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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 무비필> 인생 역전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 ‘힐빌리의 노래’바닥 인생이라 생각되었지만 그에게도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 있었다.
황정식 객원기자  |  nbkiller@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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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06  06: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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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미 애덤스와 글렌 클로즈 주연의 <힐빌리의 노래>

배우 ‘에이미 애덤스’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꽉 끼는 원피스를 입고 ‘도와줘요~’라고 속삭이면 전광석화 같이 슈퍼맨이 나타나서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부여잡고 하늘로 날아 오르는 모습이 생각났다면 정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약에 찌들어 걸걸한 욕을 하면서 찌질대는 모습을 생각했다면… 이 영화를 봤음이 틀림없다.

▲ J.D. 벤스(가브리엘 배소 분)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엘리트 학생이다. 하지만 학자금 갚는 것은 물론 로펌 취직까지 눈앞에 쌓인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 그래도 여자친구 우샤(프리다 핀토 분)의 도움으로 대형 로펌들의 저녁 만찬 모임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JD, 가뜩이나 어려운 자리인데 그 와중에 면접보러 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때마침 누나에게 전화가 오게 되고 어머니 베브 밴스(에이미 애덤스 분)가 헤로인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힐빌리의 노래>는 이러한 연기 변신을 한 에이미 애덤스가 주연으로 나오는 넷플릭스 영화이다. 미국 남부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그래도 가족의 끈끈한 정을 놓지 않는 전기 영화 <힐빌리의 노래>의 시작은 주인공인 J.D. 밴스(가브리엘 배소 분)가 외갓집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 과거를 회상하는 JD, 베브는 평상시에 상냥하며 자상한 어머니이다. 하지만 꼭지가 틀어지면 욕이 한사발에 폭력도 서슴지 않고 퍼붓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머리는 똑똑한지 몰라도 남의 신경을 벅벅 긁어내 시비거는 데에는 도가 튼 듯.
▲ 경찰 앞에서도 시비는 멈추지 않는다. 결국 경찰은 어머니인 베브를 체포하지만 JD는 엄마가 때리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여 베브가 풀려나게 된다. 매번 이런식으로 JD는 가족을 보호해 왔던 것.

JD의 가족은 대가족이지만 왠지 뿔뿔이 따로 살고 있었고, JD는 어머니 베브 밴스(에이미 애덤스 분)과 누나 린지 밴스(헤일리 베넷 분)과 같이 살고 있었다. 어머니 베브는 항상 후회하면서도 뭔가 수가 틀리면 그자리에서 욕을 퍼부으면서 시비를 거는데 이런 분야에는 아주 선수급이다.

▲ 하지만 JD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어머니는 변하질 않았다. 병원에서는 종양 같은 베브를 내보내고 싶어하지만 딱히 갈 곳도 없는 베브는 담당 의사를 도발하느라 정신이 없다. 거기다 중요한 면접자리도 내팽개치고 먼곳까지 달려온 아들에게 예일대 갔더니 고작 배운게 이정도냐며 비아냥거리는건 덤.
▲ 그래도 JD는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려 보려고 하지만 동내방내 망신만 당하고 살아온 어머니의 행적 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화면이 전환되며 성인이 된 JD는 유능한 로스쿨 졸업생처럼 보이지만 학자금도 해결해야 하고 로펌에 취직도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래도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로펌 거물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되고 그 자리에서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제 한숨 돌리려나 했더니 때마침 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아머니가 아프다고, JD는 누나가 좀 봐주면 안되냐고 말한다. 취업의 기로에 서 있는 JD는 다른데 신경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나는 어머니가 다시 약에 손을 댔다고 한다. 그것도 헤로인으로…

▲ 그래도 약물 중독을 치료하고 자신도 면접을 보고 취업을 해야 어머니를 부양할 수 있기에 어떻게든 요양시설을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동네 친구들 모임에서 인근 요양 시설을 알아보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다. 물론 돈이 없어서이지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던 모양.
▲ 겨우겨우 수소문해서 찾아간 곳에 사정사정해서 자리를 만들었더니 이번엔 어머니가 안들어간다고 버틴다. 결국 폭발하고만 JD, 없는 돈 쪼개서 카드 돌려 막기로 선지급까지 해서 결재했는데 안들어가겠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 그러면서 다시 과거를 회상하는 JD, 과거에 베브는 간호사 일을 했었다. 하지만 약물 검사 기간이 오면 항상 JD에게 부탁했는데 그 이유는 본인이 약물 중독자이기 때문에… 약을 하는 것도 모자라 환자약을 몰래 빼먹는 등 아주 질이 나쁘다.

<힐빌리의 노래>는 예일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벨리에서 갑부로 자수성가한 J.D. 벤스가 쓴 동명의 자서전을 영화화한 실존 인물에 관한 영화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에 미국 백인들은 부자가 많고 가난한 사람들은 주로 흑인이나 동양인, 히스패닉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도날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이끈 주요 세력은 가난한 백인 노동 계층이다. 이들은 낮은 임금과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결국에는 마약으로 찌들어 비참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이런 탓에 트럼프에게 지지가 쏠리게 된 것이다.

▲ 몇번의 남자가 바뀌는지 같이 살아야 하는 형제도 매번 바뀐다. 이번엔 동양계 남자인데 이 남자의 아들은 JD와 나잇대도 비슷한데 벌써부터 대마를 피우기 시작한다…
▲ 베브는 마약에 정신이 팔렸고 양육엔 신경도 안 쓰며 지겨워지면 다른 남자와 같이 살 준비나 하고 있다. 이런 딸에게 손자 녀석을 맡겼다가는 더 큰일이 날 것이라 생각한 할머니는 강제로 JD를 데리고 나온다.

