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며칠 전 관람했던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 대해 여러분께 느낌을 전하려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따스한 감동이 있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여러분을 위해 간략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차태현이 주연을 맡은 이형이라는 인물이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그것도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고백하러 가는 중에요. 사고 여파로 정신을 잃은 주인공. 그런데 깨어나 보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여고생인 겁니다. 멘붕이 온 주인공. 그런 그를 믿어주는 건 엉뚱한 상상력을 가진 여고생 스컬리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차태현이 몸을 빌린 이 여고생. 임신 중인 겁니다. 미혼모가 될 위기에 처한 거죠. 주인공 차태현은 아이를 지워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고민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사랑을 택합니다.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주인공. 이번에도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내와 이혼위기에 처한 중년의 남자형사입니다. 남편이 미운 아내는 대화도 싫다며, ‘카톡’으로 할 이야기를 전합니다. 황당하기 짝이 없지만, 이번에도 사랑의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다음 사람은 배나온 노총각 선생님입니다. 순수하지만, 사랑에 서툰 이 사람의 문제도 해결해내는 주인공.

마지막은 치매가 걸린 할머니입니다. 남편이 아닌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할머니. 그런 아내를 끝까지 보듬어주는 할아버지. 주인공 이형은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위해 사랑을 해결해줍니다.

이제 자신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병원에서 의식을 잃은 이형을 돌보고 있는 현경. 가수를 꿈꾸는 그녀는 심한 무대공포증이 있습니다. 그런 그녀를 위해 이형은 친구의 몸을 빌려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옵니다.

영화는 코미디라고 하지만, 큰 웃음이 빵빵 터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힐링 영화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입니다.

따스한 영화이지만, 한국 사회의 문제적 이면들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위에 언급한 여러 인물들은 미혼모 학생, 대화가 끊긴 부부, 모태 솔로, 치매를 앓는 노인등 입니다.

각자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고, 동시대의 문제이기 때문에 집중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면이 많습니다.

또 울컥하게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선우용녀씨가 연기한 치매환자와 박근형 씨가 분한 노인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특히 지고지순하게 할머니를 지켜주는 박근형 씨의 연기는 눈물을 참기가 힘듭니다. 연기 이상의 감동을 전해줍니다.

차태현씨도 여러 인물을 연기하며, 내공을 보여줍니다. 4차원 여고생 역을 맡은 김유정의 모습도 볼 수 있어 좋고, 서현진, 성동일 등 배역진 연기도 매우 좋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자극적이고 화려함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수채화 같은 담백함이 묻어난다고 할까요.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주변의 사람들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합니다.

우리도 혈우병이라는 흔하지 않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이런 나를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주변인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보다 더 나를 걱정하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들. 언제나 염려하고 마음을 내주는 친구들.

언젠가는 말처럼 ‘완치’되어 고마운 분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영화 결말은 모두가 함께 웃는 해피엔딩입니다. 저도 그런 현실을 기대합니다. 문득 영화 내내 흐르던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노래가 귓가를 맴돕니다.

[글 혈우환우 모모씨 / 편집 헤모라이프 객원기자단 / 사진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