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혈우병 대표환우회인 한국코헴회(회장 박정서)가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경남 양산에 위치한 에덴밸리 리조트에서 ‘2017 한국코헴회 여름캠프’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코헴캠프는 환우 중심캠프와, 가족과 함께하는 캠프로 번갈아가며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캠프역사는 지난 1987년부터 이번 캠프행사까지 31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횟수를 거듭해 가면서 캠프는 그 규모와 내용이 크고 다채로워졌다. 단순한 교육이나 흥미꺼리로 채워지는 행사가 아니라 감동과 환호와 즐거움이 어우러진 캠프가 됐다.

이번 행사는 경남지회(표재근 지회장)의 주관으로 환우중심 캠프형식으로 행사가 진행됐는데도 참가인원이 36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시간을 되돌려 행사를 첫날부터 지켜보자.

▲청년 자봉단들이 참가자의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등록을 일찍 마친 참가자들은 레드타이챌린지애 참여하면서 즐기고 있다.

첫날, 코헴캠프 D-Day

전날 행사장에 도착한 선발대의 꼼꼼한 준비로 환우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개인 지급 물품을 미리 준비했다. 행사 당일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환우들이 탑승한 버스가 속속히 행사장에 도착했다.

도착한 순서대로 줄지어 명찰과 개인지급물품이 담긴 작은 백을 하나씩 받았다. 그 가방 안에는 기념 타올과 행사에서 입게 될 셔츠 그리고 손 선풍기 등이 담겨있었다. 이어 참가자들은 방배치도를 살펴보고 자신의 방에 짐을 풀었다. 개회식이 열리기 전까지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자유시간 동안 ‘레드타이챌린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인스타그램 포토프레임’을 걸치고 기념 촬영도 했다. 특히 이번에는 ‘레드타이챌린지’ 스티커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레드타이 복장을 연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황태주 이사장님과 치료관련 의료진

▲혈우재단 직원들, 의무실에서 혈우병 환자들의 건강체크를 진행했다.

▲대만 홍콩 미국 등에서 캠프 참가자들이 레드타이 챌린지 포토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해모라이프>의 ‘캠프데일리’가 첫날부터 발행됐기 때문에 행사장에 도착 후 곧바로 캠프소식지를 받아볼 수 있었다. ‘캠프데일리’ 메인페이지는 바로 몇 시간 전에 지회를 출발하는 회원들의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개막식에 참여중인 VIP인사들 우측부터 박정서 코헴회장/ 박상규 울산대 교수/ 유기영 혈우재단 원장/ 유철주 신촌세브란스 병원 교수

오후 5시 30분, 예정됐던 개회식이 시작됐다. 코헴회 박정서 회장을 비롯해서 혈우재단 황태주 이사장의 축사와 신촌세브란스 소아청소년암센터 유철주 교수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 코헴회 남용우 사무국장은 “매년 코헴회 여름캠프에 방문을 하시면서도 조용히 앉아 계시다가 환자진료만 하셨던 혈우재단 유기영 원장님께 축사를 부탁한다”며 “갑작스러워 당황 하실 수도 있지만 축사를 부탁한다”고 말하면서 유 원장을 참자가들 앞에 소개했다. 즉흥적으로 단상에 올라 축사를 부탁받은 유 원장의 축사는 회원들에게 가장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국혈우재단 황태주 이사장의 축사인사말

▲한국혈우재단 유기영 원장의 인사말

개회식에 이어, 첫날 메인 프로그램인 '알쓸참이'(알아두면 쓸모 있고 참신한 이야기들)가 세대별로 나눠져 진행됐다. 동시에 진행된 ‘알쓸참이’는 4가지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됐다. ▲'실제상황 CPR' : 심폐소생술 교육 (블루크로스 의료봉사단) ▲너는 내 운명 : 혈우 부모 심리치유 프로그램 (윤은정 심리치료사) ▲겟잇헬스 : 장년층 건강관리 교육 (부산대 신호진 교수) ▲비정상 회담 : 청년층 미국혈우재단 임원 미팅 (말리 웨튼 NHF 유스프로그램 담당자) 프로그램마다 매우 특색있게 진행됐고 회원 호응도 역시 높았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 저녁 자유시간 후 취침시간으로 안내되었으나 오래간만에 만난 환우들은 삼삼오오 짝을지어 대화의 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둘째날, 코헴캠프가 무르익는 최고조의 날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가는 입구에서 캠프데일리 2일차 소식지가 배포됐다. 첫날 진행됐던 행사와 포토제닉, 회원 미니인터뷰와 둘째날 핫이슈 프로그램 정보 등이 담겨 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 회원들은 건강 체크를 하고 출혈유무 컨디션 관리 등에 따라 치료제 투여하거나 가볍게 산책을 했다.

