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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모필무비필> 타임 패러독스의 끝판왕! <테넷> (스포 없음)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놀란’ 감독이 전하는 시간 이야기
황정식  |  nbkiller@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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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6  14: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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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타임 패러독스의 끝판왕, <테넷>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는 잠깐만 생각해 보아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에게 유명한 3부작 영화 <백 투 더 퓨쳐>가 있으며, 지금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을 만든 <터미네이터>시리즈를 포함, 최근의 <어벤저스 : 엔드게임>도 시간 여행을 소재로 했다. 대부분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과거로 되돌아가 무엇인가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는 이들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 분)이 마스크를 쓰고 나오지만 이번 바이러스와는 상관없는 내용이다.

영화 <테넷>은 시간을 주제로 한 영화이다. 아니, ‘엔트로피’를 주제로 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지금까지 <메멘토>와 <인셉션>, <인터스텔라>를 통해 ‘시간’이라는 주제를 간접적으로 사용했던 놀란 감독 세계관 속 시간의 의미를 집대성한 영화가 바로 <테넷>이다.

▲ 사토르의 이름은 사토르 마방진에서 따왔다. 마방진 첫번째열 가로, 세로가 모두 사토르이며, 가운데열 모두가 테넷이다. (image from Wikipedia)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몇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영화의 제목, “테넷(TENET)”이라는 단어이다. 테넷은 앞으로 읽어도 테넷이고 뒤로 읽어도 테넷이다. 이는 사토르 마방진에서 온 단어로 가로쓰기와 세로쓰기가 똑 같은 단어의 집합을 뜻한다.

▲ 주인공의 파트너 닐(로버트 패티슨 분)의 열연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또한, 앞서 말한 엔트로피라는 말도 이해하고 있으면 좋은데, 이게 딱히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무질서도’라고도 불리우는 이 단어는 굳이 번역하자면 물질이 자유롭게 소모되는 무질서한 에너지를 뜻한다. 열역학에서 다루는 에너지이며 열의 이동을 설명할 때 쓰이는 에너지이다. 고등교육에서 화학 II에서 배우며 비가역적 에너지로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에 해당한다. <인터스텔라>와는 달리 자세히 알지 않아도 영화 보는 데에는 무리 없으므로 넘어가도록 한다.

▲ 엘리자베스 데비키는 키도 191cm가 넘는데 거기다 하이힐까지 신어서 남자 배우들을 모두 압도해 버린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이 영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혹평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관객들이 느끼는 난해함이 ‘복잡한 설정’에서 오는 것이 아닌 ‘허무맹랑한 설정’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셉션>이야 꿈을 소재로 했지만 그나마 더 나아가지 않아 받아들일만 했고, <인터스텔라>는 철저히 고증을 많이 거친 ‘하드SF’의 성격을 가진 영화였지만 <테넷>은 왠지 많은 사람들이 '데우스 엑스 메키나'(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해 극의 긴박한 국면을 타개하고, 이를 결말로 이끌어가는 수법의 극작술) 같은 느낌이 가미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영화 중간중간 바다 배경의 액션이 있어 시원한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영화관에서 에어컨 안켜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이해불가, 재미없음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오히려 나는 이 영화가 난이도가 높은 영화라 생각되지 않는다. 놀란 감독의 성향을 잘 알고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된다. 놀란 감독은 철저히 쓰여진 대본과 잘 짜여진 연출로만 촬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애드립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놀라울만큼 높은 완성도의 시나리오로만 영화를 찍기 때문에 줄거리에 빈틈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영화가 한층 더 재미있어진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만의 강력한 영상미를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그의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 영화는 모든 장면이 한 번에 다 이해가 가진 않는다. 영화 자체는 나중에 모두 떡밥이 다 풀리지만 전부 기억하고 있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많은 관객들이 그럴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놀란 감독이 노린 부분이고 우리의 기억을 테스트하려고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이는 <메멘토>부터 시작된 그의 작품 세계관이라고 생각된다.

▲ 코로나 여파속에서 개봉한 영화 <테넷>,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 과연 손익 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치밀하게 구성된 영화와는 별개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액션은 이게 놀란 감독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변화되었다. 과거 <인셉션>이나 <다크나이트>만 보아도 총격신이나 격투신이 밋밋했는데, 이번 <테넷>은 빠른 전개와 긴박감 넘치는 영상으로 같은 감독이 연출했나 싶은 액션신이 자주 나온다. 물론, 과거에 하품 나오던 액션신에 지적 받아 많은 변화를 주었을지도 모른다.

▲ 오래간만에 찾아간 코엑스 메가박스, MX관이 돌비 시네마관으로 바뀌었다.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국 확산으로 영화관 가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려 왔고, <인터스텔라>와 마찬가지로 개봉 첫날, 1회 관람의 로망이(…) 있었기에 그나마 사람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가서 영화 관람을 하기로 결정하고 다녀왔다. 하지만 생각 외로 한칸씩 띄어 앉기가 상당히 거리가 있었고, 새벽 시간이나 밤중 시간을 이용하면 그나마 사람 붐비는 것도 피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새벽 6시 10분 관객을 위해서는 팝콘도 팔지 않았다(…).

▲ 아침 시간대라 사람이 없는 건 좋았지만 팝콘을 팔지 않는 것은 좀 의외였다. 그렇다고 영화 끝나고 팝콘 사먹기엔 좀…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나중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관람을, 아니 여러 번 관람을 하게 될 영화가 바로 <테넷> 아닐까 싶다.

▲ 영화 끝나고 주차장에 가면서 본 문구가 들어오면서 보았을 때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헤모라이프 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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