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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아버지와 보인자 딸의 인터뷰일본 '에코'지 인터뷰에서 옮김
조은주 기자  |  cap38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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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02  23: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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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무라 카즈에씨는 혈우병A 중등도 환자인 스즈키 슈이치씨의 첫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카즈에씨는 확정보인자이며,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의료 종사자입니다. 아버지 스즈키씨는 일을 하면서도 자녀들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환우회 활동에도 열심히 동참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카즈에씨에게 아버지는 공부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그런 존재입니다. 얼마 전 결혼을 해서 새로운 출발을 한 카즈에씨에게 지금까지의 행보와 앞으로의 인생 설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보인자인 딸에 대한 스즈키씨의 생각, 카즈에씨 자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 애니메이션 '늑대아이' 중

* 자녀를 갖는 것과 육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스즈키 : 딸을 출산하게 되면 딸이 보인자가 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딸이 태어났을 때 딸아이가 불쌍하다거나 딱하다는 생각보다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에 그저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앞으로는 혈우병에 대한 의료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할 것이고, 우리 손자들 세대에는 만약 혈우병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척이나 낙관적이었죠.
그 이후 아들도 낳았는데, 만약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스러웠다면 둘째 아이를 갖지 않았을 겁니다. 저에게 육아는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혈우병이라는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아이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아들이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소년 야구팀의 보호자 대표를 맡아, 토·일요일엔 팀의 아이들을 돌봐주었습니다. 딸은 기악부에서 활동을 했는데, 고등부 지방대회나 전국대회에 출전할 때면 아내와 함께 대회장에 가서 열렬히 응원했던 일들이 저희에겐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 보인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리셨습니까?

스즈키 : 딸이 중학생일 때 교통사고로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고를 계기로 저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와 딸이 보인자라는 사실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같이 살던 저의 어머니께서 보인자였고, 어디 부딪치기라도 하면 피하출혈이 일어나는 모습을 딸아이가 보고 자랐기 때문인지 이해를 하더군요. 다만 딸아이가 정확히 어떻게 느꼈을지는 부모인 저도 모릅니다.

* 보인자라는 사실을 듣고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카즈에 : 아버지의 질병과 제가 보인자라는 것에 대해 아버지에게 들었습니다. 왜 아버지의 손등에 반창고가 자주 붙어있었는지 그제야 수수께끼가 풀렸어요. 때마침 학교에서 반성열성 유전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되었고, 교과서에 나온 유전의 예를 아버지와 저에게 적용시켜 보면서 이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까지는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보인자라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 왜 간호사가 되려고 했습니까?

스즈키 : 제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은 제가 혈우병 환자이고, 자신도 보인자이기 때문에 간호사의 길에 뜻을 두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제 예상과 달리 우연히 간호사가 등장하는 TV 드라마를 보며 간호사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되었고, 그 이후 간호사가 되려는 꿈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카즈에 : 어? 제가 그런 말을 했었나요? 제가 간호사가 된 진짜 이유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서 아이들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을 무렵, 공립 소아 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되었고, 소아 전문병원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죠. 물론 제 아이가 혈우병으로 아팠을 때를 대비해서 의료지식을 쌓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 결혼에 대해는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카즈에 : 저는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고, 고교시절 기악부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아리 선배인 지금의 남편과 우연히 재회를 하게 되었답니다. 자연스레 남편과 교제를 시작하였고, 마침내 결혼에까지 골인하게 되었죠. 제가 보인자라는 점, 또 혈우병인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언제 어떻게 남편에게 전달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때 남편이 저에게 했던 말은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잖아. 아이가 생기면” 남편의 명쾌한 답변을 듣고 나서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 장래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카즈에 : 태어날 아이가 만약 혈우병에 걸린다해도 전혀 불안함은 없습니다. 이미 아버지를 보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아버지께서도 결혼해서 두 명의 자식을 두었고,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60대인 지금도 현역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십니다. 혈우병이라서 다소의 불편함은 있지만, 시력이 나쁘면 안경을 쓰듯이, 불편한 것은 보완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지금, 남편과 공통의 취미인 악기연주나 여행 등을 즐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미래를 마음으로 그려보는 것도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우리 아이가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할까? 과연 스포츠는 좋아할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겁습니다.

* 보인자의 아버지로서…

스즈키 : 지금은 딸아이가 의료지식이 풍부해져서 이제 저를 찾아오는 일이 많지가 않습니다. 저의 집 근처에서 살고 있으니 앞으로 혈우병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면, 저와 제 아내가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저와 여러 해 동안 살면서 환우회에서 열심히 활동을 했죠. 그 덕분에 혈우병에 대한 깊은 지식과 위기대처 능력이 생겼고, 아이가 태어나면 조부모로서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0대 무렵부터 40년에 걸쳐서 환우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환우회에서는 정기적으로 의사 선생님들을 초청해서 공부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제대로 공부를 하고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이 혈우병일 가능성에 불안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느라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께서 이제는 정기 보충요법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즐기거나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현실과 타협하며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상정하여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보인자로서.....

카즈에 : 보인자 산모들은 출산을 할 때, 모자(母子) 두 사람의 위험에 발 빠르게 대응해 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의 어느 의료기관에서 보인자 산모의 출산을 받아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혈우병 아이를 출산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이나 지역 제휴 클리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 그런 정보는 비단 저뿐만 아니라 다른 보호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보인자라는 이유만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불안한지, 그리고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이런 것들이 명확하게 해결된다면 불안감은 자연히 해소되지 않을까요? 옛날보다는 훨씬 정보를 얻기가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보인자를 위한 정보가 아직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지식을 어디서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가족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본 인터뷰는 혈우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보지 '에코'에 게재된 내용이다. '에코'는 일본 바이엘약품(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혈우사회 공헌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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