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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사회 한 눈에 살펴보기...2020년엔 어떤 일이 있었나?2020년 기억에 남는 건 코로나뿐? No~ no~
김승근 주필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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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30  04: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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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흔하게 접하게 된다. 그러나 금년 만큼 힘들게 시간을 보낸 해는 드문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전세계 감염병 때문에 삶의 패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일상생활이 됐고, 사람 만나기도 힘든 한 해였다. 카페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흥을 돋구는 노래방이나 클럽은 봉쇄됐다. 이런가운데 우리 혈우사회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한번 살펴보자.

◆ 혈우병환자 vs 녹십자의 HCV 감염사태 소송 마무리 중

지난 2004년부터 진행해온 법적 다툼이 기나긴 터널을 지나 끝 자락에 서 있다. 당초 녹십자 혈우병 치료제로 인한 C형간염바이러스(HCV) 감염 피해를 입은 혈우병 환자들이 녹십자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햇수도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환자와 녹십자는 한 차례씩 승소와 패소를 맛본 뒤 대법원에서 환자 승소 취지로 파기 환송 판결이 되면서 환자들에게 보상의 길이 열렸다. 이에 법적 다툼을 진행해 온 대부부의 환자들은 금년 하반기 무렵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고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소 취하에 이르렀다. 일부 1차 소송을 진행해왔던 환자들은 HCV감염 사태의 역사를 ‘법적 판결로 못박아야 한다’라는 의지를 갖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혈우병 신약, 헴리브라와 알프로릭스 엘록테이트 런칭

혈우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공식 등장했다. 그중에 8인자 환자와 항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헴리브라는 환자들의 치료에 큰 변화를 예고한 획기적인 치료제라는 타이틀과 함께 등장했다. 그동안 높은 비용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항체환자들에게 롱액팅 예방요법이 가능해졌고, 혈관을 찾아야 했던 정맥주사 방법도 피하주사로 대체했다. 그러나 보험급여와 기준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환자들이 헴리브라로 치료하기가 만만치 않다. 또한 항체 환자에게만 제한된 보험급여가 적용되었고, 처방할 수 있는 의료진과 병의원도 제한적이다.

롱액팅 치료제의 등장도 관심을 끌었다. 8인자 엘록테이트와 9인자 알프로릭스는 반감기가 늘어난 새로운 치료제이다. ‘롱액팅’ 치료제라는 것은 소위 약효의 지속시간이 늘어났다는 거다. 정기적으로 예방요법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맥주사의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인데 주사 횟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치료제들은 임상연구에서 잦은 출혈을 겪는 ‘표적 관절’이 있는 환자들에게서도 출혈률이 감소됐다는 연구보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다만, 새로운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었으나 제한적인 보험급여가 환자치료에 발목을 잡고 있다. 또한 한국혈우재단에서는 약심위를 열고 재단에서의 처방을 승인하지 않은 상태로 올해를 넘기게 됐다.

▲ 코헴캠프 청년자원봉사단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헴 전국캠프 ‘전격 취소’

혈우사회의 가장 큰 이벤트인 여름캠프가 열리지 못했다. 올해 여름캠프는 강원지회 주관으로 원주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세계 감염병 사태로 인해 열리지 못한 것이다. 코헴캠프는 환자와 보호자뿐 아니라 혈우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가족’을 이루는 대규모행사였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크다.

소규모 지역 행사도 상황에 따라 대폭 축소됐다. 전국 규모의 행사들은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가의 지침에 맞춰서 지역 소규모 행사로 대체하거나 취소했고 ‘가족 모임’ 형식으로 지원을 하는 등 국가적 방역을 준수해 나갔다.

◆ 혈우사회, 비대면 행사 및 컨텐츠 강화

역시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접촉 대안 프로그램들이 속속히 등장했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은 유철주 한정우 한승민 교수를 중심으로한 온라인 혈우병 건강강좌를 진행되고 있다. 횟수를 거듭하면서 온라인 소통이 익숙해진 환자들은 오프라인 행사만큼 열띤 질문이 있었다. 건강강좌에 참가한 환우는 “오히려 편안함과 집중력이 높다”라는 평가를 내 놓기도 했다.

혈우재단도 온라인 컨텐츠를 선보였다. 매년 진행해 왔던 혈우병 세미나의 대체 방법으로 온라인 교육 영상을 제작해 공개한 것이다. 재단에서 공개한 영상은 △혈우병 치료 돌아보기(황태주이사장) △혈우병 치료의 최신치료 및 현황(강동경희대 박영실 교수) △코로나19시대의 홈트레이닝(재단 김종선 물리치료사) △코로나19와 심리건강(한길심리클리닉 윤은정 소장) 주제로 4편이 재단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스토리텔링 전문 미디어 커뮤니티 '닷페이스'(구독자 23.2만명)는 혈우병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4명의 혈우병 환자들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제목은 <혈우병을 그냥 '피 안 멈추는 병'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 혈우인 이야기>이다. 출연자들은 혈우병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함께 자신이 겪었던 힘들었지만 의미있는 경험들을 나눴다.

사노피에서는 혈우병 환자들의 ‘레벨업 프로젝트’ 일환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혈우병 환우 관절 건강 홈트’를 선보였다. ‘혈우병 환우 관절 건강 홈트’ 운동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혈우병 환자들이 비교적 안전하게 근육 및 관절 강화 운동을 할 수 있는 운동기구인 탄력밴드를 활용했다.

