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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한승민 교수 "엘록테이트로 관절건강과 삶의 질 개선 현장서 확인"반감기연장제제 엘록테이트 출시 3년, 의료진과 실사용환자 3자대담
김태일 하석찬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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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17  08: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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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월 17일은 세계혈우연맹(World Federation of Hemophilia, 이하 WHF)이 혈우병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정한 ‘세계 혈우인의 날’이다. 혈우병은 치료제가 발달하고 예방요법이 글로벌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혈우병 환자도 ‘출혈 0(Zero bleeding)’을 꿈꾸며 일반인과 같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반감기연장제제의 등장은 환자의 주사 횟수를 줄이면서도 더 높은 혈액응고인자 최저치(Trough Level)를 유지하도록 만들어, 환자들이 보다 활발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 반감기연장제제 ‘엘록테이트’가 출시된 지 3년이 흐른 가운데, 엘록테이트가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한 유효성과 안전성이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지 신촌세브란스 소아혈액종양과 한승민 교수와 환자 김승근씨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승민 교수

1. 혈우병 치료에 예방요법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승민 교수: 혈우병 치료에 있어 예방요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방요법은 환자의 출혈 경향을 중등도 이하로 낮춤으로써, 중증 출혈과 자발 출혈의 횟수를 감소시켜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야기한다. 정기적인 예방요법을 시행하는 것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정맥 천자가 어려운 소아에게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장기적인 건강을 고려한다면 예방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때문에 세계혈우연맹(World Federation of Hemophilia, 이하 WFH)이 발간한 ‘혈우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예방요법을 표준 치료로 권장하고 있다.

2.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반감기 연장 제제로 예방요법 시행 시 환자가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혜택은 무엇인가?

한승민 교수: 개인의 일상생활 정도나 약동학적 프로파일과 같은 환자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반감기 연장 제제는 평균적인 주사 횟수를 감소시키면서 체내 혈액응고인자 최저치(Trough level)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표준 반감기 제제와 반감기 연장 제제를 동일한 용량으로 투여했을 때, 반감기 연장 제제가 체내 혈액응고인자 최저치(Trough level)를 더 높게 유지하도록 만들어 주므로 출혈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A형 혈우병 환자가 표준 반감기 제제로 예방요법 시행 시 주사 횟수가 주 3회라면, 반감기 연장 제제는 주 2회 주사로 예방요법이 가능하다.

3. 어떤 환자군에서 반감기 연장 제제 전환을 고려 하시는지 궁금하다.

한승민 교수: 기존에 예방요법을 시행하지 않던 환자의 경우 반감기 연장 제제를 사용하면 표준 반감기 제제 사용 시 보다 더 적은 횟수로 예방요법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요법에 대한 진입 장벽이 좀 더 낮아진다. 또한 병원에 꾸준히 내원하시는 환자 대부분이 이미 예방요법을 시행 중이다. 이들 중 표준 반감기 제제로 예방요법을 시행 중이나 출혈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환자 또는 주사 횟수 절감을 원하는 환자에서 반감기 연장 제제로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다.

4. 세브란스병원에서 엘록테이트로 출혈이 잘 관리되고 있는 환자 사례가 궁금하다.

한승민 교수: 표준 반감기 제제를 주 3회 투약하며 꾸준히 예방요법을 시행하고도 관절 출혈과 잦은 멍이 나타났던 환자 중 엘록테이트로 전환 후 주사 횟수를 주 2회로 줄였음에도 출혈 횟수는 유사하거나 오히려 경감된 사례들이 있다.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정맥 주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는데, 엘록테이트 전환한 소아 환자들은 투약 횟수를 주 3회에서 주 2회로 줄이고도 대부분 비슷한 효과를 확인했다.

5. 엘록테이트 전환 후 환자의 만족도가 특히 높은 부분이 있다면?

