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의 피하주사 방식 혈우병 치료제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일 치료제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신개념 혈우병 치료제 ‘MG1113’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Research and Practice in Thrombosis and Haemostasis’에 게재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치료제는 혈우병 8,9인자 타입이나 혈우병의 항체 유무와 관계없이 치료가 가능해 만능 치료제라 불리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나아가 롱액팅 조건을 갖춰 혈우병 환자들의 주사횟수도 획기적으로 줄일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논문은 ‘MG1113’의 혈액 응고 효과와 기전에 관한 내용으로, 연구에는 GC녹십자와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공동 참여했다. 연구는 혈액 응고 인자에 이상이 있는 환자의 혈장과 혈우병을 유도한 동물모델에서 진행됐다.

연구팀은 ‘MG1113’을 처리한 혈우병 환자의 혈장에서 약물의 농도와 비례하게 트롬빈(thrombin) 수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혈액 응고 시간 및 혈액의 굳기가 정상화 되는 데이터를 얻었다. 또한, 동물 시험을 통해 혈액손실과 혈액 응고 인자들의 수치가 개선되는 것을 증명하였다.

회사 측은 이번 연구가 혈우병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을 마련하는데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MG1113’은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항체로 만들어져, 혈액 내 부족한 응고 인자를 직접 주사하는 기존 혈우병 치료제와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항체가 있는 환자에도 쓸 수 있고, 혈우병 유형에 구분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치료제보다 긴 반감기와 고농도의 제형으로 피하주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약물 투여 횟수가 줄고, 통증이 심한 정맥 투여 대신 피부 표면 아래 주사가 가능해지면 환자의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이번 논문의 저자인 곽희천 GC녹십자 연구원은 “혈우병 환자는 평생 주기적으로 약을 투여 받아야 하는 만큼, 환자의 투여 부담 완화가 치료제 연구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되고 있는 ‘MG1113’이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녹십자는 세계최초로 ‘Factor VIII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낸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F’를 생산해 시판하고 있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 녹십자는 세계 최초로 Factor VIII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