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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지 않을 수 없는 영화, <돈 룩 업>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요소들만 뽑아서 블랙코미디를 만들다.
황정식 객원기자  |  nbkiller@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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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18  03: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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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코미디 영화 <돈 룩 업>, 출연진에 놀라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사회고발, 정치풍자, 기업고발, 블랙미디어, 거기에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 + 거대한 운석 드랍까지… 흥미를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영화, <돈 룩 업>, 그런데도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이 영화에 나오는 주연진들을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를 비롯, 메릴 스트립과 조나 힐,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샬라메 등이 나온다.

▲ 할리우드에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과연 이러한 배우진이 한꺼번에 등장할 필요가 있었는가이다. 마치 <오션스 일레븐>을 보는 느낌이다.

무슨 대단한 영화길래 이런 배우들이 나오냐고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코미디 영화다. 그것도 정치, 언론, SNS를 풍자한 블랙코미디 영화이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소재로 운석 충돌이라는 SF 장르를 차용한 것. 처음에 이 영화를 접하게 된 것도 커다란 운석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는 카피를 보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운석은 영화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쓰인 장치일 뿐…

▲ 미시건 주립대학의 케이티(제니퍼 로렌스 분)는 외행성계를 관찰하다 아무도 발견하지 않은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게 된다. 알다시피 태양계를 돌고 있는 천체는 행성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큰 타원 궤도를 그리며 도는 혜성도 존재하는데 워낙 공전 주기가 커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도 허다하다.

미시건 주립대학의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분)는 외행성을 관측하던 중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게 되고 지도 교수인 랜달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궤도 계산을 하던 도중 지구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혜성의 속도와 궤도는 어떻게 계산하냐는 학생의 질문에 즉석에서 설명과 함께 계산하던 민디 교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갑자기 놀라며 계산을 멈춘다. 왜냐면 계산된 궤도 추정치가 지구로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운석은 지구의 멸망을 일으킬 정도로 크고 충돌 시간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 급하게 워싱턴 DC로 향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하지만 대통령은 다른 정치적인 사안에 밀려 제대로 보고조차 못한다. 간신히 만난 올린 대통령(메릴 스트립 분)은 지지율에 도움 안되는 운석 충돌엔 관심이 없고, 낙하산으로 비서실장직에 앉은 아들 제이슨 올린(조나 힐 분)은 케이트를 외모로만 판단하고 미시건 대학이 뭐 대단하냐며 다른 일류 대학의 소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무시를 한다.

▲ 나사와 국방성, 정부 등에 긴급 타전을 한 민디 교수는 바로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로 향한다. 워낙 급한 사안이라 비행기를 예약할 시간도 없이 군용기를 얻어 타고 간다. 하지만 도착 후 백악관에서의 상황은…

결국 백악관 설득에 실패한 이들은 언론을 통해 이 중대한 사실을 대중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방송국 역시 시청률에만 관심이 있지 운석 충돌에는 관심이 1도 없다. 방송국은 이런 중대한 발표를 예능 방송 맨 마지막 코너에 두 사람을 초대하고 운석이 충돌 일보직전인데 외계인이 있냐는 드립이나 치고 있다. 하지만 운석은 점점 다가오고 육안으로 보일만큼 크기도 확실해지자 정부는 ‘Don’t Look Up’이라는 말도 안되는 캠페인을 시작하는데…

▲ 민디 교수는 대통령 앞에서 긴장한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힘들게 말하지만 케이트와 오글소프 박사(롭 모건 분)가 쉽게 잘 설명해 준다. ‘글로벌 킬러’, ‘익스팅션 레벨 이벤트(Extinction Level Event 영화 <딥 임펙트>에서도 언급되었다)’가 일어날 것이라고… 하지만 올린 대통령은… 인류의 종말보다 눈 앞의 지지율 하락이 더 큰 일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망가졌고 쓰레기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인류가 멸망이라는 크나큰 위기에 맞서 모두 함께 힘을 합쳐 막아도 될까말까한 중대한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지지율 상승이나 하려는 정치인부터, 자극적인 내용으로 만들어 시청률이나 올려보자는 언론사까지, 운석이 충돌한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눈앞 닥친 본인들의 이익에만 미쳐있는 세상이 두시간 내내 이어진다.

