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자 ‘롱액팅’ 치료제 ‘알프로릭스’가 지난 달 25일 대한민국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완료하면서 빠르게는 앞으로 7개월, 늦게는 1년 이내에 본격적인 시판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얼마의 약가로 고시될지 주목되고 있다.

△롱액팅 9인자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 ⓒ해외사이트

식약처에서 허가를 득한 ‘알프로릭스’가 환자에게 처방되려면 복지부의 가격고시와 보험급여 적용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알프로릭스’의 가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내부 규정인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여부 등의 평가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정에 따르면, 비교대상으로 기존 치료제의 ‘연간 총 치료비용’을 계산하고 용법용량를 산정한 뒤 새로운 치료제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즉, 9인자 환자가 1년간 사용하는 기존치료제 ‘베네픽스’ 또는 ‘릭수비스’의 연평균 사용량의 총 치료비를 적용해 약가가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롱액팅 치료제는 투여횟수(사용량)가 적어 IU당 단가는 높게 책정된다.

이와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 <헤모필리아라이프>와의 통화에서 ‘릭수비스’ 약가산정에 대해 “베네픽스와 투약비교를 했을 때 용법 용량상에서 릭수비스가 조금 더 적게 써도 되는 부분이 있어서, 단위당 약가는 릭수비스가 조금 더 높게 책정이 됐다. (두 약품에 대해) 비교한 방식을 평가할 때, 투약비용에 대해서 평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약가를 더 주거나 덜 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바 있다.

반면, 환자들 일각에서는 단순한 가격비교만으로 약가를 결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롱액팅’이라는 새로운 치료제가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개선을 이룰 것이기 때문에 일정부분 높은 가격도 적용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내 혈우병 치료제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약가의 상향조정은 인정되어 왔다. 혈액복합제제, 모노크로날제제, 유전자재조합제제 등 가격의 인상요인이 있었고 복지부에서도 인정받아왔다. 치료제가 개선되면서 환자들의 건강도 나아졌고, 사회로의 참여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국제혈우사회에서도 ‘알프로릭스’와 같은 ‘롱액팅’ 치료제의 가격은,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바이오 신약에 대한 개발노력과 첨단 의료기술을 인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복지부 재정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제약회사에서도 일방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국내에서는 ‘롱액팅’과 같은 치료약물에 대해 ‘패스트-트랙(fast-track)’을 통해 신속한 행정 절차를 밟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보험자와 제약사 간의 합리적인 약가협상으로 신속한 절차를 마치고 환자들이 롱액팅 치료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알프로릭스’의 약가에 따라, 국내에 런칭될 후발 9인자 롱액팅치료제 ‘아이델비온’의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