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영란법’ 등으로 약품판매에 대한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7일 의약품 판매 촉진 등을 위한 리베이트 제공·수수자에 대한 처벌강화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번 정기국회 제7차 전체회의를 열고 총 리베이트 처벌강화 법안 등 21건에 대한 법안을 가결했다.

의결된 법안 중 보건의료 관련 법안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구강보건법 개정안 △모자보건법 개정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 의료기기법 개정안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의료법 개정안 등인데 이 중 12건의 법률안을 조정·통합해 마련한 의료법 개정안(대안)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소위원회 의견대로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복지부 소속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개정안이 리베이트 거래행위에 대한 처벌을 현행 2년 이하의 징역에서 긴급체포가 가능한 요건인 ‘3년 이하’로 강화하는 것 관련, “취지를 모르는바 아니지만 의료인들 사이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의사단체에서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법 리베이트행위도 문제지만 의료수가 개선, 약국 불법 마진, 의약품 유통구조 합리화 등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심사숙고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처벌 강화는)의료계에 만연돼있는 리베이트 문제에 대해 긴급체포가 가능하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상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이날 전체회의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에는 ‘비급여 진료비 조사·공개를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환자가 의료인에 대해 본인의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발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해당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진료정보교류가 가능해져 중복검사로 인한 국민 불편과 비용부담이 감소될 것”이라며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범위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명확히 규정해 환자의 권익보호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보다는 처벌만을 강화한 과잉입법”

▲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이날 리베이트 수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것과 관련, 회원들에게 회원 ‘서신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추 회장은 “오늘 오전 리베이트 수수 의사에 대한 처벌 수위를 3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한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과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사라는 직업상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단계에서 긴급체포가 가능한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상향한 것은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보다는 처벌만을 강화한 과잉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추 회장은 “협회는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전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또한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회원님들의 강력한 반대입장을 전달해 해당 법률안이 저지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헤모필리아 라이프 이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