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주필 칼럼
‘헌법 위 삭감’에 경종 ... 法, ‘혈우병 환자 치료비 삭감은 잘못’상식이 통하는 혈우병 치료환경이 되길
김승근 주필  |  hemo@hemophilia.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1.19  04:58:5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수 년간 법리적 공방이 이어졌던 혈우병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의 ‘삭감’ 문제가 얼마 전 마무리됐다. 법원은 혈우병 치료제의 요양급여비를 삭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잘못’으로 판결한 것이다.

애초 이 소송은 ‘소모전’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 이유는 ‘의료진의 잘못, 또는 고의로 인한 부당한 요양급여의 청구’ 사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은 치료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했다. 그러나 삭감논란으로 이슈됐던 이유는 '치료비가 너무 많다'는 따가운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저렇게 많은 비용이 사용되어야 하는가' 라는 뜨겁고 따가운 시선 말이다.

그러나 생명은 누구에나 소중한 것이다. 의료진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해야 하고, 환자로서는 건강회복을 소망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 발생된 의료비는 사실상 많고 적음에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의료행위의 근본적인 정체성이다.

여하간 혈우병 환자의 요양급여비 삭감을 두고 행정소송이 진행됐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해 “자의적 판단으로 요양급여비를 삭감한 것은 잘못됐다”는 판결이 6년만에 나온 것이다. 이로써 혈우병 환자의 치료비 삭감 기준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종종 혈우병 환자의 의료비를 놓고 ‘많다’ ‘적다’ 왈가왈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치료에 대해 그 합리적인 치료 비용을 따져 보자라는 건 모순이다. 어떤 병은 얼마가 든다. 라고 가정한다면 그 비용 이상의 치료비가 발생되면 치료하지 말라는 뜻인가?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이는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이다. 환자들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의료진에게 맡기는 것이지, 결코 보험급여 기준에 맡기는 것이 아니다.

이번 판결을 보면서 어렵게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몸 아픈 사람으로서 당연히 치료받을 권리였음에도 이렇게 긴 소송 끝에 찾아올 수 있었다는 것을 보니 말이다. 긴 소송과정 중에 발생한 부작용으로 혈우병 환자를 기피 하려는 요양기관이 늘어나지나 않았으면 한다. 아직도 일선에서는 혈우병 치료를 거부하려는 곳이 적지 않다.

혈우병 치료제의 보험급여 기준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혈우병 치료제 중 일부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일정 기간 혈우병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의사’로 제한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헌법재판소에서 ‘혈우병 환자의 나이를 기준으로 보험급여 인정기준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런 기준으로 급여를 제한해 놓고 있는 혈우병 치료제의 급여 인정기준이 버젓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헌법 위에 삭감인가' 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또 어떤 혈우병 치료제에 대해서는 식약처의 허가기준과 급여인정 기준의 차이가 심각하게 동떨어져 있다보니 이 치료제로 환자를 치료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인정기준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신의 혈우병 치료제들은 한결같이 이같은 보건당국의 ‘발목잡기’식 보험급여 인정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약에만 유독 발목을 잡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혈우병 환자들의 치료환경이 법정 다툼이나 헌법소원 등으로 이어지지 않고서도 상식이 통하는 혈우병 치료환경이 되길 바란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김승근 주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고마해라
해도해도 너무하네 그만좀하지
상식이 통하기를 제발

(2021-01-19 11:34:24)
심난이들
그만삭감하세요 좀
(2021-01-19 10:40:22)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헤모필리아 라이프  |  등록번호 서울아02245  |  등록일 2012-08-31  |  대표 박천욱  |  편집인 김태일 박필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성연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05(가산동 470-8, 케이씨씨 웰츠배리 604호)  |  02)6111-8255
업무국 :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7길 25  |  전화 02-535-6474  |  문의 및 제보 hemo@hemophilia.co.kr
Copyright © 2012 헤모필리아 라이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