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시 출혈이 관찰되면 대부분의 경우 대장암을 걱정하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변시 출혈의 가장 많은 원인은 치질이며, 치질이 꼭 수술을 해야 하는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출혈의 원인을 치질이겠거니 생각하시고 방치하시면 절대 안 된다고 한다.

▲ 사진=수원 장편한외과의원 이성근 원장

수원 장편한외과의원 이성근 원장은 "배변시 출혈이 되는 이유는 상당히 많다. 직장 출혈의 원인중 대장항문의 질환인 경우가 80~85%정도로 가장 많고, 상부위장관의 질환인 경우도 10%정도 차지한다. 그 외 소장의 질환인 경우는 5%정도이며, 전신질환과 외상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원인 중 출혈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직장출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어 "직장출혈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시행해야할 검사는 직장수지검사다. 특히나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사가 시행하는 직장수지검사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항문주위에 홍반이 동반된 항문주위의 종괴는 항문 농양일 가능성이 있다. 수지 검사시 통증이 있다면 치열이거나 항문 농양이거나 치핵의 합병증인 혈전일 가능성이 있다. 항문협착이 동반되거나 직장에 딱딱한 종괴가 만져진다면 악성종양일 가능성도 고려해야한다. 그리고 항문 시진으로도 외치핵과 치루와 치열 등을 진단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항문경 검사와 항문초음파 검사가 필요다다. 항문경 검사는 항문안쪽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 특별한 준비없이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항문경을 통해 치핵과 치열 등을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항문경만으로는 항문질환을 모두 진단할 수는 없다. 항문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항문초음파 검사가 큰 도움이 되며, 몇 년 전부터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 항문초음파 검사 장비를 구비하지 않은 병의원도 있지만, 항문초음파 검사는 치루와 항문농양 등 항문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검사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직장출혈이 있을 때 반드시 검사를 받으셔야하는 것이 대장내시경 검사입니다. 직장출혈의 원인중 가장 심각하고, 놓쳐서는 안 되는 질병이 대장암이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은 반드시 검사받으셔야합니다.

이성근 원장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알 수 있는 질병은 무척이나 많다. 대장암 뿐만 아니라 대장용종, 게실, 혈관이형성증, 대장염, 치질 등 대장과 항문질환의 대부분을 진단할 수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장정결제로 물약 대신에 알약의 제품이 나와서 편하게 장청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직장출혈의 치료는 그리 어렵지 않다. 출혈의 위치를 찾아서 지혈하면 되며, 치질로 인한 심한 출혈이라면 치핵절제술을 시행하면 된다. 치질로 인한 출혈이 심하지 않다면 약과 연고와 좌욕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대장질환으로 인한 출혈이라면 내시경적 치료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직장출혈에 관련해서 오해해서는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출혈양은 원인 질환의 정도와 관계가 없다. 즉, 출혈이 많다고 심각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출혈양이 적다고 경증의 질환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따라서 직장출혈이 확인되면 출혈양이 소량이라고 하더라도 출혈의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겠다.

둘째, 출혈의 색이나 경도는 위장관의 운동성과 관계가 있으므로 출혈 부위를 예측하는 지표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즉, 출혈의 색깔이 빨간색이라고해서 항문질환으로 인한 출혈이라고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인터넷 자료에서 출혈의 색깔만으로 출혈의 원인질환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경우가 있은데, 출혈의 색깔로 원인을 유추는 할 수 있으나 진단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셋째, 50세 이상에서는 항문질환으로 인한 출혈이 있더라도 대장암이나 상부위장관 출혈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출혈의 원인으로 치질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50세 이상에서는 반드시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을 통해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0세 이상의 직장출혈로 내원하신 분에게는 대장내시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