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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방 안의 코끼리’ 어찌하오리까?
김승근 주필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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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20  19: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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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가 왜 있을까? 주지하다시피 서로들 말하기 꺼려하는 것을 놓고 이렇게 말한다. 즉 불편한 진실... 먼저 이야기하기 곤란하거나 어려운 문제 같은 것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코끼리를 언제까지 방 안에 방치하겠는가. 누군가는 먼저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 첫 번째 코끼리

녹십자는 왜 환자단체 지원을 줄이고 혈우재단 지원을 늘렸는가.

오래전부터 녹십자는 마케팅 등의 비용을 줄여서(절세효과는 덤) 혈우재단에 지원을 해 오고 있다. 이것을 놓고 불법적인 환자유인행위가 아니냐는 비난이 있었다. 나름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복지 증진’ 차원의 후원으로 이해하자는 견해가 높았다. 그러나 이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다. 혈우재단에서 처방되는 혈우병 치료제는 녹십자와의 관계설정에 따라 처방이 되거나 안되거나 한다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게 생각할만한 합리적인 의구심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치료제는 녹십자의 경쟁사들에게서 나오고 있는데 이 치료제는 재단에서 쉽사리 처방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녹십자는 왜 갑자기 환자단체 지원을 줄이고 재단지원을 늘렸을까? 지난해, 녹십자가 바라보기에 환자단체의 역할보다 재단의 역할과 기여가 컸다고 본 것일까? 작년에 무슨 이슈가 있었나? 코로나 때문에 특별한 이슈는 없어 보인다. 다만 한국혈우재단의 신약런칭 약심회의가 있었을 뿐.

○ 두 번째 코끼리

한국혈우재단의 운영은 이사회를 통해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그러나 이사진의 구성원 대부분은 전문 의료인으로서 소속된 요양기관이 따로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재단 상근이사의 역할이 매우 크다. 지금까지 혈우재단의 상근이사는 설립초기 환자부모를 제외하면 김용해 윤기중 윤정구 송종호 정연재 이사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십년 동안 녹십자의 녹을 먹던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혈우재단 운영에 있어 녹십자의 정책이 스며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중차대한 혈우재단의 상근이사 위치가 반식재상(伴食宰相)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 세 번째 코끼리

환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신약과 외국 신약의 차이가 크다.

새로운 치료제라면 당연 업그레이드된 치료제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국내산 신약인가 외국산 신약인가의 전제에 따라 환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극명하다. 구체적으로 따져본다면 녹십자 신약인가 아닌가로 생각해 볼수 있다. 수입치료제라면 FDA EMA 등 매우 엄격한 절차를 통과한 치료제라는 확신감을 준다. 반면 녹십자 치료제라면 뭔가 찝찝함이 있다. 적어도 혈우병 환자들에게는 말이다. 그 이유는 녹십자의 초기 혈우병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으로 줄소송이 있었기 때문이다. A형간염에서 C형간염, HIV 감염까지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물론 녹십자에서는 ‘몰랐다’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그러기에 환자로서 더욱 걱정이 되는 거다. 앞으로 어떤 치료제의 문제가 나오더라도 ‘몰랐다’라고 되풀이되지 않을까 해서이다. 녹십자 혈우병 치료제 논란은 신약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다. 단지 용량 단위를 높이는 과정에서도 임상 실패가 이어졌다. 용량을 높이는 과정에서 응고인자의 활성도가 들쭉 날쭉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 이들 치료제가 어떻게 신약 임상은 통과 됐을까? 과거 식약처에서는 페이퍼 임상(환자참여 임상이 아닌 자료와 논문 등의 서류로)으로 통과하는 절차가 있었다고 한다. 아. 그러니 얼추 이해가 될 것도 같긴 한데....?!

○ 자~ 그러면 코끼리를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하겠나. 치워야지. 이치에 맞게 원래의 자리로 돌려 보내야 하지 않겠나. 어설프게 이어진 실은 과감하게 끊어버리고 단단한 새 실로 묶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듯. 처음 가는 길이라 조금 두려울 수는 있지만, 지금 가는 이 길이 아니었다고 생각된다면 얼른 바로 잡아야 하겠지. 신축년 새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 봄은 어떨까?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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