한승민 교수: 환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분은 결국 ‘주사 횟수 절감’이다. 소아 환자의 경우 주 3회에서 주 2회로 주사 횟수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진다. 이미 기존에 주 3회 주사하던 성인 환자들의 경우에도 같은 주사 횟수로도 체내 혈액응고인자 최저치(Trough level)가 더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 엘록테이트는 임상을 통해 관절 건강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실제 환자 치료 시에도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셨는지 궁금하다.

한승민 교수: 엘록테이트 주요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엘록테이트 사용이 환자들의 관절 건강 개선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관절 건강과 같이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한 효과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실제 환자 데이터를 쌓으며 알아갈 필요가 있다.

7. 실제 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엘록테이트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다면?

한승민 교수: 이미 표준 반감기 제제를 통해 예방요법을 시행하고 계신 분들은 특별히 출혈 경험이나 불편함이 없으시다면 제제를 전환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으실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환자가 반감기 연장 제제로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표준 반감기 제제를 사용하시면서 불편함이 있으셨던 분들은 반감기 연장 제제가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제 막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소아 환자의 경우 반감기 연장 제제의 항체 발생에 대한 장기적인 데이터가 기존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8. 그렇다면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소아 환자 치료 시 항체 발생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한승민 교수: 처음 투약을 받는 PUP(Previously untreated patients) 환자의 경우, 기존 연구를 통해 발표된 데이터들이 있지만 아직 데이터가 한정적인 상황이며, WFH 가이드라인에서도 PUP 환자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다만 일부 혈장 유래 인자 제제의 경우 항체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약제마다 PUP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발표되어 있다. 치료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급성 출혈이나 수술 등으로 너무 많은 용량의 치료제를 한꺼번에 사용하게 되면 항체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출혈 관리를 위해 진단 초기부터 예방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항체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9. 현재 예방요법을 시행 중이신 혈우병 환자분의 말씀을 들어보겠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김승근: 김승근이다. 현재 나이는 50세이고,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이다.

▲ 엘록테이트를 사용하며 성공적인 수술과 재활로 건강항 삶을 이어가고 있는 김승근 씨

10. 언제 처음으로 혈우병 진단을 받았으며, 어떠한 치료 과정을 거쳐 오셨는지 궁금하다.

김승근: 부모님께서 말씀해주신 바에 따르면, 태어났을 때 배꼽이 떨어진 후 계속 피가 나서 이상하다 여기셨다고 한다.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마나 무릎에 멍이 잘 들었다. 먼저 태어난 형이 혈우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원인을 어느 정도 염두하시고 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유명한 병원을 찾아다니셨다. 그 결과 생후 1년만에 혈우병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진단 이후에는 수혈을 받고 혈장을 맞는 등의 치료를 진행했다.

다행히 이듬해부터는 혈우병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처음으로 출혈을 사전에 관리해야 되겠다고 인식한 것은 중학생 때부터이다. 청소년기에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이미 출혈이 발생한 후에 관리를 하면 몸이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예방요법이 보편화 되기 이전이었으나 출혈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주사를 맞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침 주치의 선생님께서도 치료제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맞아 보면 어떻겠냐는 말씀을 주셨다. 다행히 정부에서 치료제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어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라 다른 환자들보다 예방요법을 일찍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지금과 같은 주사제도 아니고 링거 형태였어서, 냉장고에 링거를 보관하고 필요에 따라 맞았다.

11. 혈우병을 치료 및 관리하시면서 그동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김승근: 최근에는 반감기 연장 제제가 보편화 되면서 많이 나아졌지만, 처음에는 잦은 주사 횟수가 가장 힘들었다. 주 3~4회 정도 주사한다는 것은 연간 150~200회에 달하는 횟수만큼 주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어린 시절엔 정맥 주사 자체 보다는 몸에 남는 주사 자국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친구들이 주사 자국에 대해 물어보면 설명하기 어렵고 창피하게 느껴 지기도 해서 잘 안 보이는 부위에 주사를 맞곤 했다. 더불어 평생 주사를 맞으며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12. 현재 엘록테이트로 치료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엘록테이트로 치료를 시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승근: 엘록테이트가 국내에 출시되기 전부터 해외에서 사용중인 신약과 관련 연구 결과를 많이 찾아봤다. 특히 엘록테이트는 주사 횟수를 줄이면서도 체내 혈액응고인자가 더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됐다. 그래서 국내 출시 시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가 국내 출시 직후인 2020년 7월 경부터 바로 사용을 시작했다. 엘록테이트 사용 후, 기존 주 3~4회 정도의 주사 횟수를 주 2회까지 줄였다.

