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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보인자인 딸아이에게 언제 알려줘야 할까?일본 혈우사회, 혈우병 환우와 가족들 대상으로 체험수기공모
조은주 기자  |  cap38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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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0  1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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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일본 혈우사회는 혈우병 환우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체험 수기를 공모했다. 접수된 수기는 오랜기간동안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수상 작품을 선정했고 인터넷 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혈우사회에 감동을 전하는 수기들을 헤모라이프에서 소개해 본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일본 사노피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 헤모필리아투데이와 헤모필리아시티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 병이 가르쳐 준 딸의 성장

제 딸은 보인자입니다. “딸아이에게 보인자 라는 것을 언제 알려줄까?” 이것이 저희 부부에게는 풀어야 할 큰 숙제였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성인이 되면 그때 이야기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학창 시절에는 출혈도 경험하지 않고 드디어 성인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2014년 12월의 어느 날 밤. 저는 아내와 함께 딸에게 보인자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딸아이가 받아 들지 못하고 울어버리면 어떻게 할까? 지금까지 그런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왜 이제서야 이야기 하는 것이냐며 크게 분노하면 어떻게 할까?”

우리 부부는 불안한 마음으로 노심초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딸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우리가 우려했던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이것이 딸이 한 첫마디였습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 보니, 딸아이는 아빠의 병에 대해 이미 알아본 상태였고, 보인자의 위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오도 단단히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딸아이에게 장차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없는지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라구요.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렇게도 말해줬어요.

"아빠가 좋은 증거잖아. 아빠도 혈우병에 걸렸는데 무사히 잘 자라서, 일도 하고, 결혼도 했잖아. 그래서 혹시라도 나에게 혈우병인 아이가 태어나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저는 이 시점에서 눈물샘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른이었구나, 이렇게 말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내도 딸도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고, 저희 세 사람은 부둥켜 안고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실컷 울고 나서 셋이서 마신 코코아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 딸이 올해로 26세가 되었고, 결혼하고 싶은 상대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 상대에게 보인자 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딸아이라면 무슨 일이든 잘 이겨낼 거라고 믿어요.

혈우병에 걸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이 병이 가르쳐 준 딸의 성장은 저에게 둘도 없는 인생의 보물 같은 것이랍니다.

作 필명 야마씨

▲수기 공모전 포스터

<<심사원의 코멘트>>

부모님이 딸의 질병에 대한 사실을 털어놓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안고 살던 시절, 딸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깨달았겠죠.

딸 역시 본심은 불안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데도, 부모님과 마주앉아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라고 말할 수 있는 따님의 강함과 용기에서 다부진 부분이 느껴졌습니다.

따님이 아버지가 좋은 증거라고 했던 부분을 보면 부모님께서도 대단한 애정을 갖고 따님을 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신의 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런 식으로 털어놓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로 상당히 불안함도 있었을 텐데 아버님께서 최선을 다해 혈우병을 극복해내시고, 그것이 딸에게도 잘 전해지는 걸 보면서 대단히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마신 코코아 라는 부분은 무척이나 감미롭게 느껴지더라구요.

세 사람이 같은 것을 마셨다는 것이 마치 가족간의 유대감을 표현한 듯 포근한 느낌이 드는 에세이였습니다.

나카자와 유지

<<편집부>>

심사위원이자 본인의 이름으로 시상된 나카자와 유지 씨는 전 일본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만능 엔터네이너로 일본에서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수퍼스타이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에 출간된 "자신을 움직이는 말"과 "아주 서툼"이라는 책은 일본 열도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선수시절 J리그 최우수 선수상, J리그 신인왕 (1999 년), J리그 베스트 일레븐,J리그 공로 선수상, J리그 페어 플레이 개인 상, J리그 MVP 등 다양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 토이스토리 3(일본판)에서 성우로도 활약한바 있다. 최근에는 유튜버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헤모라이프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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