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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톡톡> 모스크바여 안녕연휴, 채규탁 기자의 러시아 여행기 #3
채규탁 객원기자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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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2  13: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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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리아라이프에서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거나 여행, 출장, 유학 등의 이유로 바다 건너에 나가는 혈우환우들의 이야기를 묶어 <글로벌톡톡> 코너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이 해외 일정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현지 혈우병 환경은 어떠한지, 드넓은 세상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글과 사진을 통해 멀리서나마 함께 공감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연휴, 채규탁 기자의 러시아 여행기 #2에 이어..

▲ 모스크바 공항철도 첫차를 맞이하는 붉은 햇살

베를린 공항에서 쪽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비행기에 몸을 실어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니 어느덧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공항열차 첫차를 타고 모스크바 도심의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예약해둔 숙소는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짐을 그대로 든 채 모스크바 우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박물관 주변은 넓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어 공원만 돌아봐도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박물관 개장시간도 아직 되지 않아 주변은 출근하는 사람들만 지나갈뿐 관람객은 없었다. 그래서 박물관공원 주변을 돌아 다니다 눈에 들어온 TV타워 쪽을 향해 이동했다.

▲ 러시아가 우주개발에 강국이었음을 자부하는 우주박물관

타워 주변까지 가니 근처에 호수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호수에서는 현지인들이 한가로이 낚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저런 평화로운 현지 모습을 보며 걸음을 옮겨 타워에 도착하니 학교에서 견학을 하러 온건지 수십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막 개장하려는 시간이고 많은 학생들로 복잡할 것 같아 주변만 맴돌다 예약한 호텔에 짐을 정리하고 다시 오겠다는 마음으로 돌아섰다.

이동을 위해 지하철역으로 들어섰다. 지하철역사는 역시 어딜가나 45도 이상으로 비탈진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고 지하 깊숙히 들어갔다. 승하차 플랫폼 역시 대리석의 고급진 벽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여기가 지하공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사전 정보에 의하면, 각 주요역의 플랫폼은 화려하게 각기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졌다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유독 눈에 들어왔다.

▲ 지하철 플랫폼의 화려한 구조

환승구역은 대부분 지하통로로 복잡하게 이어져있지만 별도의 환승절차는 없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고, 몇군데 역사를 이동하며 구경하다가 근처에 모스크바 대학교가 있다는 정보를 얻고 밖으로 나와 학교로 향해 갔다. 대학 캠퍼스의 규모도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건물과 함께 광활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중 제일 눈에 들어온 건, 좌우 시계탑 형식에 가운데 건물 정상엔 화려한 장식과 조각상들이 늘어진 대학 본관 건물이었다. 대학 주변 역시 공원형태로 조성되어 있다보니 산책하는 현지인들도 많았다.

▲ 모스크바 대학교의 본관건물과 설립자인 미하일 로모노소프의 동상

발 닿는대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체크인 시간이 다가와 호텔로 향했다. 도착한 호텔은 다행히 영어로 소통이 되는 관광호텔이라 어렵지 않게 체크인을 할수 있었다.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별도의 거실과 주방, 침실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십만원이 안되는 비용으로 이런 곳이라곤 생각도 못하여 처음엔 잘못 들어온 줄 알고 예약 내역서와 카드키 번호를 몇 번 확인해보았는데 제대로 찾아온 방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밤을 좀 더 아늑하게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정리하곤 잠깐 쉬고자 침실에 누웠는데 그동안의 여행피로가 누적됐는지 네 시간 넘게 잠이 들었다가 겨우 눈이 떠졌다.

▲ 모스크바 TV타워. 익숙한 형상이다.

그렇게 꿀잠을 자고 나서, 밖은 아직 어둡지 않아 오전에 발길을 돌렸던 TV타워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모스크바에 있는 TV타워 역시 보안검색이 까다로워 전신 X-레이 스캔까지 받고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타워 위로 고속엘리베이터를 1분여 타고 올라가 도착한 전망대에는 이제 막 해가 지려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유리창 너머로 모스크바의 도심을 한눈에 담았다. 보이는 풍경과 상단의 주요지점을 표기해둔 배경사진을 비교해 가며 한바퀴를 돌아봤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배경이 보여 자세히 보니 엘크아일랜드라 불리는 공원으로 울창한 자연녹지가 펼쳐진 모습이 타워에서 멀리 바라봐도 눈에 확 들어왔다.

▲ 요건 TV타워에 올라 직접 찍은 시내 전경

그 곳은 도심 속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한다 했으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만으로도 끝없는 자연의 위대함이 보였다. 타워에서 바라보는 도심의 생동감을 지켜보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저녁식사 시간을 놓치기까지 했다. 항상 가는곳마다 시간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니, 다음에 또 언제오나 하는 기대감이 여행을 떠나게 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하며 1층으로 내려와 타워의 풍경이 담긴 사진작품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봤다.