▲ 결국 언론에 폭로하기로 결심한 민디 교수와 케이트, 운석 충돌의 심각성을 말하기도 전에 진행자들은 외계인 드립이나 친다. 지구 종말을 경고하는 과학자들을 불러 놓고 예능이나 해서 시청률이나 올리려는 언론의 행태를 비꼬는 장면이다.

마치 현재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기업, 언론,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 같다. 19년 말부터 시작된 전염병은 사그라질 기세를 보이지 않고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그 와중에 기업들은 자신들의 몫 챙기기에 바쁘고, 개인들은 남이야 어떻든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하기에 바쁘고, 정치인들은 이틈을 타 대중들을 조련하기에 바쁘다. 모든 진실들이 언론의 거짓말에 가려지고, 정치인들의 프레임에 움직이며, 인플루언서들의 선동에 놀아나는 대중들에 의해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 방송국은 운석 충돌, 멸종에 관한 내용엔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폭로를 주도한 민디 교수와 케이트, 오글소프 박사에게 FBI가 들이닥쳐 거의 납치 수준으로 백악관으로 끌고 간다. 이것 역시 정부의 지나친 개인의 자유 침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장면이다.

그렇다고 ‘어차피 다 죽을건데 마지막까지 나라도 살아보자’라는 심정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애당초 본인들의 이익 추구가 급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워낙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라지만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듣고, 믿고 싶은 것들만 믿는 심리도 은연중에 비꼰 흔적이 보인다.

▲ 놀랍게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대통령의 정중한 부탁이다. 바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돌릴 곳이 필요했던 것. 정치적인 큰 사건이 터지면 이상하게 연예계 사건이 터지는 것과 같은 원리를 비꼰 장면이다. 대통령은 정치적인 문제점을 덮기 위해 운석 충돌 성명 발표를 대대하게 치른다. 그것도 2차 대전 퇴역 전함 위에서 성조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말이다. 왠지 미국 만세를 외치는 할리우드 전쟁 영화를 겨냥한 냄새가 난다…

혹자들은 이 영화가 환경문제를 부르짖던 과학자들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영화라고도 말한다. 환경 관련 과학자들은 수십년전부터 지구의 환경파괴가 곧 재앙이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인류가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누누히 말했지만, 그 어느나라도 환경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돈있는 선진국들이야 이제와서 환경보호한다고 후진국에 강요하고 있으며, 힘 없는 나라는 산업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임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렇듯 아직도 환경보호 이슈는 언제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 놀아나고 있다. 당장 시작해도 늦었는데도 말이다.

▲ 그래도 정부가 뒤늦게라도 과학자들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주었다면 그게 어디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기지의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되는 우주왕복선과 우주 발사체들, 실제로 저렇게 발사했다가는 주변 발사기지가 박살 나겠지만 그래도 코미디 영화적 허용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자.

이런 다양한 시각을 가진 영화가 앞서 열거한 거대한 출연진들을 앞세워 공개됐다. 오스카 수상자 및 후보에 지명된 사람만 7명이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스텝진들이 제작에 참여하여 빠른 전개와 쉴 틈 없는 웃음을 던져준다.

▲ 디비아스키 혜성(발견자 이름을 딴)을 파괴하라는 중요한 임무를 받고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벤 드래스크(론 펄만 분)는 라이브로 진행되는 발사 과정에서 각종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낸다. 미치광이 전쟁광에 극우주의자로 표현되는 벤까지 이 영화가 까지 않은 항목이 없을 정도.

하지만 이런 대단한 영화의 스케일과는 별개로 한가지의 주제로 너무 질질 끈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렇게 많은 스타를 우겨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더 짧았어도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아닌 정치 풍자에 사회 고발을 중점으로 했고, 무엇보다 SF가 주가 아닌 블랙코미디를 중점으로 했다는 점에서 영화적 허용범위 내라는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 이제 지구가 안전하게 되었다는 기쁨도 잠깐, 우주로 발사되었던 발사체들이 다시 되돌아온다. 이유는 BASH사의 피터 이셔웰(마크 라이런스 분)이 제안한 운석의 자원화… 일단은 종말을 막을만큼 작게 자르는 것도 어려운데 어차피 대부분 대기권에서 타버릴거 쓸만한 광석으로 지구에 안전히 착륙시키면 그걸 사이좋게 나눠 쓸 수는 있을거라 생각하나? 하지만 이 급조한 계획은 물개 박수와 함께 만장일치로 통과된다.

