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평가엠티를 마치며 기념샷 "해단이닷!"

2016 코헴 여름캠프의 청년자봉단이 지난 20일~21일 일정의 평가엠티를 끝으로 해단했다.

청년자봉단을 '여름캠프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뭘까?

캠프 일정은 2박3일이지만 자봉단의 캠프는 약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다. 시간이 허락되는 청년 환우들이 하나 둘 사무국에 모여 며칠간 캠프준비를 돕고, 캠프 하루 전에는 모든 물품과 부식을 트럭에 싣고 선발대를 꾸려 캠프지로 향한다. 전날 밤 늦게까지 '중앙방'을 꾸미고 회원 개개인에 맞게 지급물품을 포장하는 등 사전준비를 해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택배회사에 온 것 같은 일사분란함마저 느껴진다.

▲ 캠프 전날 선발대업무를 마치고 화이팅!

캠프 일정중에는 참가한 회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종횡무진한다. 아침에 숙소를 돌며 기상과 하루일정을 알리는 일부터 물놀이시에는 안전요원으로 변신하며(물론 물에 안들어간다고 버티는 의료진과 어머님들을 들어 던지는 악역까지..) 프로그램마다 진행요원을 맡거나 참가자의 일원이 되어 캠프가 온전히 회원들의 즐거운 잔치가 되도록 땀흘린다.

▲ 청년자봉단들은 캠프 적재적소에 (때로는 강제로!) 배치되어 캠프를 빛내기도 한다. 올해의 하이라이트였던 '미스코헴 선발대회'에는 3명의 자봉단이 파견되어 1,3위를 차지하며 회원들에게 큰웃음을 줬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본인들 몸을 돌보지 않고 2박3일을 하얗게 불태운다는 점이다. 같은 환우로서 봉사에 나선 것이라면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건강하고 에너지에 찬 모습, 어린 후배들에게는 '닮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자기 몸을 챙기는 노력이 더 필요하겠다. 다음 캠프부터는 중앙방 외에도 자봉단들이 회원들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더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몇몇 회원들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 회원들을 돕는 건 자봉단 기본자세 중의 기본

지난 주말에 있었던 청년자봉단 평가엠티에서도 더 나은 여름캠프를 만들기 위한 의견들이 오갔다. 총 25명의 올해 자봉단 중 15명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못 다 나눈 캠프이야기를 나누고 뜨거웠던 여름의 추억을 곱씹었다. 장소는 경북 문경의 한적한 펜션.

▲ "문경의 따뜻한 계곡물에 몸 담그니 후쿠오카 안부럽네"

온천이 아닌가 싶은정도로 폭염에 데워진 계곡물에서 물장구도 치고 저녁에는 삼겹살도 구웠다. 여자친구랑 헤어질 위기까지 감수하며 엠티에 참가한 청년도 있었고 서로에 대한 고마움에 눈물까지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캠프에 자봉단으로 처음 참가한 주희(20) 회원에게 왜 자봉단을 하게 됐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 어릴때부터 삼촌, 형들이 해준 걸 보고 자라서 그런지 당연히 해야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캠프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은 상세하게 취합되어 코헴사무국이 다음 캠프를 준비하는 데에 몫을 할 예정이다.

이튿날 아침에는 7월 올란도에서 열렸던 2016 WFH 총회에 다녀온 청년회원들이 모여서 총회 참석에 대한 평가도 진행했다. 대부분이 첫 총회 참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치료환경을 파악하고 관계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차원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으며 우리나라 혈우사회도 적극적으로 국제 무대에 세션 발표와 연대활동을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국내 현황에 내실을 기해 차후에 WFH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한 노력도 다시 한 번 기울여보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 청년자봉단 중 WFH 총회에 참석했던 회원들이 아침에 모여 자체평가를 가졌다.

아침까지 은밀하게 진행된 '마니또' 선물증정식 이후에 기념촬영을 마치고 청년들은 냉면 한그릇씩 나눠먹고 일정을 마쳤다. 공식적으로 올해 자봉단이 해단을 맞은 것이다. 서로 끌어안고 손을 부여잡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그런데 그러고 사흘 뒤에 자봉단 단체 톡방에는 '10월에 모이자'라는 제목의 투표가 올라와 '가결'되었다)

100년만의 폭염, 한달 연속 이어진 열대야...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잘 이겨낸 혈우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마도 이들을 '캠프의 꽃'이라고 부르는 건 화려하거나 빛나서가 아니라 흠뻑 흘린 땀이 캠프티셔츠에 말라붙어 생긴 소금꽃을 누군가 보고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것 아닐까 싶다. 이들을 보면서 코헴회의 건강하고 가능성으로 가득 찬 미래를 그려본다.

▲ 강원지회 김형석 청년자봉단원의 동생 김정연양(탤런트, 모델)과 서로 한 장 같이 찍겠다고...

[헤모라이프 객원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