▲ TV타워 안에 전시된 구름위 모스크바 시티타워 사진

나는 길지 않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풍경과 고요함을 뒤로 한 채 숙소로 복귀했다. 늦은 시각이다 보니 룸서비스를 이용해 배를 채우고 하루를 정리해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길게만 느껴진 여행일정에서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까 고민하였지만 이런저런 모든 부분이 새롭고 낯선 경험에 더해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막바지의 여행일정인 만큼 무사히 한국으로 복귀하기 위해 무리하게 돌아다니지 않도록 다짐하며 힘차게 일정을 시작하였다. 첫 일정은 언제나 설레는 '조식'이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워야 뭘하고 돌아 다닐 수 있는 것은 물론, 예방요법으로 주사를 맞아 주는 것 또한 필수라 할 수 있다.

첫번째 지역은 타워 갤러리에서 눈에 띈 건물들이 모여있는 국제 비즈니스 센터로 이동하였다. 이곳에 도착하니 위로 쳐다보면 눈이 부실 정도로 높은 건물들이 한곳에 모여있어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건물 하나를 놓고 봤을 때는 각자 다르게 디자인된 외관으로 시선을 끌었지만 실상 건물내부는 한참 공사가 진행중인 곳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거리는 썰렁하였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을 찾아가니 쇼핑센터였고 이른 시간이었으나 현지인들도 제법 있었다.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지만 쇼핑을 하러 온 게 아니다 보니 건물 내부를 구경삼아 눈으로만 보고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였다.

처음 와보는 도시에서 대중교통 이용은 아무래도 여행의 꽃인 것 같다. 스마트폰 어플의 모스크바 지하철 지도를 비롯하여 구글지도가 실용적이었다. 그 중 지하철 노선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며 빨간별로 표기되어 역명이 ‘Okhotny Riad’ 에 도착하여 지상으로 가니 이곳은 지금까지 둘러본 곳과는 다르게 현지인보다는 관광객들로 붐볐고 거리 곳곳에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검색찬스를 통해 알아보니 이곳이 바로 붉은광장이었고, 주요관광지가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면서 러시아의 최대 이벤트인 전승기념일 퍼레이드를 위해 거리 곳곳에 준비가 한창이었다. 시간만 잘 맞추면 예행연습하는 장면을 볼 수있다고 인터넷 상에 나와있었지만 아쉽게도 무기를 실은 차량들이 지나가는 모습 정도만 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 모스크바강을 따라 펼쳐진 궁전과 그를 둘러싼 성벽의 웅장한 모습

모스크바의 전승기념 행사는 우리나라 19대 대통령 선거날이기도 했다. 광장 전체적으로 역사가 깊은 곳이다 보니 건물들 또한 옛풍경 그대로 유지되고 멋이 더해져 거리 자체만으로 고전의 아름다움이 풍겨졌다. 모스크바강을 따라 펼쳐진 붉은색의 성벽은 웅장함의 끝판왕이었다. 강변을 따라 걸어가니 붉은광장에 대표로 자리잡고 있는 '성 바실리 성당'이 보였다. 고전게임 '테트리스'의 배경 이미지이기도 한 건물이다. 건물 내부를 비롯해 광장 주변 역시 전승기념일 주요 행사공간이다 보니 바리케이트로 통제된 상태였다. 그래서 내부는 살펴볼 수 없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눈으로만 담고 가는 곳이 되었다.

▲ 붉은광장에 있는 성 바실리 대성당 (옛 테트리스게임의 디자인에 쓰이기도)

이렇게 어느덧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살펴보니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항으로 돌아섰다. 나라간 이동으로 자주 방문하게 된 모스크바의 공항은 이제 제법 익숙해져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탑승시간이 다가오니 여행기간이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여유있게 많은 곳을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나름 계획없이 기본적인 비행 티켓만 예약하고 그 일정에 맞추다보니 이런저런 돌발상황에도 부딪혀 흥미로웠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는 이점은 있었다.

비행기 좌석에 앉아 출발하니 하늘 아래로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비행시간은 8시간이 안되었지만 시차로 인해 중국 상공쯤에서 해가 다시 뜨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비행기안에서 해가 지고뜨는 보기드문 경험까지 하며 여행의 잊지 못할 특별함을 간직하게 되었다. 십여일 간의 짧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나의 인생에 있어 소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좋은 추억을 남기며 무사히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총 세편의 부족한 여행기가 우리 혈우환우들에게 "나도 떠날 수 있다"는 용기와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는 발견을 동시에 주었으면 좋겠다.

▲ 예술극장으로 가는 거리에 건물물을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 지하철로 내려가는 격한 각도의 엘리베이터
▲ 지하철 역사 내부의 장식이 제정러시아의 융성함을 선전하고 있다.
▲ 모스크바 대학의 본관
▲ 우주박물관 가는 광장에 있는 화려한 분수

[헤모라이프 채규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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