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혈우병 환자들은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여행 중에 출혈이 발생했을 때 치료제가 없을 경우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여행을 가더라도 대부분은 치료제를 챙겨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마침 약품을 준비 못했거나 준비했더라도 약 가방을 분실하는 경우 등 빠른 대처가 어려울 때가 간혹 있다. 이런 경우라면 당신은 어떻게 처치할까?

일단 출혈 범위에 대한 판단이 빨라야 한다. 긴급처치가 필요할 경우 고민할 것 없이 혈우병 치료제가 비치되어 있는 병원을 방문하는 게 정답이다. 그러나 한 번의 주사요법으로 상황이 마무리될 것 같으면 ‘헤모p2p’를 이용해 볼만도 하지 않을까?

우선 ‘헤모p2p’라는 것은, 혈우병을 뜻하는 ‘헤모필리아’의 첫 머리글과, 개인과 개인을 나타내는 ‘p2p’의 합성어이다. 그러니까 다시말하면 주변에 살고 있는 환우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뜻이다. 사실 약품을 빌리는 게 여간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다. ‘민폐’끼치는 것 같고 ‘아쉬운’ 소리해야 하는 것 같고. 그러나 반대로 누군가가 급히 당신에게 약을 요청해 오면 어떻겠는가? 주저없이 보관해 놨던 치료제를 선뜻 꺼내 주게 될 것이다.

혈우사회에서 공개(?)된 ‘헤모p2p’는 크게 3가지 분류로 나뉜다. 첫째는 코헴회 사무국에 요청하는 방법과, 둘째는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코헴회 지회장(또는 대의원)에게 도움을 청해 볼수 있다. 이들의 연락처는 코헴회 홈페이지(조직구성과 임원연락처)에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는 평소에 잘 알고 있는 환우도 때에 따라 훌륭한 ‘헤모p2p’역할을 한다. 이같은 ‘헤모p2p’는 약품뿐 아니라 최신 커뮤니티 정보도 교류할 수 있다.

“‘헤모p2p’, 전혀 생소한 도구가 아니에요.”

그런데 늦은 시간이거나 평소에 살갑게 지내지 못해서 위의 1번부터 3번까지의 ‘헤모p2p’를 활용하기 껄끄럽다면, 이제는 온라인을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먼저 환우들로 구성된 카톡 단톡방이 한 개쯤 마련해 놓는 게 좋다. 그렇다면 당신은 매우 용이한 ‘헤모p2p’를 갖고 있는 거다.

만약 이것이 없다면 주말마다 혈우사회 뉴스를 클리핑해주고 있는 ‘헤모라이프’의 ‘헤모뉴스 브리핑’ 연락처로 긴급히 협조를 요청해 볼 수 있다. ‘혈우병’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척척박사 만물박사’같은 답변을 받아 볼 수도 있다.

우리는 SNS온라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같은 주변 환경들은 ‘헤모p2p’의 역할을 거뜬히 해준다. 특히 간호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약사에서는 해당 간호사와 수시로 카톡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아주 훌륭한 ‘헤모p2p’ 역할자인 셈이다.

음성대화보다는 데이터망을 이용한 ‘톡’ 문자 대화가 늘고 있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이제 우리환우들도 문명의 도구들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