박사는 “주요 프로그램에서 500명 이상의 환자를 연도별로 관찰한 결과 록타비안의 치료 후 입증된 지속적이고 놀랄만한 출혈 제어에 계속 감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증 혈우병 A 환자의 만성 치료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록타비안은 상당한 치료적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