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비즈
습관일까 중독일까, 애매모호한 중독의 신호
전세훈 기자  |  jaeboklove2@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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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31  13: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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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어서, 위안 삼아 시작한 것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푹 빠져 버렸다. 안 하겠다 마음먹고, 관련 물건을 버리고, 가족들이 뜯어 말리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손이 간다. 게임, 알코올, 약물, 담배 등과 같이 재미로, 습관으로 해왔던 것들이 중독으로 변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 사진=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대표원장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대표원장은 "중독이란 용어는 의료 현장에서 두 가지로 구분되어 사용된다. 먼저 물질을 사용하여 독(毒)이 되는 개념에서의 중독(intoxication)이다. 약물(알코올, 수면제, 마약, 항응고제 등)의 과량 섭취, 농약, 공업용 또는 가정용 약품 등 유해 물질 사용으로 원치 않은 증상이 발현되었을 경우 중독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일산화탄소 중독, 세균 중독도 넓은 의미에서 이 개념에 포함된다"고 한다.

또한 "다른 개념의 중독은 의존과 남용(dependence and abuse)으로서의 중독이다. 이는 습관성 중독으로, 심리적 의존이 심해 물질을 중단할 수 없거나, 문제가 발생함에도 약물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암페타민, 환각제, 수면제 등을 사용하면서 중독에 이를 수 있다. 도박, 게임, 쇼핑, 도벽 등 특정 행위 역시 습관성 중독에 포함된다"고 한다.

이어 "특정 물질이나 행위에 심리적으로 의존, 습관이 되는 이유는 그러한 물질이나 행동이 긴장과 불편한 감정을 없애 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일부 그러한 기능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순기능보다는 쾌락적 사용, 현실 도피, 과다 사용에 따른 부작용 등이 훨씬 커지게 된다. 물질이나 행위를 참지 못하고 습관이 되어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면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권의정 원장은 "알코올, 수면제‧진통제 같은 약물, 게임, 카페인, 니코틴(담배) 등은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이라 중독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 가령 술 자체가 큰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적당한 음주는 좋은 수단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허용치보다 많아지고, 그 횟수가 증가하면 자신의 건강은 물론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에 큰 장애를 가져온다"고 한다.

이어 "의학 용어로서의 알코올 중독(alcohol intoxication)은 술에 취해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 즉 불안정한 보행, 안구진탕, 집중력 저하 등 신체적 증후군을 의미한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알코올 중독, 즉 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의학 용어로는 '알코올 사용 장애(alcohol use disorder)'라는 표현을 대신 사용한다. 여기에는 알코올 의존(alcohol dependence), 알코올 남용(alcohol abuse)이 포함된다"고 한다.

또한 "주량은 개인마다 다르다. 어느 정도 양을, 얼마나 자주 마셔야 알코올 중독인지 명확한 잣대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행위가 얼마나 문제를 일으키는가에 달려 있다. 신체적 문제든, 심리적 문제든, 사회적, 직업적, 가정적 문제든 어떠한 문제가 계속되는데도 술을 마신다면 그것은 명확히 중독이다. 이러한 중독에는 평소 먹던 음주량으로는 더 이상 만족을 못하게 되는 '내성', 술을 중단했을 때 신체가 이상 반응을 보이는 '금단' 등의 개념이 들어간다. 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문제를 보이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스스로 제어가 어렵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권 원장은 "도박, 게임과 같은 '행위 중독' 역시 술이나 약물 중독과 같은 기전에 의해 일어난다. 우리 뇌에는 '쾌락 중추'라고 하는 대뇌 보상회로가 있는데 어떤 행위를 통해 쾌감, 쾌락 등을 경험하게 되면 뇌가 그것을 기억하고 그 행위를 반복하게 만든다. 만약 바람직한 행위에서 쾌감을 맛보았다면 그것은 한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집념이나 노력이 되겠지만, 게임, 폭력, 도박, 절도, 쇼핑 등에서 쾌감을 맛보았다면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중독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이어 "도박중독, 게임중독 등은 자기 자신은 물론 한 가정을 파괴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질환이기도 한다. 중독을 치료할 때 중요한 것은 원인 물질이나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다. 자연히 스스로 통제가 어렵고, 금단 현상이 뒤따를 수 있어 온 가족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도와야 한다"고 한다.

또한 "중독의 치료는 원인 차단을 시작으로 약물치료, 행동수정요법, 심리치료, 정신치료 등을 병행하며 심각할 경우 입원치료를 하기도 한다. 원인 물질이나 행위, 환자의 성향이나 생활 패턴, 의존이나 중독 정도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우고 접근한다. 스스로 제어가 가능할 만큼 치료가 되었다면 환자가 다시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가족과 주변인들의 지지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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