실존 인물과 그의 자서전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영화의 내용만 두고 보았을 때에는 전기 영화로서는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흡사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파이터>를 보는 느낌이다. 물론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 벌써부터 나쁜 친구들이 들러붙은 것을 포착한 할머니. 걸걸한 욕설로 K.O. 시킨다. 하지만 소리치는건 JD에게도 마찬가지다. 좋은 친구를 사귀라며 소리치고, 집안일 해라, 숙제해라, 공부해라, 하루 종일 소리만 친다.
▲ 매번 할머니가 소리쳐서 싫다고 울먹이는 JD, 하지만 할머니도 원해서 이러는게 아니라고 말한다. 할머니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나도 행복할 줄 알았다… 우리 가족이 행복할 줄 알았다… 나도 잘한 건 없지만 너에게는 선택권이 있다고 JD에게 말한다.

특히 올해 마흔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의 에이미 애덤스가 언제나 ‘살려주세요~’ 하면서 히로인 역할을 하다가 걸걸한 욕쟁이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에 제대로 연기 변신을 했다. 이런 그녀의 노력이 인정되어서일까? <힐빌리의 노래>로는 노미니 되지 못하였지만 꾸준히 그녀의 이름이 시상식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어느 날 JD는 자선단체에서 하루 한끼 기부하는 식사를 반을 쪼개 그 중에서도 큰 부분을 JD에게 주고 먹으라는 할머니의 모습을 본다. JD는 한동안 밥을 먹지 못하고 할머니만 지켜본다. 계산기 사건 이후로도 할머니를 이해 못했던 JD가 그때서야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된다.

또 한 명의 조명을 받은 배우는 JD의 할머니(JD는 매마(Mamaw)라고 부른다. 일종의 ‘할멈’ 같은 사투리)역을 맡은 글렌 클로즈가 맡았다. 약물과 남을 비꼬는 성격으로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베브 대신 JD를 양육하게 된 할머니는 엄하면서도 정성과 사랑으로 손자를 돌보아 준다. 항상 독설을 내뿜지만 진정한 마음이 통했는지 결국 JD는 마음이 돌아서게 되고, 자서전에도 할머니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현했으며, 빈곤과 약쟁이들이 득실거리는 힐빌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부만이 답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도 할머니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과 글렌 클로즈. 각각 <미나리>와 <힐빌리의 노래>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때는 아직 시상식 전 레드 카펫 행사 때 만난 자리.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어떻게 내가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었겠느냐"라며 운이 좋았고 모두가 다 수상자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출처 : 유튜브 캡쳐)

에이미 애덤스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후보로 오로지 못한 반면에 할머니 역을 맡은 글렌 클로즈는 여우조연상 후보로 올랐다. 재밌는 사실은 이때 같이 후보로 오른 사람이 우리나라 배우 윤여정씨였으며, 실제로 레드카펫에서 시상식 전에 만남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도 “내가 어찌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겠느냐”라고 말하며 ‘본인이 운이 더 좋아 상을 받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 JD는 그날 이후 집안일은 물론, 학업에도 열심히 매진하여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할머니에게 자랑스럽게 건넨다. 할머니는 꼭 다문 입술로 “Keep it up(계속 그렇게 해)”이라고 말한다. 무뚝뚝한 할머니이지만 그래도 소리는 치지 않아 기분이 좋았던 JD.
▲ 하지만 할머니는 속으로 날듯이 기뻤던 것이다. 조용히 시험지를 들고 소파에 앉은 할머니는 그제서야 주체할 수 없었던 미소를 입가에 띄운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명 깊은 장면.

이 영화를 보면서 마약과 빈곤층에 관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조명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 마일스>에서 볼 수 있었던 일용직의 삶이라든지, <트래픽>에서 보여준, 수요가 있는 이상 마약의 공급은 끊기지 않는다라든지…

▲ 결국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 베스와 JD는 하룻밤을 모텔에서 묵는다. 잠시 먹을 것을 사러 나간 사이에 약을 하고 있는 엄마를 발견한 JD, 죄다 변기에 갔다 버리지만 이미 상태가 심각한 것을 느낀 JD. 주마등처럼 과거의 일들이 지나간다. 엄마에게 맞았던 일, 군입대 하던 날, 할머니의 임종 등등…

특히나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아직도 마약 청정국이며, 앞으로도 그 지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되게 한 영화이다. 적어도 아프다고 마약에 손을 대거나 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 중독이 되는 사람이 주변에 널려 있는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질환자 중에는 마약성 진통제 같은 것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주변에서 마음을 다해 지켜봐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손길이 있다면 한결 다른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마지막에 J.D. 벤스는 내레이션에서 모든 가족이 완벽하지 않지만 그것은 자신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자신에게 구원의 가르침을 주었다고 말한다. 사진은 실제 그의 모습과 그의 아내가 된 우샤, 그리고 두 자녀들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한 남자의 성장 일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탈출구를 찾아낸다!

-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은 피로 엮인 것.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준 영화

- 에이미 애덤스의 연기 변신이 궁금하다면!


이런 분들은 좀…

- 실제 내용과는 차이가 많다는데…


[헤모라이프 황정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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