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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톡톡> 베를린을 수놓은 역사와 자연연휴, 채규탁 기자의 러시아 여행기 #2
채규탁 객원기자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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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4  06: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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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리아라이프에서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거나 여행, 출장, 유학 등의 이유로 바다 건너에 나가는 혈우환우들의 이야기를 묶어 <글로벌톡톡> 코너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이 해외 일정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현지 혈우병 환경은 어떠한지, 드넓은 세상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글과 사진을 통해 멀리서나마 함께 공감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황금연휴라고 하여 모두 다 쉴 수 있는 연휴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그동안 길고 긴 사회생활과 사랑스러운 일상생활을 잠시 접고 긴 국외 여정을 선택했다. 이동하며 여러 난관에 부딪히는 상황이 있었지만 초반일정이 나라별 중심지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면 후반일정은 도시 구석구석으로 투어를 하였다.

정해진 관광지를 코스대로 가는 패키지여행이 아니다 보니 자유롭게 특별한 장소를 정하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돌아다녔다. 러시아 횡단열차 안에서 2번의 어둠을 뚫고 러시아의 중심도시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다. 역 주변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 달랐지만 광장주변이라 북새통이었다. 도착한 시각은 낮시간대여서 그런지 태양은 강열했지만 맑은 하늘에 선선한 바람 덕분에 포근한 봄날씨였다.

탐방 첫날은 모스크바를 본격 여행하기에 앞서 항공편으로 독일 베를린을 경유해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공항가는 방향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후 지하철노선표를 열심히 파악해 역입구를 찾아 헤맸다. 찾아간 지하철역은 건물상단에 M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찾아가는데 어렵지 않았다. 횡단열차가 도착한 역에서 생각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어 그렇기도 하였다.

역 입출구 문이 나눠져 있었다. 약간 낯설긴 했지만 입구만 잘찾아간다면 사람들 가는 방향으로 쭉 따라가 매표소가 나오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매표소는 찾았고 언어의 장벽에 다시 부딪힐 위기가 있었지만 표를 구매할 수 있는 기계가 있어 그쪽을 선택하였다.

그렇게 전철로 모스크바 공항까지 도착하였다. 나는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출입국 심사장으로 향했다. 그곳엔 복불복이라 깐깐한 심사원이라도 걸리면 FM대로 질문을 한다고만 들어 늘 심사전에 가려는 목적이 뭐냐는 등 기본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하였다. 해외로 나와본 경험이 많지 않아 제일 긴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되어 심사원 앞에 서 가지고있는 여권과 티켓을 전해주니 여권을 유심히 보더니 끼고있는 안경을 벗으라하고 얼굴을 정면으로 보이게끔 각도를 맞춰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여권사진과 얼굴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질문이 들어왔다. 'How old a you?' 응? 내나이?? 예상밖 질문을 받아서 ‘스물...’ 이라고 말하다가 영어로 옳게 답하니 그제서야 출국도장을 여권에 찍어주었다.

조금 깐깐한(?) 심사를 통과 후 탑승시간까지 대기하다 비행기를 몇시간 타고 베를린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교통편만으로 이동하니 하루가 저물어가 공항 주변은 시골처럼 깜깜하고 쌀쌀한 밤공기만 가득했다.

▲ 베를린의 대표적 이동수단 중 하나인 S반

다음 날이 밝고 공항주변을 둘러보니 비행기를 이용하려는 사람으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관광투어인 셈이다. 베를린의 주요교통수단인 S반,U반,트람 등을 횟수 제한없이 시간제로 이용하는 표를 구매하여 티켓팅하는 기계에서 체크를 하고 시내로 들어갔다. 철길을 따라 지상으로 가니 베를린 도심의 풍경이 쳘쳐졌다.