13. 엘록테이트로 치료제를 전환할 때에 주변 환우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김승근: 당시 환우들 사이에서도 반감기 연장 제제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저처럼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 치료제 관련 정보는 잘 모르는 편이었다. 치료 계획에 대한 최종 선택은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논의해 결정하겠지만, 환자들도 다양한 치료 옵션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4. 엘록테이트는 임상을 통해 출혈 예방, 주사 횟수 절감, 관절 건강 개선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실제로 엘록테이트 전환 후 느끼시는 차이점이 있으신 지 궁금하다.

김승근: 엘록테이트 사용 후 관절 건강이 개선되었다는 임상 데이터를 보고 처음엔 아주 놀라웠다. 혈우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혈우병 치료에 대해 건강 악화를 지연시키거나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엘록테이트의 경우 관절 건강이 개선될 수 있다는 임상 데이터가 있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주치의 말씀을 따라 예방요법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치료 매뉴얼에 맞춰 치료와 관리를 했다.

15. 엘록테이트 사용 전후 일상생활 중 가장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승근: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졌고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사회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주사 횟수를 줄여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치료 방안이었는데, 몸 상태도 많이 좋아지고 사고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활동량이 늘어나서인지 음식 섭취량도 늘어나면서 체중이 56kg에서 70kg까지 증가했다.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최근에는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으며 조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이전에는 인바디 체중계로 체성분을 분석해 보면 모든 영역이 ‘미달’로 측정됐는데, 최근에는 모든 영역이 ‘정상’ 범주로 측정돼 뿌듯함을 느낀다.

16. 최근 무릎 수술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수술을 받으신 배경과 더불어 수술 전 무릎 상태는 어떠했는지, 수술을 앞두고 어떻게 질환을 관리하셨는 지 궁금하다.

김승근: 과거에는 혈우병 환자이니 관절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겼다. 그 당시에는 사고 자체도 부정적이어서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고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몸 상태가 점차 안 좋아지는 것을 더욱 체감했다.

예방요법을 시행해도 잦은 출혈을 경험하다 보니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 다른 혈우병 환자들의 경우 관절이 이미 너무 악화되었을 때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에서 혈우병 환자 관절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들을 뵙고 조언을 구해보니 관절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 근육 기능이 남아있을 때 수술하는 것이 더 좋겠다 판단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년간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에서 2회에 걸쳐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들로부터 수술하기 1~2개월 전부터 무릎 근력 강화를 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아 운동을 열심히 했다. 수술 전 관리를 열심히 한 덕분인지 비슷한 시기에 수술을 받은 다른 환자들 보다 회복력이나 몸 상태가 더 좋다고 느낀다. 수술 후 재활도 적극적으로 받으니 몸 상태 자체가 굉장히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17. 현재 받고 있는 치료와 수술 경과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한가?

김승근: 만족한다. 혈우병은 건강이 계속 악화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치료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다. 삶 자체가 많이 변화했다. 매일 매일이 크리스마스인 것처럼 좋다.

18. 관절 수술을 앞둔 혈우병 환자들을 위해 의료진으로서 조언해 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린다.

