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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전과 치료제의 선택민동필 박사의 교육칼럼 #27
민동필 칼럼니스트  |  tongp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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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5  08: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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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레시아에서 열리기로 했던 세계혈우연맹에서 주최의 학회가 취소되어 포스터 발표를 위해 참가하려던 필자와 필자의 가족들 또한 계획을 모두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포스터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용을 설명하는 것에 비하면 부족함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필자가 학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필자가 그동안 생각하고 찾은 내용을 학회를 통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치료법 또는 대체 인자의 발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2년 전 글래스고우에서 열린 학회에 참여했던 이유도 필자 아들의 치료를 담당하는 혈우병 팀의 간호사와 함께 환자의 교육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서 또 새로운 치료법인 항체를 변형하여 만든 대체 응고인자인 에미시주맙에 대한 내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특히 뉴욕에 있는 필자의 조카가 항체를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항체를 변형하여 만든 혈액응고 대체인자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아이디어만을 놓고 생각해보자면 상당히 기발하기도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도 예방요법으로 효과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어 필자 또한 이 새로운 치료법이 혈우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학회가 시작되면서 처음 발표자들부터 이번 학회는 획기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치료법이 혈우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어쩌면 이러한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에 재를 뿌린 사람은 필자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에미시주맙은 활성화 된 8번 인자의 역할을 하는데 항상 활성화 되어 있다면 혈액 응고과정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텐데 그 안전성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를 묻는 필자의 질문을 시작으로 캐나다에서 온 발표자 중 한 사람도 비슷한 의견을 내며 안전성이 확보 된 후에야 환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축제와도 같았던 분위기는 수그러들었으니까요. 나아가 에미시주맙을 개발한 학자들의 발표에서는 필자의 ‘항체로 만든 것이라면 몸의 면역체계가 활성화 되었을 때 오히려 빠르게 사라져서 응고인자로서의 기능을 못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었으니까요.

피하주사이며 8번 인자처럼 자주 주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치료법임에는 분명하고 또 항체환자인 필자의 조카 또한 이 치료법에 의존하고 있지만 항상 새로운 치료법에는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그 고통을 감당해야하는 사람은 바로 환자 자신입니다.

과학의 발전은 새로운 치료법을 계속 만들어 낼 것입니다. 새롭고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검증 없이 받아들이기 보다는 조금 느리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한 후 결정을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반감기가 늘어난 인자 등 여러 새로운 치료법이 있음에도 필자는 예방요법으로 매일 아들에게 혈관주사를 통해 일반적인 8번 인자를 주입합니다. 항체와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의 주사가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바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 결과를 관찰한 후에 받아들이는 방법도 고려해 보시라고 제안합니다.

▲ 2018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서 열린 WFH총회에서 치료제의 안전성과 환자들의 인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민동필 박사

[민동필 칼럼니스트]

'혈우 가족' 민동필 박사는?

민동필 박사는 워싱턴 스테이트 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코넬 웨일 메디칼 스쿨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연구팀 리더로 있었으며 캐나다로 이민 후 캐나다 국립연구소에서 과학자로 일하며 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에 겸임교수로 있다가 밴쿠버로 이주하면서 교육으로 분야를 바꿔 현재까지 교육방법을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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