▲ 슈프레강 위에서 조정 연습이 한창인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맑은하늘의 도심은 고전적인 건물들이 자연과 어울러진 평화로운 도시로 비춰졌다. 알렉산더 광장역에 내리니 이곳은 교통환승구역 겸 복합쇼핑센터였고 광장으로 나가니 타워가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광장에서 1박 할 호텔을 예약하고 짐을 놓고 본격적으로 투어를 하였다. 호텔에서 받은 관광지도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

▲ 스판다우성

베를린 외곽 중심으로 성들과 강이 어울러진 도시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외곽쪽으로 돌아다니다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려 숙소로 복귀하였다. 늦은 시각 도시는 불빛만이 비추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엔 날이 흐릿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실내 코스 위주로 찾다가 숙소 앞에 보이는 타워를 찾아갔다. 매표를 하기위해 부스로 가 직원에게 표를 요청했는데 우리말로 한국사람이냐고 물어봐 쉽게 표를 구매하고 타워에 대해 정보도 얻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들어가기 전에 보안검색에서 메고있던 가방까지 하나하나 살펴보고 꽤 철저하였다. 타워 위에서 내려다보니 도로의 블럭따라 줄맞춰 늘어진 건물들 사이로 안개가 가득 낀 도심이 펼쳐졌다.

▲ TV타워 위에서 찍은 안개낀 베를린 시내

그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베를린의 주요 관광지는 보고 떠나야 될 것 같아 발걸음을 서둘러 가지고 있던 지도에 표기된 관광지 중 카이저 빌헬름 성당으로 이동했다.

이 성당은 다른 성당건물과 다르게 파손된 부분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2차세계대전 당시에 폭격으로 파괴되었다가 전쟁의 실상을 보이기 위해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다는 것이었다. 그 옆으로는 육각형 모양의 특이한 구조의 건물이 있었다. 건물 안을 들어가 보니 이곳 또한 성당이었다. 건물 내부는 파란색 계열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벌집모양으로 둘러싸고 있고 위층에는 여러 개의 파이프로 만든 오르간이 있었으며 연주가 한창이었다.

▲ 카이저 빌헬름 성당 내부의 웅장한 파이프오르간

베를린의 이런저런 건물들을 보니 도로변의 각을 맞추듯 특이한 모양의 건물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과거 1989년까지 가르고 있던 베를린장벽을 쉽게 볼수 있었다. 장벽이 없는 라인은 과거에 나눠진 흔적만이 바닥에 표기되어 있어 도시 곳곳은 과거의 역사와 흔적이 함께 공존하는 듯 했다.

▲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이후 장벽 자리였다는 것을 표기한 바닥 상징물

다음으로 역사적인 베를린의 상징과도 같은 브란덴부르크문(개선문)이라 부르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주요관광지인 만큼 비가 오고 있었지만 많은 관광객들로 광장은 북적였다. 광장 주변엔 각국 대사관 건물이 위치해 있었고 공원이 있어 산책하기 좋았다.

▲ 독일의 개선문이라 불리는 브란덴부르크문

걷다보니 국회의사당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건물 가운데는 유리돔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돔형식으로 된 곳의 안을 돌아다닐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국회의사당은 국가적으로 관리되는 건물이다보니 미리 예약없이는 입장이 불가하여 다음으로 기약하여 외관만 눈으로 구경하고 돌아섰다.

▲ 밖에서밖에 볼 수 없어 아쉬웠던 국회의사당 건물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수많은 강줄기와 장벽에 그려진 그림들로 자연풍경에 펼쳐진 하나의 커다란 갤러리를 보는 듯 했다. 이러한 풍경을 보다보니 어느덧 떠나야 될 시간이 되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스크바로 돌아갈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새벽출발이어서 공항내 탑승동 의자에서 쪽잠을 자며 밤을 보냈다.

그 좁고 짧은 밤에 생각이 많았다. 혈우병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어쩌면 아주 작은 확률을 뚫고 선택되어진 것처럼 앞으로 살아갈 날들 또한 정해져있다기 보다 순간순간의 선택과 경험,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말이다. 혼자 이 먼 이국땅에 와있는 게 신기하면서도 이또한 스쳐가는 낯선 땅이 아니라 내 삶의 한 조각으로 기억해 잘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알렉산더 광장에 있는 세계시간 시계탑과 뒤에 보이는 TV타워

(다음편엔 베를린에서 다시 모스크바로 이어진 여정을 싣습니다.)

[글.사진=헤모라이프 채규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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