혈우병 환자에서 출혈 빈도가 높은 무릎, 발목, 손목, 팔꿈치, 어깨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고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구성되었다. 운동 강도가 높다고 느끼거나, 밴드를 이용하는 것이 힘든 환자들을 위해 탄력밴드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낮은 강도의 운동 방법도 함께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혈우병 환자를 주인공으로 한 웹드라마도 곧 선보여질 예정이다. 스토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 '올댓스토리'는 혈우병 환자의 고민과 성장을 주제로 한 세 편의 웹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갔다. 제목은 '세 개의 보석'이다. 혈우병 소재의 웹드라마는 점차 온라인 컨텐츠의 영향력과 선호도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혈우병에 대한 건강한 사회적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혈우사회 최초 영상보도 헤모필리아TV 개국...구독자 2600명 돌파

국내외 혈우사회 소식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혈우사회 최초의 인터넷방송 ‘헤모필리아TV’가 지난 7월 개국했다. 헤모필리아TV는 혈우사회 뉴스를 영상보도 형식으로 전달하는 ‘아이러브헤모’와 이슈를 분석해 보는 ‘헤모인사이드’ 두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매주 새로운 이야기가 방송된다.

개국 1개월만에 구독자 1,200명을 넘어섰고, 이어 방송 5개월 만에 구독자 2,600명을 넘기면서 꾸준한 관심을 이끌고 있다. 헤모필리아TV 제작팀은 7월부터 12월까지 시즌1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새로운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개편해서 시청자와 밀접한 소통을 이어가는 방송컨셉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롭게 변모할 ‘헤모필리아TV’에 귀추가 주목된다.

◆ 국제혈우사회도 이벤트 잇따라 ‘취소’...‘가상 온라인’ 행사 개최

혈우사회 행사의 취소는 국내뿐 아니다.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혈우연맹(WFH) 행사도 연기를 반복한 끝에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가상 학회’로 대체했다. 국제행사와 국내행사들은 대부분 가상학회로 진행되거나 규모를 축소하여 진행했다.

혈우병 완치의 현주소, 새로운 치료법 등 주요한 현안을 다루고 있는 WFH 학술대회가 가상회의로 열리게 되면서 액티브한 교류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국내혈우사회 환자 최초 포스터가 국제혈우사회에 소개됐고 헤모라이프에서는 지면 ‘글로벌 뉴스’를 발행하면서 열리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특히 국제사회에 첫발을 내딘 주인공은 바로 한국코헴회의 청년회이다. 이강욱 청년회장을 필두로 손완호, 김찬송 회원이 작성한 이 포스터는 ‘한국 청년 리더쉽 교육의 도약(Take a leap in Korean youth leadership education)’이라는 제목의 발표자료이다. 이 포스터에는 한국 혈우병 청년들의 여러 활동에 대하여 소개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레드타이 챌린지’를 포함하여, 청년워크샵, 작년에 실시했던 연탄나눔 봉사활동, 국도종주 등 우리 청년들의 활동현황이 WFH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포스터가 채택된 것이다.

두번째로 채택된 포스터는 한국코헴회와 헤모필리아라이프에서 발간한 인터뷰집에 관한 포스터이다. ‘혈우사회 구성원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자의 발행 과정과 그 성과(Publishing Process and Achievement of Interview Book with Members of Hemophilia Society)’라는 이름으로 제작한 포스터이다.

◆ 국 내외 혈우사회의 ‘새인물’

세계혈우연맹 회장으로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자르 가리도(Cesar Garrido)가 선출됐다. 8년간 중임 임기(4년+4년)를 모두 마친 알렌 웨일(Alain Weill/환자 아버지/프랑스) 회장에 이어 새롭게 선출된 세자르 가리도 회장은 혈우병 환자의 아버지로서 베네수엘라 혈우병협회(AVH) 재무 및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던 인물이다. 이번 선거는 WFH 역사상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최초의 선거가 됐다.

한국혈우사회도 새인물의 등장이 있었다. 지회장의 3년 임기가 만료되면서 전국 각 지회에서는 지회장 선거가 있었다. 코헴회 임원의 임기는 대의원 2년, 지회장 3년의 임기로 되어 있다. 정관에 따라 지회장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므로 선거를 진행했고, 내년에는 대의원의 선거가 치러진다.

2020년 기억에 남는 건 코로나뿐? No~ no~

혈우사회가 걸어왔던 2020년을 살펴보면 감동이 있었고 설렘과 환호, 그리고 분노와 아쉬움이 있었던 한 해였다. 모든 곳에서 모든 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힘찬 움직임을 보였다. 아쉬움이 있었던 만큼 보람도 있었던 한 해가 됐던 것 같다.

더욱이 내년에는 코헴회 회장선거와 혈우재단 이사장 선임 등 선 굵은 이벤트가 있다. 또한 CSL과 SK의 새로운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와 아이델비온이 어떤 모양으로 혈우사회에 등장하게 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또한 새로운 후보 약물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 ‘혈우병 임상 치료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혈우병 완치에 도전하는 유전자 치료제, 또다른 롱액팅과 피하주사들 임상을 준비하는 여러 약품들이 식약처 허가를 끝내고 줄 서 있는 중이다.

기업대 기업의 관계, 단체와 단체의 관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녹십자와 다케다의 계약관계, CSL과 SK케미칼의 파트너쉽, 코헴회와 혈우재단의 눈높이 조율, 녹십자와 HCV협의회 조정, HCV 판결 등 굵직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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