그래도 필자는 운석 충돌을 주제로 했다고 한다면 <딥 임펙트>나 <아마겟돈>과 같은 SF 영화를 더 선호함이 물론이다. 하드 SF 장르로 분류되는 이러한 영화들은 약간 심오한 부분들이 있지만, 깊은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아, 다시 말하지만 <돈 룩 업>은 SF 영화가 아닌 코미디 영화다.

▲ 결국 민디 교수는 방송에서 미친 사람처럼 이런 미친 세상에 온갖 미친짓만 하는 사람들에게 욕설과 함께 마지막 말을 전달한다. 하지만 세상에 바뀌는 것은 없었고, 운석이 점점 다가온다는 사실 역시 바뀌지 않았다.

참고로 운석 충돌로 인한 멸종은 과거에도 있었다. 바로 K-Pg(백악기-팔레오기) 멸종이라고 불리우는, 그 유명한 공룡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린 멸종 사건이다. 영화 카피대로 있을법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10km 내외의 단단한 물질의 운석이 지구와 충돌해, 어떤 과정으로 지구에 살고 있는 종들이 멸망 시나리오를 탈까 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서 살펴본 적이 있다.

▲ 정치인들은 운석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하고, 언론과 SNS는 과학자들을 예능인으로 만드는 동안 운석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도 보일 정도로 가까이 왔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과학자들을 믿기 시작했지만 정치인들과 언론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운석의 충돌은 실제로 실험을 해보거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 계산으로만 알 수 있는데, 그 충돌의 규모는 과거에 보아왔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규모 11의 지진이라던가, 3천년간 용암으로 뒤덮는 규모8의 화산 폭발이라던가, 100m가 넘는 쓰나미들은 과거 과학 서적이라 영화에서도 종종 보아왔던 것인데, 이 유튜브 영상에서는 운석과 충돌하면서 튕겨져 나온 덩어리들이 지구를 돌면서 뜨겁게 달구어(충돌 에너지, 공기 마찰열 등등) 순식간에 지구는 오븐이 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 온도가 몇백도를 유지했을지, 1000도 초반을 1분 정도 잠깐만 유지했을지를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는데, 어느쪽이던 인간이 살아남기에는 불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쿠르츠게작트의 공룡이 죽은 날을 참고하자.

▲ 심지어 올린 미국 정부는 ‘위를 보지 마시오(Don’t Look Up)’ 캠페인까지 벌인다. 정부가 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과학자들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대중들의 눈을 가리는 것이다. 이쯤되면… 영화의 스토리는 시트콤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 간단하게 웃고 넘어가는 영화가 필요하다면?

- 할리우드 대배우들의 코미디 연기 배틀을 보고 싶다면?

- 운석 충돌을 주제로도 코미디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 ‘돈 룩 업’ 캠페인에 참여한 한 남자는 우연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더니 커다란 운석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된다. 당연히 지구에 충돌할 것을 직감한 군중들은 그제서야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된다. 하지만 이제서야 무언가를 하기엔 너무 늦었다. 그냥 자신들을 속인 정부를 비난할뿐, 과학자들의 말을 듣지 않았던 자신들을 후회한다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분들은 좀…

- 서구식 유머는… 이해하기 어려워요.

- 이 영화는 <그래비티>나 <미션 투 마스>가 아닙니다…

▲ 그래도 올린 대통령과 피터는 BEAD 작전이 성공하면 인류를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율 폭등으로 반격할 수 있는 한방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치 풍자 블랙코미디 영화이다. 말도 안되는 이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고 피터와 올린 대통령은 화장실 갔다 오겠다고 상황실을 비운 후 그대로 빤스런하고 만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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