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아들 케일럽(Caeleb)과 나는 최근 뮤지컬 “헤밀턴(Hamilton)”이라는 훌륭한 작품을 보았다. 무대위의 공연자들을 보면서 나는 내 아들을 힐끗 보았고 그의 얼굴이 공연자들의 액션에 흠뻑 빠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시선은 고양이처럼 무대 위를 가로질러 움직이는 무용수들과 가수들에 꽂혀 있었다. 우리 둘 다 “제4의 벽”을 뚫고 관객들에게 쏟아지는 놀라운 장관과 에너지에 휩싸여 있었다. 쇼가 끝난 후 케일럽과 나는 뮤지컬의 역동적임에 감동했고, 헤밀턴의 아내 엘리자의 낙담에서 엔딩의 헐떡임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을 매료했다는데 동의했다.

헤밀턴이라는 뮤지컬 쇼는 알렉산더 헤밀턴의 역경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그의 놀라운 결의를 중심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그의 자존심은 치명적인 몰락을 야기하지만 그의 유산은 수세기 동안 살아 남게 된다. 헤밀턴의 이야기는 혈우병을 앓고 있는 내 아들들과 우리들의 어려운 상황, 특히 주사 주입을 통해 어떻게 승리했는지를 생각나게 한다.

케일럽과 큰 아들 줄리안(Julian)은 각각 바늘에 대해 극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극복 방식이 달랐다. 우리 아들들의 투쟁에 대한 해답은 그들의 힘에 대한 자각과 함께 다가왔다. 줄리안은 주사를 투입할 때 주변에 그의 또래 아이들이 있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곤란한 상황에서도 차분히 있으면서 힘을 되찾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케일럽은 자신의 페이스로 마음을 가라앉히며 통제권을 가지는 법을 배웠다. 나는 옆에 서서 그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기를 기다렸다. 그가 준비되었다는 신호이다. 어떨 때에는 30분이 걸리기도 했지만 어떨 때에는 빨리 준비되기도 하였다. 나는 그가 주사 맞는 것을 서두르지 않고 대신 케일럽이 신호를 보내기를 기다렸다. 내 아들이 신호 보내기를 기다려 줌으로써 우리는 오히려 시간을 절약했고 그를 억누르는 감정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불행히도 우리는 때때로 다른 장애물에 부딪히곤 했다. 응고인자제제를 정맥에 주입하는 동안 때때로 피부 위에 볼록 튀어나오는 모양이 나타나곤 했으며 케일럽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의 외침과 피부의 돌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바늘이 더 이상 정맥 내에 있지 않았고 그는 여분의 액체를 수용할 수 없는 공간으로 약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번은 케일럽에게 정맥에서 바늘이 제자리를 잃어버렸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아빠, 우리가 바늘을 놓은 곳에 불이 난 것 같았어요.”라고 말을 했다. 나는 아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고 다음 번 투여를 위해 '정맥 쇼핑'을 해야 할 때에는 훨씬 더 조심해야겠다고 약속했다.

해밀턴처럼 내 아들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을 뛰어넘으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시 썼다. 무대에서는 해밀턴의 일생 동안 견뎌낸 모든 도전을 이겨내고 놀라운 기쁨의 축가가 흘러나왔다. 마찬가지로, 환상적인 맥도날드(MacDonald)가의 소년들이 수년 동안 보여준 용감함을 회상하면서 엄청난 행복함을 느꼈다.

간병인이자 아버지로서 나는 혈우병 치료의 발전 덕분에 더 이상 아들들의 정맥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엄청난 축복을 느끼고 있다. 아내와 나는 정맥 주사의 길고 날카로운 바늘을 견딜 수 있도록 아들을 안고 기도해야 했던 감정 고갈의 시간들이 지나감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 있지만 자기 관리에 대해서는 두려움 없는 접근 방식을 가지고 혈우병 세계에서 모든 역경에 직면하여 계속 승리를 거두고 있다. 나는 나의 아이들의 삶의 질을 계속 향상시킬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하여 자신감을 얻고 있어 신에게 감사드리고 있다.

케일럽과 나는 극장을 떠날 때 공연과 우리가 함께한 환상적인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우리는 쇼의 흥분을 함께 나누었고 함께 즐긴 멋진 저녁에 감사를 표했다. 우리는 함께 웃으며 생각했다. “혈우병은 우리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헤밀턴’은 세상에 엄청난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가 좋은 기회에서 승리하기 전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