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순역 전경

11월 서울 기준으로 첫눈이 내린 다음날 정적이 찾아온 오후, 고향에서 광주로 복귀하는 경로를 오늘은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방향을 틀어 가보기로 했다.

국도로 가는길은 확장공사가 한창인지 어수선하였고 복귀 끝자락 우연히 경유하게 된 화순역에서 발견한 표지석의 내용중에 요즘 시기 다슴에 새겨볼 만한 내용들이 있어 지역탐방기라는 글을 써본다.

'화순역 5.18 민중항쟁 사적' 표지석은 전남 화순군 화순읍 오성로 488-5 화순역 입구 앞쪽에 위치해 있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써 있다.

여기 화순역 광장은 1980년 5.18민중항쟁 당시 화순군민들이 분연히 일어섰던 곳이며 5월 21일 계엄군의 발포 이후 우리도 더이상 당할 수 없다면서 화순역전 파출소에서 총기 750여 정 실탄 6백여 발이 최초로 시민들의 손에 들어간 곳이며 화순군민들이 이들에게 빵과 음료수 등 식량을 제공한 현장이다.

지금은 표지석으로만 이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36년 간 민주주의가 나라의 근간이라고 믿고 살았던 국민들이 다시금 절절히 외치고 쟁취해야만 하는 그 이름이 도로 '민주주의'여야 한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들 가슴에 놓치지 말고 담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큰 울림으로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무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시민들

80년 광주와 화순에서 그러했듯이 최근 광화문에서는 간식, 물, 양초, 핫팩 등 자신의 것을 바리바리 싸와 사람들 앞에 내어놓고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만 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 채규탁 객원기자

[헤모라이프 채규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