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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사회의 Fan Death미신처럼 믿고 있는, 잘 못된 자신의 1회 처방량
김승근 주필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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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3  16: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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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뉴스보도화면 캡쳐

‘선풍기를 켜 놓고 자면 죽게 된다’는 말은 7080세대를 포함한 이전 세대에서는 거의 상식 수준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만 있어왔던 이야기로, 사망에 대한 그 이유는 ‘체온이 떨어져서’, ‘산소공급에 문제가 되어서’ 등의 이유로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만 있는 ‘미신’이라고 알려지면서 점차 ‘선풍기 죽음’은 허무맹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아직도 어디에선가는 상식처럼 알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상식’을 당연시 믿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은 ‘팩트(진실)’를 접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특히, 잘못된 상식은 ‘오랫동안 지속될수록 진리’처럼 인식되고 나중에 진실을 접해도 쉽게 의식이 잘 바뀌지 않는다. 우리 혈우사회에서도 이같은 ‘미신’과 같은 ‘팬데스’ 현상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늘 그 현상을 몇가지 살펴보자.

대표적인 것은 혈우병 치료제를 바꾸면 ‘항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한가지로 치료를 받다가 다른 치료제로 바꾸면 항체가 발생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나마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팩트’를 접하지 못한 환우들이나, 오랫동안 잘못된 상식이 남아 있어서 진실처럼 세뇌된 경우가 아직 남아있다.

그럼, 현재 가장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잘못된 혈우병 상식’은 무엇일까? 바로 ‘치료제의 처방량’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너 1회 처방량이 어떻게 돼?”
“나? 2000iu 정도 돼.”

우리 혈우병 환우들은 자신의 1회 투여량을 잘 알고 있을까? ‘잘 알고 있다’는 뜻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위에 2000iu라고 자신있게 말한 환우는 어떤 기준으로 자신의 1회 투여량이 2천이라고 말한 것일까?

“복잡한 건 의사 선생님이 계산해 주시니까~ 나는 주는 대로 맞으면 되겠지”

대부분 환우들은 옛날부터 맞아왔던 용량을 자신의 ‘1회 투여량’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는 예방요법이나 출혈시 투여량도 똑같은 주사량을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부분은 너무 오랫동안 환자들 의식에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자신의 투여량이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장기간 출장이나 여행시 이같은 계산법으로 주사량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1회 투여량’은 치료에 충분한 투여량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심지어, 지금 우리가 계산해 사용하고 있는 투여량은 식약처에서 허가된 기준에 절반 수준, 또는 의료과학적 임상으로 확인된 치료 효과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환우들은 자신의 출혈에 따라 용량을 증감하면서 자가요법으로 투여량을 조절해 사용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이렇게 계산하지 않고 그저 ‘1회 처방량’으로만 계산해 사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번 출혈 때는 약을 많이 써도 출혈이 잡히지 않았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경우는 현재 ‘1회 처방량’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냥 이렇게 사용하는 거 아닌가?”라며 자가요법으로 관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 뭐? 임상했던 용량으로 처방해 주지 않는다고?

혈우병 환우가 사용하고 있는 그 어떤 치료제이든, 약품 안에는 설명서가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식약처 허가 수준만큼 처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수 있다.

왜일까?

그것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급여기준 때문이다. 당연히 의료진들은 환자의 치료가 충분히 이뤄질수 있도록 허가기준으로 치료제의 보험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복지부 보험공단측의 입장은 어떠할까? ‘요~ 정도면 치료가 된다~’라는 근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비용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협의’를 통해 기준이 마련되는 상황이다.

치료제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는데, 보건당국은 ‘기준’이라는 금액으로 묶어 두고 있다. 그 기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속내는 ‘현재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현재 환자가 사용하고 있는 치료비의 연평균 금액을 초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의해서 보험급여를 산정하다보니 문제는 점차 심각하게 된다. 일반 공산품일 경우 양질의 제품이 나오면서 공급량이 늘어나고 단가는 낮춰지는, 아주 이상적인 선순환이 이뤄진다. 그러나 의약품인 치료제는 다르다. 특히 희귀난치병 치료제, 전문의약품 등은 공급량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없다. 더구나 새로운 치료제의 발전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 환자의 치료비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보건당국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기존 연평균 치료비가 기준, 그러니 처방량을 줄일 수밖에....

이런 이유로 식약처 허가 기준과는 달리, 보험급여에서 처방량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조삼모사에다가 눈 감고 아웅하는 식이다. 더욱이 환자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내지 않으니 슬쩍 넘어가는 상황이다. 공무원들은 민원이 없으면 복지부동이다. 괜히 나섰다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식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어리숙했던 환자들을 속여왔던 것이라고 밖에.... 비용문제를 삼을 것이라면 까다로운 식약처 기준은 왜 필요한 것일까? 식약처의 허가기준만큼 보험급여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보험급여에 적용할 만큼만 식약처에서 허가해야 하지 않을까?!

혈우병 환자들의 1회 처방량은 위와같은 이유로 결정되고 있다. 그리고 부분을 강하게 문제 삼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혈우사회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 혈우사회는 환자들의 강력한 민원활동으로 개선을 이뤄 왔다. 대외적인 이슈가 동력이 되어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물안에 갇혀 도토리 키만 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처방량을 단순하게 횟수 제한으로만 국한해서 생각하면 다람쥐 쳇바퀴를 돌리는 것과 같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1회 처방량이다. 식약처 허가사항은 의료적인 기준이고 환자 치료에 무엇보다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이다.

발목잡고 있는 1회 처방량의 기준, 이것은 팬데스를 미신처럼 믿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거듭 강조하건데 급히 서둘러야 할 당면과제는 1회 처방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헤모라이프 김승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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