한승민 교수: 환자분께서 중요한 내용은 이미 말씀을 다 해 주신 것 같다. 관절 수술의 경우 소아 혈우 환자보다는 성인 혈우 환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치료 옵션이다. 수술 전후로는 움직임에 제약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근육이 손실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리 근력 운동을 해 근력을 강화했다는 경험적 조언이 실질적으로 수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병원에서 혈액응고인자 제제를 맞으며 수술을 하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매뉴얼에 따라 치료제를 잘 투여하고 재활까지 적극적으로 하면 환자 대부분의 수술 경과가 좋고 회복도 잘 하신다.

19. 세계혈우연맹은 세계 혈우인의 날을 계기로 커뮤니티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고 있는데, 혈우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는가?

김승근: 제가 환자이다 보니 치료해 주셨던 의료진 분들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도 약 20~30년 전 진료를 해주셨던 강신혜 원장님과 김은주 원장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많이 아파했던 시기에 선생님과 질환과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장 많이 교류하고 지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너무 어려서 선생님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기억이 있다. 만약 기사를 통해서라도 선생님들께 이야기가 닿을 수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싶다.

20. 세계혈우연맹은 올해 세계 혈우인의 날 슬로건을 ‘ACCESS FOR ALL’로 지정하면서 선진 치료로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혈우 환자와 가족들이 적극적인 치료에 더 다가서기 위해 혈우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한승민 교수: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시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그냥 기존에 질환에 대해 학습해 오신 대로만 치료하시는 분들도 많다. 혈우병 치료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환자 커뮤니티에서도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병원과 학회, 제약사 등에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특히 소아청소년기 혈우 환자들은 질환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잦은 정맥 주사를 맞다 보니 아픈 것을 넘어 한편으로는 억울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소아청소년기의 치료는 치료 순응도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아무리 예방요법이 중요하다 말씀을 드려도 경제적 이유나 치료의 접근성과 같은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병원에 자주 내원하지 못하시는 부모님들도 아직 많이 계신다. 특히 그런 환자들의 경우 예방요법 등을 통해 충분히 상태가 개선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접근성이 떨어져 치료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 혈우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함께 더 많이 공부하고, 발전하는 치료 방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21. 세계 혈우인의 날을 맞아 정부 또는 제약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김승근: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해외에서 신약이 개발되고 국내에 도입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면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새로운 치료제로 전환이 되는 것이지 새로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신약 도입에 대한 패스트트랙 같은 제도가 생겨서 신약 도입이 보다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신약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허가 용량과 급여 용량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급여 기준 용량이 실제 사용에 필요한 용량에 못 미치는 경우, 환자들은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재정 부담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오히려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환자가 충분한 용량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 상태가 개선되면, 급성 출혈 등으로 갑작스럽게 고용량의 치료제를 투약하는 상황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적극적인 예방적 치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재정과 환자 삶의 질 모두에 긍정적이므로, 국가에서도 급여 허가 시 전향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22. 질환을 평생 관리해야 하는 혈우 환자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한승민 교수: 과거에는 혈우병이 평생 치료 및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치료 방법의 도입을 통해 ‘완치할 수 있는 질환’으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혈우병 치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환자 가족, 그리고 특히 소아 혈우 환자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좋은 치료 옵션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만큼, 어떤 치료 옵션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함께 상의해 가면서 치료를 받으면 혈우병을 완치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관심을 갖고 치료에 임해 주셨으면 좋겠다.

김승근: 환우들과 만나면 치료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의사분들께서도 저와 같은 치료 사례를 환자와 환자 가족분들께 적극적으로 공유해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많이 보고 계시는 ‘헤모필리아라이프’를 통해서도 치료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환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더 많이 교류되었으면 한다.

▲ 한승민 교수와 헤모라이프 취재팀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승민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한승민 교수는 혈액응고질환, 조혈모세포이식, 소아암, 백혈병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혈액학회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에서 학술위원으로 활동중이며, 이 외에도 대한암학회,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2016~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조교수
* 2015~2016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임상연구조교수
* 2014~2015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임상강사
* 2010~2014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 2009~2010 세브란스병원 인턴

[헤모라이프 김태일 하석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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