이어, 캠프장에 도착해서야 알게 됐던 혜민스님의 초청 강연이 진행됐다. 캠프 전까지 비밀유지에 각별히 신경 썼던 메인 이벤트였다. “부디~ 행복해 지기를~” 혜민스님의 강연이 끝나자 이처러 출구부터 회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마주치는 회원에게 덕담을 던졌다. 그 이유는 상대에게 필요하고 생각되는 말을 해 주자는 혜민스님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혜민스님의 초청 강연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고 회원들은 높은 평가를 했다.

▲혜민스님 초청강연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혜민스님

초청강연이 정적인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제는 동적인 프로그램시간이 이어졌다. ‘물놀이’와 ‘부산 국제시장 투어’를 선택해서 진행하는 순서가 마련됐다. 대체적으로 아이들은 물놀이를 선택했고 성인 환우들은 천만관객을 동원했던 ‘국제시장’의 꽃분이네 가게를 찾아 나섰다.

▲환우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

▲선택프로그램, 국제시장 투어에 나선 참가자들

▲국제시장에서 꽃분이네 가게를 찾아 온 모습

오후 5시 반 무렵 선택 프로그램을 마친 뒤, 숙소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는 뷔페식으로 마련된 저녁 식사가 이어졌다. 잠시 후 식사가 마무리 될 쯤, ‘캠프의 꽃’이라고 불리는 ‘코헴의 밤’ 행사가 열렸다. 지회별로 개인별로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특히 ‘범석이네 헤모맘’의 화려한 댄스는 압권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조용조용한 이미지로 관리(?)해 왔던 분께서 무대에 오르자, 화려한 조명과 함께 “생선을 먹을 땐 가시 발라먹어 수박을 먹을 때는 씨 발라먹어”라는 가사말이 담긴 싸이의 신곡이 흐르기 시작했다. 리듬에 맞춰 화려한 몸동작이 펼쳐졌고 행사장은 순간 환호성과 감탄사가 연발됐다. 아! 이 장면을 놓쳤던 분들은 얼마나 통곡할고~

▼코헴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던 그녀

▲경남지회 어머니들이 먹거리잔치에서 봉사자로 나섰다.

장기자랑이 끝나고 시상식을 갖은 뒤, 마지막 날 밤 환우들의 대화는 잔과 잔을 부딪치며 네버엔딩이었다. 아이들은 옆방에서 마치 CGV같은 분위기 속에 팝콘과 함께 즐기는 영화감상 속에 빠져들었다.

▲레드타이 포토프레임~

▲레드타이챌린지 스티커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복장을 연출한 모습

셋째날, 아쉬움을 달래며 내년을 기약

마지막 날 프로그램은 ‘사랑의 경매’였다. 코헴회에서 후원받은 물품을 내 놓고 입찰경쟁을 통해 최고가로 낙찰 받은 참가자가 물품을 가져가는 형식이다. 1만원 짜리를 1/10 가격인 ‘천원’부터 입찰을 했다. 시중가보다 매우 싸게 물품을 구입해 갈수 있다. 특히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혈우환우를 위한 공익 목적으로 전액 사용하게 된다.

▲ 우측부터 김효철내과 김효철 원장과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 전수지 간호사

▲밝게 웃고 있는 코헴회 박정서 회장

혈우재단에서는 온찜질기를 마련했고 코헴회 박정서 회장은 스텐드, 코헴사무국에서는 선글라스를 경매에 후원했다. 제약회사 직원들도 경매물품을 마련했다. 화이자에서 남성용 화장품세트 등 녹십자 이수앱지스 등등 여러 곳에서 회원들에게 관심 모을만한 물품을 내놨다.

‘사랑의 경매’가 끝나자, 단체 기념촬영을 했다. 전날 숙취 때문인지 참석규모와는 다소 차이가 났지만, 역시 ‘유종의 미’는 단체사진에 자신의 모습을 남기느냐 아니냐가 크게 좌우한다는 코헴회 남 국장의 안내에 따라 전원활영, 지회별 촬영, 모임별 촬영 등으로 이어졌다.

이번 코헴 여름캠프는 특색 있는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대만 홍콩 미국 등에서 외국환우들이 참가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첫날 첫 번째 프로그램부터 마지막 날 기념촬영까지 우리 환우들과 함께했다. 아쉬움 부분이 있다면, 소위 ‘역대급’이라는 표현처럼 제약회사에서 많은 인원들이 참석을 했으나, 마지막까지 환우들과 함께 자리에 남아 있던 회사들은 몇 곳 밖에 눈에 띠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함께 호흡하는 혈우사회 구성원으로써 이들에게 역할을 맡기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의전 해야 할 ‘외부인사’라기 보다는 ‘자원봉사’의 역할이나, 특정 프로그램에서의 포지션을 마련할 필요성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헤모라이프 김태일 유성연 하석찬 기자 /사진=황정식 기자]

캠프의 마무리는 단체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